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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다음은 퀀텀”…정부가 지목한 다음 기술

한국 정부가 7월 2~4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열린 퀀텀 코리아 2026에서 양자컴퓨팅을 인공지능(AI) 이후의 핵심 기술로 지목했다. 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인공지능 다음은 퀀텀입니다”라고 발언했다. 행사에는 12개국 56개 기업·연구기관이 참여했으며, 정부는 2026년 R&D 예산 8조 1,000억 원 중 차세대 기술(NEXT) 육성에 5조 9,000억 원을 배정했다. 양자만이 아니라 AI 등 차세대 기술 전반에 걸친 몫이다.

왜 ‘AI 다음’이 퀀텀인가

부총리는 현 AI 연산의 한계를 직시했다. “지금의 AI 연산 방식은 굉장히 많은 비용과 전력을 필요로 한다”며 “어느 시점에서는 한계점에 다다를 것”이라고 강조했다.

양자컴퓨터는 이 한계를 뛰어넘는 기술이다. 고전 컴퓨터가 0과 1의 비트로만 정보를 처리하는 반면, 양자컴퓨터는 0과 1의 중첩(superposition) 상태를 동시에 처리하는 큐비트(qubit)를 활용한다. 덕분에 암호 해독, 신약 개발 시뮬레이션, 복잡한 최적화 같은 특정 분야에서 고전 컴퓨터로는 수백 년 걸릴 계산을 분 단위로 완료할 수 있다. AI의 범용성과 달리, 양자컴퓨터는 특정 문제 해결에 압도적 성능을 보인다는 뜻이다.

양자컴퓨팅 연구실
양자컴퓨팅 연구 시설. 자료사진 · 출처: Pixabay

글로벌 기업은 어디까지 왔나

구글은 2024년 12월 9일 양자칩 ‘윌로우(Willow)’를 발표했다. 105개 큐비트를 탑재한 윌로우의 가장 주목할 점은 오류 수정 능력이다. 큐비트를 3×3에서 7×7 그리드로 확장할 때마다 오류가 절반씩 감소했다. 구글은 현존 최고 슈퍼컴퓨터(프런티어)로 10의 25제곱 년이 걸릴 계산을 5분 이내에 완료한다고 주장했다. 다만 이는 구글의 벤치마크일 뿐, 실제 상용 문제 해결 능력은 별개이다.

IBM은 더 공격적이다. CEO 아르빈드 크리슈나는 “2026년이 양자 우위(quantum advantage)를 실질적으로 증명하는 해”라고 선언했다. 기술 로드맵에 따르면 2026년에 모듈형 프로세서 ‘쿠카부라(Kookaburra)’를, 2027년에는 두 모듈을 결합한 ‘스타링(Starling)’ 시스템을 선보일 예정이다. 스타링의 연산 능력은 현 시스템 대비 2만 배 이상 향상될 것으로 예상된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위상 양자비트(topological qubit) 기술에 기반한 Majorana 1을 개발 중이다. 이 기술은 양자 정보를 전역 특성에 인코딩해 외부 간섭에 강하고 오류율이 낮다는 장점이 있다. MS는 “수십 년이 아닌 수 년 내 실용적 양자컴퓨터가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기업 발표 시점 주요 사양 다음 목표
구글 2024년 12월 윌로우 칩, 105큐비트 오류 수정 능력 개선
IBM 2026년 쿠카부라 프로세서 2027년 스타링 시스템 (2만배 성능 향상 예상)
MS 개발 중 Majorana 1 (위상 큐비트) 수 년 내 실용화

한국은 어디쯤인가

국내는 다른 전략을 택했다. 2035년까지 민관 합동 3조 원 이상을 투자해 글로벌 기술 수준의 85% 달성 및 10% 시장 점유율을 목표로 설정했다.

다만 한국 기업들의 초점은 양자컴퓨터 개발보다는 양자 암호·보안 기술에 쏠려 있다. SK텔레콤은 고성능 양자난수생성기(QRNG) 칩을 10Gbps 수준으로 구현했으며, 양자열쇠분배(QKD) 통합칩을 개발 중이다. KT는 유선 양자열쇠분배 기술을 고도화했고, LG CNS는 양자보안 솔루션을 선보였다. 이들은 모두 통신·암호화 분야의 보안 기술이지, 범용 양자컴퓨터 개발은 아니다.

보안 기술 구현
네트워크 보안 기술. 자료사진 · 출처: Pixabay

국내 정부가 “연구실에서 시장으로의 대전환”이라고 평가한 2026년의 의미는 그리 단순하지 않다. 글로벌 기업들은 범용 양자컴퓨터라는 미지의 영역에 도전하는 반면, 국내는 이미 검증된 양자 응용 기술, 특히 보안에 집중하고 있다. 이는 단기적으로는 시장성 있는 전략이지만, 장기적으로는 기초 기술 격차가 벌어질 수 있는 지점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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