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소비자물가 2.9%, 무엇이 내렸고 무엇이 올랐나

국가데이터처가 2일 발표한 「2026년 9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9월 소비자물가는 1년 전보다 2.9% 올랐다. 8월(3.1%)보다 상승률이 0.2%포인트 낮아지면서 한 달 만에 2%대로 돌아왔다. 물가지수는 전월보다 0.3% 올라 120.43(2020=100)을 기록했다. 상승률을 끌어내린 쪽은 공공서비스(6.5%→1.5%)였고, 석유류 상승률은 14.2%에서 14.8%로 오히려 커졌다.
9월 물가 상승률을 끌어내린 것은 무엇이었나?
0.2%포인트 하락을 뜯어보면 한 부문이 두드러진다. 소비자물가 전체의 상승 기여도는 8월 3.09%포인트에서 9월 2.88%포인트로 0.21%포인트 줄었는데, 공공서비스 하나가 0.72%포인트에서 0.18%포인트로 0.54%포인트를 덜어냈다. 공공서비스 한 곳이 덜어낸 몫이 전체 감소폭보다 큰 것은 농축수산물(+0.18%포인트)과 공업제품(+0.14%포인트)이 반대로 상승률을 밀어올려 일부를 되돌렸기 때문이다.
공공서비스 상승률은 6.5%에서 1.5%로 꺾였다. 지출목적별로 보면 통신이 8월 16.6%에서 9월 2.0%로 내려앉았고, 8월 주요 상승 품목이던 휴대전화료(26.7%)는 9월 주요 등락 품목 명단에서 빠졌다. 9월 공공서비스 안에서는 국제항공료가 22.5%, 외래진료비가 2.0% 올랐고 유치원납입금(-26.9%)과 보육시설이용료(-18.5%)는 내렸다.

농축수산물은 반대로 움직였다. 상승률이 -2.6%에서 -0.3%로 하락폭을 좁히면서 물가를 되밀었다. 이두원 국가데이터처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사과·배 작황이 좋은 데다 추석 연휴를 앞두고 출하 물량이 늘어 과실은 하락 폭이 커졌지만, 채소는 출하량이 줄면서 8월 9.7% 하락에서 보합(0.0%)으로 돌아섰다고 설명했다. 그는 농축수산물 흐름에 할인 지원과 추석 공급 여건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고 말했다.
농림축산식품부 박정훈 식량정책실장은 같은 날 “성수품 공급 확대와 대규모 할인행사” 덕에 추석 물가 부담을 덜 수 있었다고 밝혔다. 농식품부는 성수품을 평시의 1.6배로 공급했다. 다만 두 기관이 가리키는 범위는 같지 않다. 국가데이터처의 농축수산물(-0.3%)은 수산물을 포함한 지표이고, 농식품부가 말한 농축산물(-1.0%)은 수산물을 뺀 집계다. 농산물은 -4.0%, 축산물은 +3.7%였다.
석유류 14.8%, 기름값이 9월에 더 올랐다는 뜻인가?
그렇지는 않다. 석유류 지수는 전월보다 0.2% 내렸다(143.42→143.16). 재정경제부도 석유류 가격이 전월보다 소폭 하락했다고 밝혔다. 한 달 새 기름값은 조금 내렸어도 1년 전과 견준 상승률은 14.2%에서 14.8%로 커졌다는 얘기다. 품목별로 경유는 19.6%에서 20.0%로, 휘발유는 11.5%에서 11.8%로 확대됐고 등유는 19.7%에서 19.5%로 소폭 줄었다.
전체 상승률에서 석유류가 차지하는 몫도 작지 않다. 석유류 기여도는 8월 0.54%포인트에서 9월 0.56%포인트로 늘어 전체 2.88%포인트의 약 5분의 1을 차지했다. 재정경제부의 이주섭 민생경제국장은 9월 물가가 국제유가 상승 등에도 “정부 정책노력 등에 힘입어” 2%대에 머물렀다고 평가했다.
재정경제부는 석유 최고가격제가 시행되지 않았다면 9월 상승률이 3.5%에 달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추정대로라면 2.9%는 석유류 부담을 제도가 눌러둔 상태에서 나온 값이 된다.
근원물가와 생활물가도 같이 내려왔나?
내려왔다. 식료품과 에너지를 뺀 근원물가(458개 품목 중 309개, OECD 방식)는 3.4%에서 2.8%로 낮아졌고 전월보다도 0.1% 내렸다. 농산물과 석유류를 뺀 근원물가(401개 품목)는 3.1%에서 2.7%로 내렸다. 생활물가도 3.2%에서 2.5%로 떨어졌다.
이지호 한국은행 부총재보는 8월 물가가 나온 9월 2일 물가상황 점검회의에서 9월 상승률이 8월보다 낮을 것이라고 내다보면서, 근원 품목을 중심으로 “기조적인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했다. 9월 헤드라인 상승률은 예상대로 낮아졌고, 식료품·에너지 제외 근원물가 상승률도 한 달 새 0.6%포인트 내려 2.8%가 됐다.
다만 모든 곳이 식은 것은 아니다. 공업제품 상승률은 3.7%에서 4.2%로 높아졌고, 가공식품은 1.5%에서 2.1%로 올랐다. 컴퓨터는 23.7%에서 27.4%로, 휴대전화기는 4.3%에서 8.3%로 뛰었다. 이두원 심의관은 가공식품이 출고가 인상 영향으로 상승폭이 커졌고 내구재는 IT 부품 가격 인상이 반영됐다면서 “내구재와 가공식품의 가격 상승 압력이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결국 상승률을 낮춘 몫은 공공서비스 -0.54%포인트에 몰렸고, 석유류와 공업제품의 기여도는 오히려 늘었다.
10월 이후 물가를 가를 변수는 무엇인가?
정부는 당분간 가격 압력이 이어진다고 본다. 재정경제부는 “중동전쟁 장기화 등에 따른 물가 상방압력이 지속되고 있는” 만큼 석유 최고가격제와 유류세 인하, 유가연동보조금을 계속 가져가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발표 전에 나온 시장 전망도 같은 변수를 가리켰다. 한 경제지가 9월 27일 국내외 증권사 전문가 9명에게 물은 사전 설문의 중간값은 2.9%(전월비 0.3%)로, 실제 발표와 일치했다. 하건형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이 설문에서 “석유 최고가격제 폐지 여부가 중요”하다고 답했고,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유가가 안정된다면 연말로 갈수록 완만하게 둔화”할 것이라고 답했다. 두 답변 모두 발표 전에 나온 전망이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3월 2.2%부터 9월 2.9%까지 일곱 달 연속 한국은행 물가안정목표 2%를 웃돌았다. 10월 소비자물가는 11월 초에 발표된다. 국가데이터처는 12월에 2025년 기준 개편을 공표할 예정이라, 2020년 기준으로 공표된 지금의 수치는 그때 바뀔 수 있다고 일러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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