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6.5%…교사는 ‘문해력 저하’, 측정 지표는 엇갈렸다

교사노동조합연맹이 8일 발표한 설문에서 교사 96.5%가 최근 5년간 학생 문해력이 떨어졌다고 답했다. 10월 2~6일 전국 교원 1,356명이 응답했고, 단체는 교사의 관찰·경험·인식을 물은 결과이며 학생의 문해력을 직접 측정한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학생을 직접 잰 지표가 주는 신호는 세기가 달랐다. 국제 학업성취도 평가(PISA) 2025에서 한국 학생의 읽기 평균은 501점으로 2022년 515점보다 14점 내렸다. 반면 2025년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 국어는 기초학력 미달 비율 변화가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다는 것이 교육부 설명이다.
교사 96.5%·92.7% ‘5년 새 저하’ 응답, 설문 둘은 시기·문항이 다르다
96.5%를 나누면 ‘매우 저하됐다’가 64.2%(870명), ‘다소 저하됐다’가 32.4%(439명)다. 최근 1년간 문해력 문제로 수업 지도나 의사소통에서 어려움을 느꼈다는 응답은 82.1%(1,113명)였다. 교사들이 든 사례는 ‘금일’을 금요일로, ‘고소공포증’을 법적 고소에 대한 공포로 받아들이는 식이다.
전교조가 6월 9일 발표한 인식조사에서도 방향은 같았다. 5월 20~23일 유·초·중·고 교사 1,901명 중 92.7%가 최근 5년 내 학생 문해력이 저하됐다고 답했다. 교원단체 설문 둘은 조사 시기·대상·문항이 달라 92.7%에서 96.5%로 ‘늘었다’고 볼 수 없고, 학업성취도(중3·고2, 1년 비교)와 PISA(만 15세, 3년 비교)도 대상과 비교 간격이 달라 하나로 합칠 수 없다.
두 단체가 짚은 이유는 학교 안의 조건이었다. 송수연 교사노조연맹 위원장은 문해력 문제는 심각한데 “이를 지도할 시간과 인력은 턱없이 부족하다”고 했고, 교과서에 한자를 병기하는 방식만으로는 현장의 난관을 넘기 어렵다고 말했다. 같은 설문에서 한자 병기가 실질적 문해력 향상에 도움이 안 된다는 응답은 63.5%(861명), 도움이 된다는 응답은 36.5%(495명)였다. 전교조 관계자는 문해력 위기를 디지털·미디어 환경 변화와 입시·평가 중심 교육 체제가 빚어낸 “구조적 문제”라고 밝혔다.
PISA 읽기 501점, 3년 새 14점↓…OECD 평균도 함께 내렸다
PISA는 OECD가 3년 주기로 만 15세 학생을 평가하는 국제 시험이다. 2025년에는 91개국 약 76만 명이 참여했고, 국내에서는 196개교 6,859명이 응했다. 한국 읽기 평균 501점은 OECD 평균 461점보다 40점 높고, 순위는 OECD 회원국 중 1~9위다.
교육부 보도자료에 따르면 2022년 515점에서 14점 낮아졌고, 읽기 1수준 이하 학생은 14.7%에서 17.8%로 늘었으며 5수준 이상은 13.3%에서 10.3%로 줄었다.

OECD는 회원국 평균 읽기 점수도 2015년과 2025년 사이 28점 내려 약 1년 반 치 학습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교육부는 소셜미디어 등 디지털 기기 사용 시간이 늘고 읽기에 대한 흥미가 떨어진 것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했다. 마티아스 코먼 OECD 사무총장은 가장 성공적인 교육 체계는 적은 영역을 더 깊이 다루고 교사에 투자하며, 도움이 가장 필요한 학생과 학교를 표적 지원한다고 밝혔다.
학업성취도 국어 미달 중3 10.8%·고2 10.4%, 교육부 “유의한 변화 아냐”
학업성취도 평가는 대상과 방식이 다르다. 교육부와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6월 23일 발표한 결과는 2025년 9월 중3·고2 학생의 약 3%(25,992명, 539개교)를 표집해 치른 평가다. 국어 기초학력 미달에 해당하는 1수준 비율은 2024년 대비 중3이 10.1%에서 10.8%로, 고2가 9.3%에서 10.4%로 올랐다. 3수준 이상은 중3 66.7%에서 64.5%로, 고2 54.2%에서 53.0%로 내렸다.
숫자의 방향은 교사 인식과 같지만, 교육부는 통계적으로 의미 있는 변화는 중3 수학 1수준 비율(14.9%, 2.2%p 증가) 하나뿐이고 나머지는 유의미한 변화가 아니라고 설명했다. 고2 국어 1수준 10.4%는 표집평가로 바뀐 2017년 이후 처음 10%를 넘었지만, 교육부 관계자는 교육과정 등이 달라 2017년 이후 수치를 그대로 견주기는 무리가 있다고 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는 사실상 모든 과목의 3수준 이상 비율이 전년보다 줄었다며 국가 차원의 대책을 촉구했다.

중1 읽기 저수행군 27.8%…평가원 연구진 ‘조기 진단부터’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연구위원들은 9월 22일 국회 정책포럼에서 진단 쪽으로 의견을 모았다. 우연경 연구위원은 중1 1,485명을 분석한 결과 읽기 저수행군이 27.8%였고, 이들은 어휘·읽기 수행·읽기 동기 특성이 달라 필요한 지원도 다르다고 밝혔다. 읽기를 배우는 단계에서 읽어서 배우는 단계로 넘어가는 중1 전환기에 어려움을 조기에 찾아 교과 수업과 보충 지도로 잇자는 제안이다.
김현정 연구위원은 국가 수준의 진단·모니터링 체계와 진단도구 개발이 필요하다고 짚었고, 박혜영 연구위원은 각 교과에서 필요한 읽기 전략을 직접 가르치는 쪽으로 넓혀야 한다고 했다. 교사노조연맹 설문에서도 정책 최우선 영역으로 교사·학교 실질 지원(인력·시간·예산)이 46.0%, 국가수준 문해력 진단·평가 체계 구축·개선이 20.9%로 나왔다.
교육부는 PISA 결과와 함께 수업과 연계한 독서교육 확대 계획을 내놨다. 책 읽는 학교를 2026년 1,000개교에서 2027년 3,000개교로 늘리고, 2027년부터는 독서교육 집중 학년으로 초3~4·중1·고1을 지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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