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코기로 낸 맑은 국물 — 나주곰탕 100년의 유래

나주곰탕은 소의 살코기만으로 우려낸 맑고 깊은 국물이 특징이다. 설렁탕의 뽀얀 뼈 국물과 달리, 투명하면서도 소고기의 진한 맛을 담아낸다. 이 음식의 기원은 1910년대 일제강점기 도축장과 통조림공장으로 거슬러 올라가며, 약 100년의 세월을 거쳐 지역의 정체성이 된 음식이다.

일제강점기 부산물에서 출발하다
1916년 나주 죽림동의 일본인 사업가가 세운 통조림공장에서는 일본군 군납용 쇠고기 통조림을 만들었다. 같은 곳에 나주 금성동 도축장이 연결돼 있었다. 고급 부위는 일본군과 일본인의 몫이었고, 남은 뼈와 부산물은 조선인에게 돌아갔다. 나주의 5일장이 번성하면서 장터 상인들은 솥을 걸고 이 부산물을 고아 국밥 형태로 팔기 시작했다고 전해진다. 경제적 불평등이 빚어낸 음식이 백 년을 이어오며 지역 음식 문화의 상징이 된 것이다.
맛과 특징: 살코기가 이끌어낸 차이
곰탕은 소의 양지·사태·목심 같은 살코기로 깊고 맑은 국물을 우려낸 요리다. 전통적 가마솥에서 새벽 2~3시부터 불을 지핀다. 먼저 소뼈를 3시간 이상 끓인 뒤 국물을 버리고 다시 받는 과정을 반복한다. 여러 번 기름기를 걷어내야만 투명한 국물이 완성된다. 여기에 살코기를 더해 추가로 조리하면, 설렁탕의 뽀얀 뼈 국물과는 전혀 다른 “맑으면서도 진한” 맛이 만들어진다.
이런 특징이 중요한 까닭은 재료에 있다. 부산물의 뼈가 아닌 살코기를 중심으로 발전한 음식이기에, 소화가 가벼운 여름 보양식으로도 사랑받았다. 나주 과원동 금성관 앞에 형성된 곰탕거리는 장날을 찾는 상인과 손님들의 주요 끼니가 되었다. 영산포 뱃길을 따라 유입된 해산물과 함께 5일장 문화를 이루며, 지금까지 전승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