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비엔날레 한 달, 줄인 전시는 축소인가 집중인가

제16회 광주비엔날레가 10월 5일로 개막 한 달을 맞았다. 광주비엔날레재단은 9월 27일 기준 본전시장과 파빌리온을 찾은 누적 관람객이 개막식 당일 약 8,000명을 포함해 12만 명을 넘어섰다고 밝혔다. 22개국 43명(팀)의 작품 300여 점을 광주비엔날레 전시관 한 곳에 모은 이번 구성을 두고는 해외와 국내 비평이 서로 다른 말을 내놓았다.
축소냐 집중이냐…두 비평 모두 소수 작가 쏠림을 짚었다
재단은 이번 구성을 역대 가장 밀도 높은 단일 전시장 구성이라고 소개하면서 “규모를 축소한 것이 아니라 가장 집중도 있는 전시를 구현하기 위한 기획”이라고 밝혔다. 작가 수와 전시 장소가 줄었다는 사실에는 다툼이 없다. 비평은 그 줄임을 어떻게 읽느냐에서 갈렸다.
요아킴 오고르 프리스는 줄인 형식을 높이 샀다. 북유럽 미술비평지 Kunstkritikk에 9월 22일 올린 글에서 그는 적은 작가와 깊은 초점의 형식이 “이례적으로 유기적인 비엔날레 경험”을 만들었다고 평가하고, 다른 대형 비엔날레도 따르길 바란다고 썼다. 반대편에서 정준모 큐레이터(전 국립현대미술관 학예실장)는 9월 6일 컬처램프 칼럼에서 넓게 쓰인 공간 사이를 채우지 못한 밀도가 “‘집중’보다는 ‘축소’로 읽혔다”고 적었다.
두 글은 결론이 정반대지만, 소수 작가에게 무게가 쏠린 점은 둘 다 약점으로 짚었다.
22개국 43명(팀)·전시관 한 곳…9월 27일 기준 12만 명 넘어
전시는 9월 5일부터 11월 15일까지 72일간 이어진다. 재단 집계로 22개국 43명(팀)이 참여했고 작품은 300여 점이다. 재단은 제주 화산암을 참여 목록에 포함해 이 숫자를 셌다. 본전시는 광주비엔날레 전시관 한 곳에서 열리며, 26개 국가·기관의 파빌리온은 27개 장소에 흩어져 있다.
직전 회차인 2024년 제15회는 본전시관과 주변 공간을 합쳐 9개 장소에 작가 70명 남짓이 참여했다. 이번에는 본전시 장소가 하나로, 작가가 40명대로 줄었다. 줄인 정도를 비율로 따질 수 있는 확정 수치는 없다.
관객 반응은 광주비엔날레재단 보도자료로 확인된다. 12만 명이라는 숫자에는 개막식 당일 약 8,000명과 파빌리온 관람객이 들어 있어 본전시 관람객 수와는 같지 않고, 12만 몇 명인지는 공개되지 않았다. 추석 연휴인 9월 24일부터 27일까지 4일간은 모두 2만1,493명이 찾았다. 24일 4,120명에서 25일 4,763명, 26일 6,527명으로 늘었다가 27일 6,083명으로 다소 줄었고, 하루 최다는 26일이었다.

해외 비평은 “이례적으로 유기적”이라면서도 한 작가 50~60점은 과했다고 짚었다
프리스는 작가 수가 적으면 작품 하나하나보다 작가의 실천에 무게가 실리고, 그것이 대체로 관객에게 득이 된다고 봤다.
이 호평이 일방적이지는 않았다. 프리스는 작가 사사키 켄의 작품이 50~60점 걸린 점을 두고 전시가 “균형을 완전히 잃었다”고 비판했다. 제주 화산암이 반복되는 점과 교훈적인 벽글도 비판 대상이었고, ‘변화를 위한 변화’를 앞세우는 강조가 오히려 전시를 다소 희석했다는 평도 덧붙였다. 적은 작가를 깊게 보여주는 형식이 좋다는 판단과, 이 전시가 그 형식을 고르게 구현했느냐는 판단은 그의 글에서 따로 놀았다.
국내 비평은 “축소로 읽혔다”면서도 규모를 줄인 판단엔 동의했다
정준모 큐레이터의 글이 혹평만은 아니었다. 그는 첫인상이 “잘 만든(Well Made) 미술관 전시”처럼 정돈돼 있다고 썼다. 다만 그 정돈이 비엔날레의 방법론과는 거리가 있다고 보았고, 공간에 비해 작품이 채우는 밀도가 낮아 집중보다 축소로 읽혔다고 했다.
정준모 큐레이터는 규모를 줄인 감독의 판단에 필자도 “전적으로 동의”한다고 밝혔고, 축소가 곧 후퇴를 뜻하지는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그가 짚은 문제는 다른 데 있었다. “문제는 양적 팽창이나 축소가 아니라 질적 정체”라는 것이다. 소수 작가에게 집중한 구성이 “개인전을 방불”케 한다는 지적도 같은 맥락에서 나왔다.
| 쟁점 | 프리스(Kunstkritikk) | 정준모(컬처램프) | 재단·기획 측 |
|---|---|---|---|
| 작가·장소 줄인 구성 | 이례적으로 유기적인 경험, 다른 비엔날레도 따르길 | 집중보다 축소로 읽혔다(축소 판단 자체엔 동의) | 축소가 아니라 가장 집중도 있는 전시 |
| 소수 작가 쏠림 | 한 작가 50~60점은 균형을 잃었다 | 개인전을 방불 | – |
| 전시 서술 | 교훈적 벽글 비판 | 질적 정체가 문제 | – |
자료: Kunstkritikk(9월 22일)·컬처램프(9월 6일)·광주비엔날레재단 보도자료
기획 측은 ‘집중’…광주비엔날레는 11월 15일까지 이어진다
기획 측은 처음부터 “축소가 아니라 집중”이라고 설명해 왔다. 호추니엔 감독은 해외 미술지 인터뷰에서 전시가 5·18 트라우마의 반복을 다루는 역설적인 자리에서 출발했다고 밝혔다.
쏠림을 약점으로 보지 않은 리뷰도 있다. 리아뜰 매거진은 9월 11일 소개 글에서 이 전시를 “한 작가가 일군 세계 안으로 천천히 들어가는 전시”라고 불렀다. 많은 이름을 빠르게 지나치기보다 각 작가에게 내어준 공간이 찬찬히 들여다보기에 충분하다는 것이다.
같은 구성을 놓고 깊이와 쏠림이 함께 읽힌 것이 지금까지의 평가다. 전시는 11월 15일까지 북구 비엔날레로 111 광주비엔날레 전시관에서 열린다. 매주 월요일은 휴관하며, 10월 5일은 예외로 문을 열었다.
연관 기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