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서 목적 AI 이용자 68.8%…복지부 정신건강 이용 지침

보건복지부와 대한신경정신의학회가 10월 8일 「정신건강 목적 생성형 AI 이용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복지부 보도자료에 따르면 모든 이용자용(3대 핵심 메시지·21개 권고)과 아동·청소년·보호자용(아동·청소년 권고 7개, 보호자 권고 7개) 2종이며, 정신건강의 날(10일)을 앞두고 열린 기념식에서 공개했다.
근거가 된 건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생성형 AI 이용에 따른 국민 정신건강 설문조사」다. 한국리서치가 2026년 8월 25일부터 9월 4일까지 최근 한 달 안에 생성형 AI를 쓴 15~79세 1,019명에게 온라인으로 물었다. 이용 기록을 분석한 조사가 아니라 응답자 스스로 답한 설문이다. 일상대화·감정적 교감·정신건강 상담 가운데 하나 이상의 정서적 목적으로 AI를 쓴다는 응답은 68.8%(701명)였다. 15~18세·19~29세·30대가 각각 200명 안팎으로 배치돼 응답자 연령 구성이 실제 이용자 분포와 같다는 보장은 없고, 가중치 적용 여부도 공개되지 않았다.
3대 핵심 메시지는 "마음 이야기를 시작하기 전에 살펴보고 정해 두세요", "내 상태에 대한 AI의 말을 결론으로 삼지 마세요", "AI와 적정한 거리를 두고, 사람에게 이야기하세요"다. 첫 번째 메시지 아래에는 이름·연락처·주소처럼 알아볼 수 있는 정보는 입력하지 말고, 의학적 효과를 내세우는 서비스는 공인된 기관의 검증과 승인을 받았는지 확인하라는 권고가 있다.
가이드라인은 정신건강 목적의 AI 이용을 금지하지도, 권장하지도 않는다고 밝혔다. AI 서비스가 정신건강 측면에서 안전한지는 평가하거나 추천하지 않고, 병원 진료나 상담을 대신할 수 없다고 적었다. 이선영 복지부 정신건강정책관은 AI가 새로운 도움 수단이 될 수 있지만 "친절하고 확신에 찬 답변이 항상 정확성이나 안전성을 보장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대화 못 멈춘 응답 16.3%…AI 답변이 도움 된 경험은 79.9%
설문은 이용 중 겪은 일을 전체 응답자와 정신건강 목적 이용자로 나눠 집계했다. 대화를 멈추지 못하고 이어간 적이 있다는 응답은 전체 16.3%, 정신건강 목적 이용자 23.4%였다. 수면이나 일상생활에 지장을 받았다는 응답은 9.8%와 15.1%였다. 주변과 상의 없이 AI 조언만으로 퇴사·이별 같은 중요한 결정을 내렸다고 답한 비율은 10.6%와 17.8%다.

같은 설문에서 AI 답변이 도움이 되거나 문제가 해결된 경험이 있다는 응답은 79.9%(814명)로 더 많았다. 상황이 명확히 정리됐다는 응답이 54.9%, 감정의 원인을 돌아보게 됐다는 답이 49.7%였다. 가이드라인도 AI를 여러 목적에 쓰는 것 자체는 문제가 아니라고 본다.
15~18세 청소년 201명 가운데 보호자가 AI 이용 사실을 안다는 응답은 83.1%였고, 보호자와 이용 규칙을 함께 정했다는 응답은 2.5%였다. 보호자용 권고는 꾸짖거나 금지하기보다 어떻게 이용하는지 귀 기울이고 대화하라고 권한다.
가이드라인은 정신건강 위기 상황에서는 AI와의 대화에 의지하지 말고 즉시 전문기관에 도움을 요청하라고 안내한다. 연락처는 자살예방상담전화 109, 정신건강위기상담전화 1577-0199, 청소년상담 1388이며 응급 상황은 112·119다. 복지부는 교육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2027년에는 중증정신질환자를 포함한 고위험군 맞춤형 가이드라인을 내놓을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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