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면 영향 제한적”…마이크론 대만 노조 24시간 파업

마이크론 대만 타오위안 노조가 22일 오전 9시(현지시간)부터 24시간 경고 파업에 들어갔다. 마이크론 전 세계 영업이익의 15%를 직원에게 나누라는 요구를 두고 21일 타오위안시청에서 열린 노사 협상이 결렬된 뒤다.
HBM 공정을 맡은 타이중 노조는 21일 회사와 협약에 서명하고 예정돼 있던 조정을 철회해 파업에 합류하지 않았다. 협약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고, 노사는 가까운 시일 안에 각자 직원들에게 내용을 설명하겠다는 입장이다. 보상안 내용과 파업 참여 인원, 생산 영향은 22일 오전(현지시간) 보도까지 알려지지 않았다. 파업은 23일 오전 9시에 끝난다.
타오위안은 파업, 타이중은 하루 전 협약
이번 파업은 공장 가동을 세우는 형태가 아니다. 노조 간부가 회사 정문 앞에서 24시간 행동에 나서는 방식이다. 노조는 경고성 파업일 뿐 협상 중단은 아니라는 입장이고, 수용할 만한 안이 나오면 서명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파업 근거는 10월 1~6일 치른 파업권 투표다. 조합원 명부 2,258명 가운데 2,012명이 투표했고(투표율 89.1%) 1,994명이 찬성했다. 명부 전체 기준으로는 88.3%, 투표한 사람 기준으로는 99%가 찬성한 셈이다. 반대는 14표, 무효는 4표였다. 대만 중앙통신이 10월 7일 전한 개표 결과다.
협상은 한 달 넘게 풀리지 않았다. 9월 4일 첫 조정과 9월 21일 두 번째 조정이 모두 결렬됐고, 10월 21일 오후 2시 타오위안시청에서 다시 마주 앉았지만 합의하지 못했다. 회사 쪽에서는 대만 법인 회장과 CEO 비서실장이, 노조 쪽에서는 부이사장과 이사가 참석했다. 노조는 회사가 4대 요구에 구체적인 숫자를 내놓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마이크론은 성명에서 타오위안 노조와 계속 대화하겠다고 밝혔다. 타이중 노조와는 며칠간 집중 협상한 끝에 같은 날 합의에 이르렀다고 설명했다.
두 공장의 무게는 다르다. 엘리 왕 트렌드포스 애널리스트에 따르면 타오위안은 전공정 D램 웨이퍼를 제조하고, 타이중은 첨단 D램과 HBM 공정, 패키징, 테스트를 맡는다. 마이크론의 대만 고용은 약 1만5,000명이고, 두 노조가 이 가운데 80% 이상을 대표한다.
삼성·SK하이닉스 성과급이 협상 근거가 됐다
4대 요구는 타오위안·타이중 노조가 함께 내놓았다. 2026회계연도에 전 세계 영업이익 15%를 기준으로 일회성 추가 보너스를 지급하고, 2027회계연도부터는 같은 15%를 분기마다 나누는 제도로 바꾸라는 것이 핵심이다. 여기에 ‘무임승차 금지’ 조항과 ‘보복 금지’ 조항이 붙는다. 15%를 1인당으로 환산한 노조 추산으로는 일회성 보너스가 대만 직원 1인당 약 83개월치다.
회사는 9월에 일회성 보너스 최대 68개월치를 제시했지만 노조가 거부했다. 노조는 삼성전자·SK하이닉스처럼 투명하고 예측 가능한 이익공유 제도가 필요하다며 한국 두 회사를 협상 근거로 들었다.
한국 쪽 공식은 이렇다. 삼성전자는 5월 노사 잠정합의로 반도체(DS)부문 특별경영성과급 재원을 노사가 합의해 선정한 사업성과의 10.5%로 하고 전액 자사주로 지급하기로 했다. SK하이닉스는 회사 영업이익의 10%를 초과이익분배금 재원으로 삼고 지급 상한을 없앴다.
