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갑자기 발표하는 일은 없을 것”…대입 개편 시안 늦춰질 수도

보도에 따르면 차정인 국가교육위원장은 7일 국회 교육위원회 국정감사에서 10월 말 공개하려던 2028~2037 국가교육발전계획 시안 가운데 대입 부분을 공론화를 더 한 뒤 발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는 취지로 답했다. 결정은 아니다. 국가교육위원회(국교위)가 9월 공개한 숙의 결과에서는 참여자 180명의 55.5%가 수능 서·논술형 도입이 필요하다고 답했지만, 도입 시기 응답은 2037~2038학년도로 몰렸다(22.8%→39.4%).

10월 말 공개하려던 시안, 늦추기로 확정됐나

아직 확정이 아니다. 보도된 답변에서 차 위원장은 시안 발표를 늦춰야 하는 것 아니냐는 논의가 있다는 취지로 말했다. 국교위가 일정을 바꿨다는 공식 문서도 없다. 10월 9일 현재 국교위 보도자료 게시판에 시안 발표 연기를 알리는 글은 올라와 있지 않다.

애초 계획은 8월 5일 대통령 업무보고에 담겼다. 10월 말 시안을 대국민 공개하고, 11월 초 열흘간 온라인 공청회를 연 뒤, 2027년 3월까지 발전계획을 확정한다는 일정이다. 국감에서 이주영 개혁신당 의원은 계획이 “3월 확정되는 것으로 공표됐는데” 이날 답변은 확정이 아니라는 취지였다고 짚었다. 숙의 없이 수능 서·논술형 도입과 초등 저학년 3시 하교제가 먼저 알려졌다는 비판도 함께 나왔다.

국정감사가 열리는 국회 의사당 전경. 자료사진
국정감사가 열리는 국회 의사당. 자료사진. Pixabay

차 위원장은 반대로 갑작스러운 발표 가능성에는 선을 그었다. 보도된 발언은 “갑자기 발표하는 일은 없을 것”이었다. 수능 서·논술형 도입 같은 중대한 내용이 예고 없이 나오지는 않는다는 뜻으로 전해졌다. 서·논술형을 두고 무엇이 아직 갈리는지는 국교위가 9월 낸 숙의 결과에서 드러난다.

수능 서·논술형, 숙의 참여자 180명은 무엇에서 갈렸나

국교위 국민참여위원회는 8월 29~30일 경기 화성에서 대입제도 숙의를 열었다. 국민참여위원 가운데 자발적으로 신청한 203명 중 180명이 참여해 숙의 전과 후에 같은 문항으로 설문에 답했다. 무작위로 뽑은 표본이 아니어서 국민 전체의 여론으로 읽을 수는 없다. 결과는 9월 17일 국교위 제10차 회의에 보고됐다.

찬반부터 보면 숙의 뒤에도 수능 서·논술형이 ‘필요하다’는 응답이 55.5%(100명)로 과반이었다. 숙의 전 58.3%에서 2.8%p 내렸다. ‘불필요’는 37.8%에서 41.7%로 3.9%p 늘었다. ‘불필요’ 응답이 늘어난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불필요라고 답한 75명 가운데 40명은 도입 자체를 반대한 것이 아니라 시기·방식·비중에 대한 의견을 냈다. 고교 내신 서·논술형 확대는 필요 응답이 72.8%였다(숙의 전 76.1%).

이동 폭이 가장 큰 곳은 시기였다. 2033~2034학년도 도입을 꼽은 응답은 31.1%에서 21.7%로 줄고, 2037~2038학년도는 22.8%에서 39.4%로 16.7%p 늘었다. 도입 반대는 26.1%에서 25.0%로 거의 그대로다. 방식에서는 전 영역 도입이 12.2%에서 5.5%로 줄었고, 일부 영역에 먼저 도입한 뒤 넓히자는 응답이 36.7%로 가장 많았다. 보고서 문항은 각 학년도 구간에 2026년 기준 초등학교 학년을 병기해 물었다.

