
광화문 한복판, 정갈한 한식의 정석을 만나다 – 이스트빌리지서울
광화문. 이 지역을 떠올리면 역사적인 건축물과 바쁘게 오가는 직장인들, 그리고 외국인 관광객들로 북적이는 거리가 먼저 생각난다. 하지만 이곳에 한식의 본질을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 브랜드 레스토랑이 있다는 사실을 아는 이들은 많지 않다. 이스트빌리지서울, 바로 그 주인공이다.
한식 레스토랑이라고 하면 흔히 두 가지 부류로 나뉜다. 전통을 고수하며 투박한 매력을 내세우는 곳, 혹은 지나치게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한식 본연의 맛을 잃어버린 곳. 하지만 이스트빌리지서울은 그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다. 전통 한식의 정갈함을 유지하면서도 세련된 분위기를 갖춘, 그야말로 밸런스가 완벽한 공간이었다.
첫인상부터 남다른 정갈함
레스토랑에 들어서자마자 느껴지는 건 ‘정갈함’이었다. 인테리어는 모던하면서도 한국적인 감성을 잃지 않았고, 테이블 세팅 하나하나에서 디테일이 느껴졌다. 이런 분위기라면 데이트 코스로도 손색이 없겠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실제로 주변을 둘러보니 커플들이 제법 많이 보였다. 한식당 특유의 부담스러운 격식도 없고, 그렇다고 너무 캐주얼하지도 않은, 딱 적당한 선을 유지하고 있었다.
메뉴판을 펼치니 비빔밥, LA갈비, 옛날통닭, 해물파전 등 한식의 기본을 충실히 담은 메뉴들이 눈에 들어왔다. 특별히 튀는 메뉴는 없었지만, 오히려 그게 이 집의 자신감처럼 느껴졌다. 기본에 충실하면서도 제대로 된 맛을 낸다는 것, 그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아는 이들이라면 이해할 것이다.
옛날통닭 ( 치킨) 
옜날통닭부터 예사롭지 않았다. 한식당에서 옛날통닭이라니, 처음엔 조금 의아했다. 닭다리를 집어 들자마자 그 의문은 사라졌다. 바삭한 튀김옷을 깨물자 육즙이 터져 나왔고, 닭고기는 부드러우면서도 촉촉했다.
일반 치킨집의 튀김과는 확연히 달랐다. 튀김옷이 과하지 않으면서도 바삭함은 충분했고, 기름기가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무엇보다 닭고기 자체의 질이 좋았다. 신선한 재료를 사용한다는 게 한 입에 느껴졌다. 곁들여 나온 소스도 감칠맛이 있어, 튀김의 고소함을 더욱 끌어올렸다.
닭튀김 하나만으로도 이 집이 한식을 어떻게 이해하고 있는지 알 수 있었다. 트렌디한 메뉴를 억지로 끼워 넣은 게 아니라, 한식의 맥락 안에서 자연스럽게 녹여낸 것이다.
해물파전, 겉바속촉의 정석
이어서 나온 해물파전 역시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파전은 사실 맛없게 만들기 어려운 메뉴지만, 정말 맛있게 만들기도 어려운 메뉴다. 반죽의 농도, 불 조절, 해물의 신선도 등 모든 게 맞아떨어져야 제대로 된 맛이 나기 때문이다.
이스트빌리지서울의 해물파전은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이른바 ‘겉바속촉’의 정석이었다. 파전 특유의 느끼함은 전혀 없었고, 해물의 신선함이 그대로 살아있었다. 오징어, 새우등이 적당히 들어있어 한 입 베어 물 때마다 다양한 식감과 맛을 즐길 수 있었다.
간장 소스에 찍어 먹으니 파전의 고소함과 소스의 짭조름함이 완벽하게 조화를 이뤘다. 막걸리와 함께 먹으면 더할 나위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데이트는 물론, 친구들과의 가벼운 술자리에도 제격인 메뉴였다.
비빔밥세트 과 LA갈비 세트, 이 집의 진짜 실력
그리고 드디어 메인 메뉴가 나왔다. 비빔밥과 LA갈비 세트. 이 조합이 내 원픽이 된 데에는 확실한 이유가 있었다.
먼저 비빔밥. 그릇에 담긴 비주얼부터 남달랐다. 각종 나물이 색색으로 예쁘게 담겨있고, 그 위에 반숙 계란이 올려진 모습은 마치 한 폭의 그림 같았다. 하지만 비주얼만 좋은 게 아니었다.
비빔밥은 비벼야 제맛이다. 고추장을 넣고 골고루 비비니 나물 하나하나의 맛이 조화를 이루며 입안에서 터졌다. 각각의 나물이 제 맛을 내면서도 전체적으로는 하나의 조화를 이뤘다. 밥알도 찰지고 윤기가 흘렀다. 비빔밥 하나에 이렇게 공을 들였다는 게 느껴졌다.
그리고 LA갈비. 한 입 베어 물자 육즙이 터져 나왔고, 달콤하면서도 깊은 양념 맛이 입안 가득 퍼졌다.
LA갈비의 매력은 뼈 사이사이의 고기를 발라먹는 재미에 있다. 이곳 갈비는 고기가 부드러워서 쉽게 발라졌고, 양념이 고기 속까지 잘 배어있었다. 너무 달지 않으면서도 감칠맛이 충분했고, 고기 본연의 육향도 살아있었다.
비빔밥의 정갈한 맛과 LA갈비의 풍부한 맛이 서로를 보완하며 최고의 시너지를 냈다. 한식의 정수를 한 상에서 모두 경험할 수 있는 구성이었다. LA갈비 세트와 비빕밥세트를 강력하게 추천하는바이다. 이스트빌리지서울이 왜 광화문에서 입소문이 나는지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다.
데이트 코스로도, 비즈니스 미팅으로도
식사를 마치고 주변을 둘러보니 다양한 연령대와 목적을 가진 손님들이 보였다. 데이트를 즐기는 젊은 커플, 비즈니스 미팅을 하는 직장인들, 가족 단위 손님까지. 이스트빌리지서울은 그 모두를 만족시킬 수 있는 공간이었다.
정갈한 한식이라는 컨셉은 단순히 음식의 맛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공간의 분위기, 서비스의 질, 그리고 전체적인 경험까지 모두 포함하는 말이다. 이스트빌리지서울은 이 모든 요소를 완벽하게 갖추고 있었다. 한식당 특유의 부담스러움 없이 편안하게 식사할 수 있으면서도, 음식의 퀄리티는 결코 타협하지 않았다.
광화문에서 데이트 장소를 찾는다면, 혹은 제대로 된 한식을 경험하고 싶다면 이스트빌리지서울을 추천한다. 닭튀김으로 가볍게 시작해 해물파전으로 분위기를 띄우고, 비빔밥과 LA갈비 세트로 마무리하는 코스. 이보다 더 완벽한 한식 풀코스가 또 있을까. 정갈하면서도 맛있는, 세련되면서도 한국적인, 이스트빌리지서울은 현대 한식의 이상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곳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