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집 탐방

[전국 밥상 지도|전남] 돈 생각 않는 물고기, 광양 망덕전어

전라남도 광양시 진월면 망덕포구는 섬진강 550리 물줄기가 남해와 만나는 지점이다. 이 자리에서 잡히는 전어를 주제로 삼은 광양전어축제가 올해로 25회째를 맞아 9월 4일부터 6일까지 사흘간 무접섬 광장 일원에서 열린다.

섬진강 550리가 남해와 만나는 망덕포구

망덕포구는 광양시 진월면 망덕길 171에 있다. 광양만을 한눈에 파수할 수 있는 자리라는 뜻에서 ‘망뎅이’라 불리다가 한자음을 빌려 망덕(望德)이 됐다. 옛사람들이 섬진강을 거슬러 다압·구례·곡성으로 가던 길목이기도 했다. 강 이름 자체에도 사연이 있다. 섬진강은 본래 다사강으로 불리다가, 고려 말 왜구를 막았다는 두꺼비 전설에서 지금의 이름을 얻었다고 전해진다.

한국관광공사는 이곳을 “섬진강 물길이 풍성한 어장을 형성해 깨끗한 생육 환경에 사는 대표적인 어종, 가을 별미인 전어 산지”로 소개하며 “전어를 전국에서 가장 먼저 활어로 개발한 곳”이라고 적었다. 직접 전어를 잡아 운영하는 횟집이 즐비하다고도 소개한다. 강과 바다가 만나는 지형 탓에 물살이 빨라 전어의 운동량이 많다. 그래서 육질이 탄탄하다는 것이 현지에서 통용되는 설명이다.

포구에 쌓인 그물, 자료사진
포구에 쌓인 그물. 자료사진. Pixabay

돈을 생각하지 않는다는 이름을 가진 물고기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은 전어를 우리나라 서남해안에 주로 분포하는 근해성 바닷물고기로 적는다. 몸길이는 15~31㎝이며 등은 검푸르고 배는 은백색, 옆구리 앞쪽에 큰 갈색 반점 하나가 있다. 여름에는 외양에서 지내다가 10월경부터 이듬해 3월경 사이에 내만이나 하구의 기수역으로 든다고 사전은 기록한다. 선도가 높을수록 값이 높고 활어로 팔 때 더 비싸다.

이름에는 옛 문헌의 기록이 남아 있다. 정약전은 『자산어보』에 “큰 것은 1척 가량이고 몸이 높고 좁다. 기름이 많고 맛이 좋고 짙다”고 적었다. 서유구는 『난호어목지』에서 한 걸음 더 나가 “그 맛이 좋아 사는 사람이 돈을 생각하지 않기 때문에 전어(錢魚)라고 한다”고 썼다. 돈 전(錢) 자를 쓰는 이름의 내력이 여기서 나온다.

망덕포구에서 전어는 회·구이·무침 세 가지로 낸다. 이 셋을 묶어 ‘전어 코스’로 내는 집이 많다. 이 일대 특산인 섬진강 재첩으로 재첩국·재첩회무침을 곁들이기도 한다.

다만 사전이 적은 회유 시기와 축제 날짜는 맞아떨어지지 않는다. 백과사전은 전어가 10월경부터 하구로 든다고 기록하지만 광양전어축제는 매년 9월 초중순에 열린다. 개최 시기도 8월 말(2024년)에서 9월 중순(2025년), 9월 초(2026년)로 해마다 옮겨 다녔다. 어획량이나 수온 자료가 없어 그 이유까지는 확인되지 않는다.

9월 4일부터 사흘간 열리는 무접섬 광장 축제

제25회 광양전어축제는 9월 4일(금)부터 6일(일)까지 사흘간 광양시 진월면 망덕포구 무접섬 광장 일원에서 열린다. 주최는 광양시이고 올해 주제는 ‘섬진강 전어와 가을의 추억, 맛에 빠지고 멋에 취하다’다. 일자별 순서는 다음과 같다.

  • 9월 4일: 지역예술단체 공연, 전어가요제 예선
  • 9월 5일: 개막식, 대형 전어비빔밥 만들기와 나눔

마지막 날인 9월 6일 순서는 광양시가 아직 공개하지 않았다.

