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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6점→7점, 출산율 목표 없는 첫 국가인구전략

인구전략위원회가 14일 공개한 첫 국가인구전략 기본계획(안)은 대표지표로 삶의 만족도를 2025년 6.6점에서 2030년 7.0점으로, 경제활동참가율을 71.8%에서 74.0%로 올리겠다고 제시했다. 합계출산율 목표치는 대표지표와 분야별 주요지표 어디에도 들어가지 않았다.

안은 4대 분야 117개 기본과제와 사회 변화·공론화를 위한 7개 도전과제로 짜였다. 최종 의견 청취와 수정·보완, 차관회의·국무회의 심의를 거쳐 확정될 예정이어서 아직 확정안은 아니다. 원문은 인구전략위원회 보도자료에서 볼 수 있다.

출산율 목표 대신 삶의 만족도…지원사업에서 체제 전환으로

출산율을 뺀 이유는 계획 서두에 적혀 있다. 인구위는 그간 정부가 출산율과 인구 규모 같은 양적 접근 아래 저출생의 직접 원인을 풀고 고령층 복지를 넓히는 데 정책을 맞춰 왔다고 짚었다. 이제는 사회·경제구조 전반을 다시 짜는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전략은 완화·적응·도약 세 갈래로 나뉜다. 완화의 근거는 시간이다. 아무리 좋은 대책도 오늘 태어난 아이가 노동시장에 들어서기까지 최소 20년이 걸리니, 그동안 개혁할 시간을 벌어야 한다는 논리다. 적응은 출생률이 당장 반등해도 인구 감소와 초고령화가 오랫동안 피하기 어렵다는 진단에서 출발한다. 계획은 저출산고령사회기본법이 인구전략기본법으로 전면 개정돼 9월 10일 시행된 뒤 처음 나온 5년 계획이다.

서울대 인구정책연구센터의 이상림 책임연구원은 기존 지원사업 중심 정책에서 벗어나 “사회체제를 전환하겠다는 방향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부처와 위원회 사이 역할 조정처럼 “구체적인 실행 수단이 마련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117개 과제의 목표치, 기준연도는 제각각

대표지표 두 개는 모두 2025년을 기준으로 삼았다. 삶의 만족도는 0.4점, 경제활동참가율은 2.2%포인트 높이는 것이 2030년 목표다. 인구위는 삶의 만족도를 현재·미래세대의 삶의 질 향상이라는 인구정책의 궁극적 지향점으로, 경제활동참가율을 생산연령인구 감소에 맞선 경제활동 참여 기반 확대로 설명했다. 다만 삶의 만족도를 어느 기관이 어떤 척도로 낸 값인지, 어느 연령대를 대상으로 하는지는 보도자료에 나와 있지 않다. 경제활동참가율의 연령 범위도 적혀 있지 않다.

국가인구전략 대표지표 삶의 만족도 6.6점에서 7.0점, 경제활동참가율 71.8%에서 74.0% 목표 비교 차트
2030년 값은 목표치. 자료: 인구전략위원회 (2026년 10월 14일, 기본계획안)

분야별 주요지표는 기준연도가 섞여 있다. 대부분 2025년이지만 노인 빈곤율은 2024년, 건강수명은 2023년 값이다.

분야 지표 기준(연도) 2030년 목표
청년 청년 고용률 45%(2025) 50%
청년 30~44세 여성 경력단절 비율 20%(2025) 10%
청년 공공보육 이용률 45.8%(2025) 55.0%
노년 노인 빈곤율 35.9%(2024) 30%
노년 고령자 고용률(55~64세) 70.5%(2025) 72.0%
노년 건강수명 68.6세(2023) 73.3세

자료: 인구전략위원회 기본계획안(2026년 10월 14일). 분야별 주요지표 13개 가운데 6개.

목표 목록에는 청년 고용과 경력단절, 보육, 노인 빈곤처럼 생애 단계마다 삶의 조건을 재는 지표가 늘어섰다. 한양대 사회학과 유삼현 교수는 삶의 만족도라는 추상적 지표를 정책 목표로 앞세운 점이 “적극적인 개입 노력이 약해 보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숫자를 각 부처가 지키게 할 힘이 어디서 나오느냐는 물음은 남는다.

