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의 두 번째 층 — 정부, 디지털자산기본법 하반기 입법 추진

기획재정부가 7월 14일 발표한 ‘2026년 경제성장전략’에서 올해 하반기 디지털자산기본법 입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디지털자산 사업 세분화와 업종별 영업행위 규제, 스테이블코인 제도화가 핵심 골자다.
이는 2024년 시행된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1단계 규제)의 후속 2단계 입법이다. 다만 법안 제출 시점과 국회 통과 일정은 명시되지 않았다. 정치권의 조율 과정을 거쳐야 하는 상황이다.
왜 ‘2단계’인가
2023년 7월 18일 제정, 2024년 7월 19일 시행된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이 1단계 규제다. 투자자 자산 보호와 불공정거래 금지를 중심으로 했다. 계좌 보관·보고 체계, 위법 거래에 대한 조사·조치 권한 등 기본 인프라를 갖췄다.
이번 디지털자산기본법은 한 단계 더 간다. 자산의 발행 단계부터 유통·공시까지 전 주기를 규율하는 것이 핵심이다. 스테이블코인도 이번에 금융규제 틀 안으로 들어간다. 특히 스테이블코인은 원화 기반 디지털화폐가 본격화될 때 공급 과잉이나 부실 운영을 사전에 막으려는 취지가 반영됐다.
국회는 1단계 법을 통과시키면서 후속 입법을 주문하는 부대의견을 달았다. “1단계로는 부족하다”는 합의가 2단계 입법 추진의 배경이 됐다.
함께 굴러가는 정책들
정부는 규제만 밀고 있지 않다. 자본시장법 개정으로 현물 비트코인·이더리움 ETF 도입을 지원한다. 개인은 물론 기관도 정규 금융사를 통해 직접 매매할 수 있게 된다. 이는 지금까지 거래소에 의존하던 투자 구조를 재편하는 조치다.
스테이블코인 제도화도 규제만이 아니다. 발행·운영이 투명해지면 산업 확대를 뒷받침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현재 규제 공백 때문에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 주체 자격을 둘러싼 은행권과 거래소의 이견이 계속되고 있다. 법제화되면 이러한 불확실성이 정리될 것으로 정부는 내다본다.
길게 본 계획도 있다. 2027년에는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연계 국채 토큰화 실증사업을 한다. 블록체인 기반 금융 인프라 구축의 신호탄이다. 올해 4분기에는 ‘블록체인 산업 경쟁력 강화 방안’을 별도 발표할 예정이다.
정부는 “규제하되 산업은 동시에 성장”이라는 이중 전략을 택하고 있다.

국회 문턱은
민주당은 원래 올해 1분기 중 법 확정을 목표로 잡았다. 지난해 말부터 기재부 등 관계부처와 업계 의견을 수렴했지만, 입장 차이가 컸다. 특히 스테이블코인 발행 주체 자격 기준(은행 지분 조건 등)을 놓고 금융권과 암호화폐 업계가 팽팽했다. 이 때문에 논의가 지연되다가 결국 1분기 목표를 놓쳤다.
현재 국회는 여야 간 원구성 대립이 진행 중이고, 민주당 내에서도 규제 수준을 놓고 의견이 갈린다. 금융규제의 과도성과 산업 성장의 균형을 어느 쪽으로 설정할지 합의가 안 선 상태다. 하반기 입법 추진 발표는 정부의 의지 표명이지만, 실제 국회 통과까지 담보한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
업계는 위기감을 드러냈다. 한국암호화폐산업협회 등은 “스테이블코인 규제화의 골든타임을 놓친다”는 성명을 냈다. 규제 공백이 계속되면 160조 원 규모의 암호자산 수익과 거래량이 해외로 유출될 수 있다는 우려다. 실제로 일부 거래소들은 국내 사업 축소를 검토하고 있다.
“연내 입법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업계의 관측 표현이 현 상황을 대변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