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집 탐방

식탁 위 제주 흑돼지, 천연기념물과는 다르다

285년 삼국지 위지동이전에 기록된 제주 흑돼지는 일제강점기와 근대화로 거의 멸종했다가, 1986년 5마리로부터 복원되어 2015년 3월 천연기념물 제550호로 지정되었다. 2023년 12월 기준 약 306마리가 제주축산진흥원에서 보존되고 있다.

하지만 식당의 ‘제주 흑돼지’는 이 보호 대상이 아니다. 순수혈통 제주 흑돼지는 306마리(2023년 12월, 제주도청 기준)로, 천연기념물 지정 대상이라 식용이 불가하다. 반면 시중 식당에서 판매하는 고기는 제주 재래종과 랜드레이스, 듀록 등 외래 품종을 교배한 교잡종이다. 성장 속도가 빠르고 체중이 크며 지방층이 두터워 상업용으로 최적화된 것이다.

천연기념물인가, 식용인가

외형으로도 구분된다. 순수혈통 제주 흑돼지의 귀는 작고 위로 뻗어 있지만, 교잡종의 귀는 크고 앞으로 향한다. 1987년부터 2023년까지 제주축산진흥원이 농가에 보급한 흑돼지는 누적 7,916마리로, 이들 대부분이 상업용 교잡종이다. 제주시 건입동의 흑돼지거리와 주변 식당들이 판매하는 고기도 이 교잡종이다.

순수혈통은 지방과 수분이 적어 쫄깃한 식감을 띤다. 전통의 돗수애(순대)나 돔베고기(삶은 고기) 같은 민속 요리에 쓰인 것이 순수혈통이다. 제주민은 1629년부터 약 200년간 큰 배 건조가 금지되자 어업 대신 농사와 목축으로 생계를 옮겼다. 추렴(공동체가 돼지를 잡아 나눠 가지던 전통)과 돗제(연례 제사 때 돼지를 12부위로 분육해 제물로 올리던 신앙 의례)는 이 시기에 뿌리내렸다.

보호는 순수혈통에만 해당하고, 식탁의 것은 상업용 교잡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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