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한중일·아세안, 중동 리스크 대응 CMIM 개편 가속

한중일과 아세안(ASEAN) 경제 수장들이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 확산에 대응해 역내 금융안전망 강화를 위한 조치를 논의했다. 3일 사마르칸트에서 열린 제29차 아세안+3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에서 이들은 치앙마이 이니셔티브 다자화(CMIM)의 구조 개편을 핵심 의제로 삼았다.

회의 공동성명에 따르면, 중동 지역의 긴장 고조로 인해 경제 성장 둔화와 물가 상승 압력이 커지면서 역내 경제의 하방 리스크가 증가했다는 데 회원국들이 공감했다. 한국은행에서는 유상대 부총재가 참석해 고유가와 가스 가격 상승, 글로벌 금융 긴축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회원국들은 이러한 대외 충격에 대응하기 위해 CMIM의 실효성을 높이기로 합의하고, 납입자본(PIC) 기반 재원 구조로의 전환 로드맵을 승인했다. PIC 방식은 사전에 자본금을 납입해 위기 발생 시 자금 지원의 신속성과 확실성을 높이는 구조로, 현재 약정 중심의 CMIM을 고도화하는 조치로 평가된다.

한은 관계자는 “PIC 전환은 이번 회의에서 가장 중요하게 다뤄진 사안”이라며 “법인 설립을 위한 4대 원칙 가운데 3개는 이미 합의됐고, 나머지 지배구조 관련 원칙도 조속한 합의를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현재까지 합의된 원칙은 회원국으로부터 독립된 법인 구조, 전문성을 갖춘 경영진 및 인력 확보, 감시와 대출 기능 간의 효과적 조정 등이다.

그러나 의사결정 체계와 감독 구조를 포함한 ‘건전한 지배구조’ 원칙은 국가 간 이해관계가 엇갈리며 최종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이번 개편은 국제통화기금(IMF)와 유사한 형태의 지역 금융안전망 구축을 지향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한국은행과 말레이시아 중앙은행이 공동 의장을 맡고 있는 PIC 실무그룹은 “외환보유액 인정과 관련한 IMF와의 논의에서도 진전이 있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유상대 한은 부총재는 “중동 사태로 역내 금융안전망의 중요성이 더욱 커졌다”며 “PIC 전환은 신뢰성·가용성·대응성을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회원국들은 외생적 충격 발생 시 신속한 자금 지원을 가능하게 하는 ‘신속금융프로그램(RFF)’의 조속한 발효를 추진하기로 했다. 중앙은행 고위급 회의를 처음으로 열어 국경 간 결제 연결성 강화 방안도 논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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