광양전어축제 확인된 회차별 개최 연도 그래프
확인된 회차만 표시. 2020·2021년, 제21회 연도는 확인되지 않았다. 자료: 광양시 공지·각 연도 보도 대조

상시 프로그램으로는 전어잡기 체험, 전어구이 시식, 전어잡이소리 시연, ‘정성으로 차린 전어 한 상’ 라이브 쿠킹쇼, 진월 명소 탐방 스탬프 투어가 마련된다. 스탬프 투어를 완주하면 전어구이나 요트투어를 50% 할인받을 수 있다. 광양시 식품위생과에 따르면 축제 기간에는 ‘남도음식거리 방문의 달’도 함께 운영돼, 홍보부스에서 맛 지도와 관광 지도를 나눠주고 SNS 인증 참여자에게는 기념품을 준다.

무대 한켠에서 시연되는 전어잡이소리는 전라남도 무형문화재 제57호로 지정된 어로 노동요다. 1998년 남도문화제 민요 부문에서 우수상을 받은 것을 계기로 1999년 ‘진월 전어잡이 소리 보존회’가 결성됐고 지금도 신답마을 주민들이 이어 부른다.

축제장은 광양 진월IC에서 차로 약 5분 거리이며 안내 전화는 061-797-3333이다.

남도음식거리로 지정된 망덕포구 횟집거리

포구를 따라 늘어선 횟집들을 보면 몇 대째 이어온 노포인지 궁금해질 법하다. 하지만 망덕포구에서 전어를 파는 근거는 가게의 연혁이 아니라 지정에서 나온다. 섬진강 망덕포구 횟집거리는 광양불고기특화거리와 함께 광양시가 지정한 남도음식거리 2곳 가운데 하나다. 이 거리를 포함하는 진월망덕포구 먹거리타운은 2015년 지정, 총 길이 1,417m, 15개 점포로 공공데이터포털 전국지역특화거리표준데이터에 올라 있다. 39개 점포·2014년 지정이라는 수치도 떠도는데, 이는 집계 대상이 다른 수치다. 거리로 지정된 것과 개별 식당이 모범음식점으로 등재된 것도 서로 다른 제도다.

석쇠에 굽는 생선 구이, 자료사진
석쇠에 굽는 생선 구이. 자료사진. Pixabay

거리 안에서 실제로 문을 연 곳들은 광양시가 모범음식점으로 지정한 식당들이다. 망덕길 113의 용궁횟집은 회에서 무침, 구이로 이어지는 전어 코스와 장어탕을 낸다. 오전 11시 30분부터 오후 8시까지 영업하되 오후 3시부터 5시까지는 쉰다. 망덕길 241의 망덕남해횟집은 2인 전어코스와 함께 백합회·구이·탕을 낸다. 섬진강매화로 160-1의 청룡식당은 모범음식점이자 착한가격모범업소로 이중 등재됐다. 재첩국 한 그릇을 1만 원에 낸다. 이 가격은 2026년 착한가격모범업소 등재가 기준이다. 망덕길 107의 백운횟집과 선소중앙길 4-27의 계림횟집도 광양시가 모범음식점으로 지정한 곳이다. 다만 정작 각 식당이 언제 문을 열었는지는 어느 자료에도 나와 있지 않다. 광양시 모범음식점 등재 페이지의 업력 칸은 비어 있다.

포구 안에는 윤동주의 자필 원고를 지켜낸 정병욱 가옥도 있다. 국가등록문화재 제341호로, 1925년 지어진 이 집에서 정병욱과 그 가족은 일제강점기 출간이 막혔던 윤동주의 시 19편을 명주 천에 싸 항아리에 담아 마루 밑에 숨겨 지켰다. 이 원고가 1948년 나온 유고 시집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의 바탕이 됐다. 지난해 24회 축제 주제가 ‘별 헤는 밤’이었던 이유이기도 하다.

축제는 사흘 뒤 끝나지만 남도음식거리 지정과 모범음식점 등재는 그대로 남는다. 망덕포구는 광양시 진월면 망덕길 일대, 정병욱 가옥은 그 포구 한쪽에 자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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