수능 서·논술형 도입 시기 응답 숙의 전후, 2037~2038학년도 22.8%에서 39.4%로
자료: 국가교육위원회 국민참여위원회 숙의 결과 보고(2026년 9월 17일). 자발 신청 참여자 180명 대상으로 국민 전체 여론이 아님.

가장 큰 우려로는 채점 공정성이 48.3%로 첫손에 꼽혔다(숙의 전 51.4%). 사교육 확대와 학교교육으로 준비하기 어렵다는 응답은 각각 13.9%였다. 숙의 전후 응답이 가장 크게 움직인 곳은 찬반이 아니라 시기와 방식이었다. 다만 이것이 시안 발표를 늦추는 이유라는 근거는 국교위 문서에 없다. 두 사실이 같은 시기에 나왔을 뿐이다.

찬성 쪽과 반대 쪽은 각각 무엇을 요구하나

숙의 밖의 목소리도 비슷한 지점에서 갈린다. 교육의봄·사교육걱정없는세상·좋은교사운동 3단체는 8월 18일 공동 기자회견에서 논·서술형 평가로의 단계적 전환을 국가교육발전계획에 명시하라고 요구했다. 근거로는 “교육은 마지막 관문인 평가 방식을 따라간다”는 점을 들었다. 이들은 평가관리센터, 복수 채점, 채점 기준 공개 같은 장치를 함께 내놨다. 찬성하는 쪽도 채점 관리를 전제로 단 셈이다.

반대하는 쪽은 학교 여건을 먼저 본다. 교사노동조합연맹 송수연 위원장은 8월 “학교의 현실을 외면한 채 평가의 형식부터 바꾸는 개편에는 단호히 반대한다”고 밝혔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는 8월 5일 입장문에서 고교학점제와 내신 5등급제의 결과를 충분히 확인하기도 전에 수능 서·논술형까지 논의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했다. 사회적 합의 없이 강행돼서는 안 된다는 주문도 덧붙였다.

종이 위에 손으로 답안을 쓰는 장면, 서·논술형 평가 자료사진
손으로 쓰는 답안 작성 장면. 자료사진. Pixabay

국교위 안에서도 절차를 문제 삼는 발언이 나왔다. 연취현 위원은 8월 13일 제8차 회의에서 “이미 방향성을 설정해 놓고 그에 관한 의견을 듣겠다는 취지였기 때문에” 불안감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찬성은 채점 장치를, 반대는 학교 여건을, 위원은 의견 수렴 방식을 말한다. 요구가 향하는 곳이 서로 달라도 모두 서·논술형을 어떻게 운영하느냐에 걸려 있고, 숙의 참여자들이 첫 우려로 꼽은 채점 공정성과도 같은 자리다.

지금 수험생·학부모에게 확정된 것은 무엇인가

확정된 것은 없다. 국교위는 8월 3일 설명자료에서 “대입제도와 관련하여 확정된 사안은 없습니다”라고 밝혔고, 8월 12일에는 수능 서·논술형 문항 비중을 30~40%로 검토 중이라는 보도가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9월 7일 자료에서는 고교 내신 전면 절대평가 같은 개별 의제를 발전계획에 넣을지도 결정된 바 없다고 했다.

학년별로 달라지는 점도 아직 없다. 숙의 문항이 제시한 것은 2033~2038학년도라는 구간일 뿐, 어느 학년부터 적용한다는 안은 나오지 않았다. 국감에서 새 일정도 제시되지 않았다.

남은 절차는 정해져 있다. 국교위는 대입제도 현장토론회와 온라인 의견수렴 결과를 10월 본위원회에 보고할 예정이다. 국가교육발전계획 확정 목표는 2027년 3월 말이다. 새 시안 발표 일정은 아직 나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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