| 구분 | 재원 비율 | 기준(분모) | 주기·형태 |
|---|---|---|---|
| 마이크론 타오위안 노조 요구 | 15% | 마이크론 전 세계 영업이익 | 2027회계연도부터 분기 분배, 2026회계연도 일회성(약 83개월치, 노조 추산) |
| 마이크론 회사 제시(9월) | 비율 미공개 | – | 일회성 최대 68개월치(노조 거부) |
| 삼성전자 DS부문 | 10.5% | 노사가 합의해 선정한 사업성과 | 연 단위, 전액 자사주(2026년 5월 잠정합의) |
| SK하이닉스 | 10% | 회사 영업이익 | 연 단위(초과이익분배금), 상한 폐지 |
기준이 서로 달라 비율을 직접 비교할 수 없다. 자료: 트렌드포스·로이터 보도, 각 사 노사 합의 보도 종합
노조는 15%를 적용해도 마이크론 직원의 평균 지급액이 한국 두 회사 직원보다 반드시 많지는 않다고 주장한다. 노조는 사내 보상 격차도 문제 삼았다. 근거로는 2025년 성과계수 93.9%가 대만 직원에게 약 2.3개월치로 돌아온 반면 CEO의 연간 현금 성과보상은 32.4개월치였다는 점을 들었다. 두 숫자는 서로 다른 제도에서 나온 것이다.
공급 영향, 하루 파업과 장기화 사이
메모리 공급은 흔들릴까. 가장 강한 경계는 국내 증권가에서 나왔다. 김동원 KB증권 리서치센터장은 21일 보고서에서 파업 예고가 글로벌 메모리 공급 부족을 심화시킬 수 있는 “새로운 변수”라고 짚었다. 파업 규모와 실제 생산 감소 여부가 “메모리 수급에 직접적 영향을 미치는 핵심 변수”라는 것이다. KB증권은 타오위안이 마이크론 D램 생산능력의 약 22%를 차지하는 것으로 추산했다.
마이크론이 스스로 적어 둔 위험도 같은 방향이다. 회사는 2026회계연도 연차보고서(10-K)에서 2026년 D램 생산량의 과반이 대만 공장에서 나왔다고 밝혔고, 노조와의 분쟁이 빠르게 확대돼 업계 전반의 생산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위험 요인에 적었다.
반대쪽 견해는 파업의 길이에 무게를 둔다. 엘리 왕 트렌드포스 애널리스트는 파업이 하루에 그치고 핵심 생산 라인이 계속 돌아간다면 마이크론의 생산능력과 글로벌 시장에 미치는 충격이 “매우 제한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트렌드포스는 앞서 10월 8일 자사 뉴스에서 파업이 엔지니어의 장비 유지보수와 공정 모니터링을 방해하면 수율과 안정성이 떨어질 수 있고 기간이 길수록 영향이 커진다고 분석했다. 실제 영향은 파업의 규모와 기간, 마이크론의 비상 대응에 달렸다는 설명이다.

미국 투자 분석 매체 24/7 월스트리트의 오머 이븐 에산 필자도 21일 글에서 소수 직원의 하루 파업은 생산을 줄이기 어렵다고 썼다. 다만 긴 차질은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견해는 결국 기간과 타이중에서 갈린다. KB증권은 파업이 타이중으로 번지면 HBM 생산에도 차질이 생길 수 있다고 봤고, 24/7 월스트리트는 타이중 노조가 합류하면 상황이 훨씬 심각해질 수 있다고 썼다. 다만 두 분석은 타이중 노조가 21일 협약에 서명하기 전에 나왔다. 타이중 노조가 협약에 서명해 두 분석이 전제한 확산 조건은 일단 사라졌고, 남은 쟁점은 타오위안 파업의 기간이다.
타결 공식, 한국 수준이 기준점 될까
협상이 어떻게 풀릴지에 대한 전망도 한국을 향한다. 오머 이븐 에산 필자는 한국 사례를 “명확한 기준점”으로 불렀고, 가장 가능성 높은 타결은 “한국 수준에 가까운 공식”이면서 노조가 요구한 15%보다는 낮을 것이라고 썼다. 이익공유 공식은 마진을 “소폭 깎을” 것이라는 전망도 덧붙였다. 투자 분석 플랫폼 트레이딩키는 10월 19일 분석에서 영구적인 이익공유 공식이 이익률에 부정적이라고 짚었다.
회사는 이미 2026회계연도 보상으로 대만 직원에게 100만 대만달러(약 3만1,000달러)의 현금 보너스를 지급했고, 이를 이번 분쟁과 연결하지 않는다. 노조가 겨냥한 것은 일회성 금액이 아니라 해마다 이익에 연동되는 공식이다. 국내 반도체 회사의 성과급 모델이 해외 반도체 기업의 노사 협상 근거로 쓰이고 있다.
다음 일정은 이미 잡혀 있다. 마이크론은 22일 오전 10시(현지시간) 전사 회의에서 보상안을 공개하기로 했고, 노조는 이를 조합원 투표에 부칠 계획이다. 파업은 23일 오전 9시에 끝나고, 타오위안시 노동국이 같은 날 추가 조정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알려졌다. 마이크론의 직전 분기 실적과 가이던스는 아래 연관 기사에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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