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집 탐방

다진 고기의 재발견…담양 떡갈비가 왕갈비와 다른 이유

담양 떡갈비는 1900년대 초 궁녀와 상궁들이 궁중음식을 전해줬다는 설이 전해진다. 정확한 기원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소 갈빗살을 다져 반죽처럼 빚은 후 참숯으로 천천히 구운 음식이다. 이 독특한 조리법이 떡갈비를 왕갈비와 구분하는 핵심이다.

참숯에 구워지는 떡갈비
참숯불 위에서 천천히 구워지는 담양 떡갈비. 자료사진. 출처

궁중 음식에서 시작된 담양 떡갈비

1900년대 초 궁녀와 상궁들이 왕실의 고급 음식문화를 지역 백성들과 나누면서 떡갈비가 전해졌다고 알려져 있다. 이는 궁중음식의 민주화 과정을 보여주는 사례다. 다만 정확히 언제부터 누구를 통해 이 음식이 담양에 정착했는지에 대한 공식 기록은 남아있지 않다.

약 100년 이상의 역사를 이어온 담양 떡갈비는 지역의 정체성이 된 음식이다. 당시 궁중에서는 값비싼 갈비를 여러 사람과 나눠 먹기 위해 다져 요리했고, 이 효율적인 조리법이 백성들의 밥상으로 내려와 새로운 음식 문화를 이루었다.

조리법이 음식을 정의한다

떡갈비의 명칭은 그 조리법에서 비롯됐다. 소 갈빗살을 손으로 여러 번 써는 과정을 거쳐 곱게 다진 후, 이를 마치 인절미처럼 둥글고 단단하게 빚어내기 때문이다. “떡”처럼 뭉친 갈비라는 뜻에서 떡갈비라 불렀다.

조리 과정은 세 단계로 나뉜다. 먼저 소 갈빗살을 칼로 썬 후 여러 차례 다지는 준비 단계가 필수다. 다음으로 다진 고기를 다시 치대 빈틈없이 압착해 네모반듯한 모양으로 성형한다. 마지막 구이 단계가 가장 중요한데, 참숯을 사용해 약 15분 이상 천천히 구워야 중심부까지 골고루 익으면서 육즙을 잃지 않는다. 센 불로 빠르게 구우면 겉은 타고 속은 덜 익는다.

왕갈비와는 다르다

떡갈비는 종종 왕갈비와 비교된다. 두 음식의 조리법은 근본적으로 다르다. 왕갈비는 경기도 수원에서 시작된 음식으로, 갈비뼈에 붙은 살을 얇게 포를 떠 넓게 편 다음 뼈에 다시 감아 소금 양념에 재워 굽는다. 뼈에 붙은 살의 형태를 그대로 살리는 방식이다. 반면 떡갈비는 살코기를 잘게 다져 반죽처럼 치댄 뒤 네모나게 빚어 독립된 한 덩어리로 굽는다.

따라서 떡갈비는 견고하고 꽉 찬 식감이 특징이고, 다진 과정에서 양념과 고기가 깊숙이 섞여 깊고 진한 맛을 낸다. 조리 도구도 다르다. 왕갈비는 쇠꼬챙이나 불고기 그릴에서 구워지지만, 떡갈비는 전통적으로 참숯불 위에서 천천히 익혀진다. 이 차이가 두 음식을 완전히 다른 음식으로 만든다.

창평 5일장의 전통시장 풍경
담양의 전통 5일장. 창평 지역의 음식 문화를 한눈에 볼 수 있다. 자료사진. 출처

창평 5일장과 함께하는 여행

담양군 창평면은 국제 느린도시(Slow City) 인증을 받은 지역이다. 슬로시티 지정은 전통 문화와 음식을 지키면서 살아가는 공동체의 증거다. 창평떡갈비거리는 이 슬로시티 정신이 집중된 곳이다.

창평면의 전통 5일장은 전국적 규모를 자랑한다. 매월 4일, 9일, 14일, 19일, 24일, 29일에 열리는 이 장터에는 창평국밥, 죽물시장의 국수, 대통밥 같은 지역 명물들이 모인다. 떡갈비거리를 둘러보고 5일장에서 지역 음식을 맛보는 것이 담양 여행의 정석이다. 참숯 구이의 고소한 향과 장터의 북적거림이 어우러진 창평을 직접 방문하면, 왜 이곳이 100년 이상 그 음식을 지켜 왔는지가 자연스레 이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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