예산 사전협의제는 들어갔지만 최종 결정은 기획처

계획에 집행 장치가 없는 것은 아니다. 가장 큰 축은 2027년 1월부터 시행되는 예산 사전협의제다. 부처가 1월 31일까지 의견을 내면 4월 30일 위원회와 사전협의를 거치고, 5월 31일 예산요구서를 기획예산처(기획처)에 제출한다. 위원회는 6월 30일 기획처에 종합의견을 낸다. 여기에 인구영향예고제와 부처·지자체 인구정책책임관, 2026년 고령화에서 2027년 지역인구, 2028년 이주민으로 이어지는 인구정책 심층평가가 더해졌다.

그런데 이 절차의 마지막 칸은 위원회가 아니라 기획처다. 계획 원문의 추진체계 표도 위원회가 기획처에 의견을 내는 구조로 그려져 있다. 한반도미래인구연구원 이인실 원장은 인구위가 의견을 내는 것뿐이어서 “실제 강제성은 없다는 한계”가 있다고 짚었다. 인구위 의견을 기획예산처가 받아들이도록 법을 고쳐야 한다는 제언도 했다.

출산율은 이미 오르는 중이다. 국가데이터처의 2025년 출생 통계에서 합계출산율은 0.80명으로 전년보다 0.05명 늘었고, 출생아는 25만 4,300명으로 6.7% 증가했다. 다만 계획 원문은 출산율 목표를 뺀 이유로 양적 접근 방식의 한계를 들 뿐, 이 반등을 근거로 삼지는 않았다.

청년 돌봄 일자리, 질과 보수가 먼저라는 지적

도전과제 가운데 생활에 가장 가까운 것은 에이지-테크 기반 청년 돌봄전문인력 양성이다. 원문은 인구감소지역 공공기관 등에서 노인돌봄 일자리 모델을 찾고, 로봇·보조기구 사용지원 분야에 청년 특화 전문일자리를 발굴·양성하는 방안을 '검토'한다고 적었다. 돌봄인력 유인체계의 예로는 정규직과 일정 수준 이상의 보수를 들었다. 일부에서 보도된 10만 명 양성과 초임 연봉 4천만 원에 대해 인구위는 확정되지 않은 사안이라고 설명했고, 돌봄청(가칭) 신설은 검토한 바 없다고 밝혔다.

지팡이를 쥔 노인의 손. 국가인구전략 속 노인 돌봄 일자리 논의 자료사진
지팡이를 쥔 노인의 손. 자료사진. Pixabay

현장의 연령 구성을 보면 이 과제가 나온 배경을 짐작할 수 있다. 건강보험공단의 2026년 4월 기준 자료를 분석한 언론 보도에 따르면 요양보호사 자격 취득자 누적 317만 9,367명 가운데 실제 종사자는 68만 2,781명, 21.5%다. 누적에는 이미 사망한 자격자가 포함됐을 수 있다. 종사자 중 60대 이상이 70.9%, 40세 미만은 0.8%다.

전문가들은 숫자보다 일자리의 질을 먼저 물었다. 한국노동연구원 조혁진 연구위원은 청년들이 가고 싶어하는 일자리가 될지 “먼저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화여대 사회복지학과 정순둘 교수는 돌봄 노동의 가치에 걸맞은 보수를 지급해야 청년을 비롯한 다양한 인력이 들어올 것이라고 봤다. 서울대 보건대학원 조영태 교수의 지적은 범위가 더 넓다. 당장 10년 뒤 대한민국에 대응하는 개별 정책을 “찾아볼 수 없어 아쉽다”며, 미래 세대를 길러낼 구체적인 정책이 제시돼야 인구 전략이라고 할 수 있다고 했다.

평가를 모으면 출산율 대신 삶의 질을 내건 전환에는 의미가 있지만, 그 전환을 밀고 갈 수단과 일자리 설계는 아직 비어 있다는 쪽이다. 확인할 시점은 두 가지다. 먼저 차관회의·국무회의를 거쳐 확정되는 안에서 목표 수치와 과제가 바뀌는지, 그다음은 예산 사전협의제의 첫 부처 의견 제출일인 2027년 1월 31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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