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새벽배송 규제 풀린다…14년 만의 변화, 소상공인 ‘상생’ 과제

대형마트의 새벽배송을 금지해온 규제가 14년 만에 풀린다. 유통산업발전법상 오전 10시 이전 영업을 제한하고 월 2회 의무휴업을 강제했던 조항이 온라인 배송에 한해 제외되는 개정안이 국회 심사 중이다. 여론은 65% 찬성하는 상황이지만, 소상공인과의 상생 방안이 미흡하다는 우려가 나온다.

대형마트 새벽배송, 14년간 뭐가 막혔나?

2012년 유통산업발전법이 개정되면서 대형마트는 하루 24시간을 모두 영업할 수 없게 됐다. 오전 자정부터 오전 10시까지는 영업할 수 없고, 한 달에 2번은 의무적으로 문을 닫아야 한다는 규칙이다. 이 규제는 소상공인과 전통시장을 보호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당시 대형마트의 확산으로 골목 가게들의 매출이 떨어지자 정부가 나선 것이다.

그러나 온라인 쇼핑이 급성장하면서 규제의 취지는 퇴색했다. 새벽 배송을 원하는 소비자들은 쿠팡이나 마켓컬리 같은 온라인 플랫폼으로 몰렸다. 대형마트도 온라인 사업을 키웠지만, 오프라인 규제가 택배 센터 운영에까지 영향을 미치면서 경쟁력을 잃었다. “새벽 배송 수요는 분명한데 대형마트는 손을 못 쓸 수 없냐”는 요청이 계속 나왔다.

새벽배송 규제는 어떻게 풀리나? 무엇이 쟁점인가?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은 2월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을 합의했다. 핵심은 간단하다. 온라인 배송(웹사이트·앱 주문)에만 규제를 제외하되, 매장 방문은 여전히 새벽에 불가능하게 한다는 것이다. 신선식품(생고기·생선·야채)은 별도로 규제 대상에 유지할지 검토 중이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가 현재 이 개정안을 심사하고 있으며,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상생 기금 조성도 논의되고 있지만 구체 규모나 운영 방안은 정해지지 않은 상태다. 소상공인 단체들은 “대형마트의 새벽 배송 확대가 전통시장의 새벽 시장(아침 장 가는 고객)을 또 빼앗을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배송 패키지
배송 물품. 자료사진 ⓒ Pixabay

새벽배송 규제 풀리면 누가 영향받나?

대형마트 입장에서는 기다리던 기회가 온 셈이다. 이마트, 코스트코, 홈플러스 등이 새벽 시간대 온라인 배송을 본격적으로 키울 수 있게 된다. 매장 방문은 여전히 제한받지만, 새벽 주문 고객들의 다품종·저가 수요를 잡을 수 있다. 온라인 쇼핑 시장에서 쿠팡과 경쟁하는 게 지금보다 수월해질 수 있다.

소비자는 더 많은 선택지를 갖게 된다. 새벽 배송 가격 경쟁이 붙으면서 배송료나 상품 가격이 내려갈 가능성도 있다. 다만 규제 완화 직후 수개월 동안은 기존 온라인 배송 플랫폼들의 가격 전략에 변화가 있을 때까지 기다려야 할 수 있다.

소상공인과 전통시장이 맞는 압박은 더 클 수 있다. 새벽 시간에 장을 보러 다니는 고령층·주부층이 대형마트의 새벽 배송 서비스로 옮겨갈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의 상생 기금이 실제로 이들을 지원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물류센터 창고
자동화된 물류센터 내부. 자료사진 ⓒ Pixabay

규제 완화 앞두고 남은 숙제

이 정책은 아직 국회 심사 과정에 있다. 최종 의결이 언제쯤 될지, 시행은 언제부터인지 정해지지 않았다. 상생 기금의 구체 규모와 운영 방식도 확인이 필요하다. 온라인 배송 허용으로 인한 소상공인 피해가 실제 나타난다면 정부가 추가 대책을 마련해야 할 수도 있다.

14년간 유지되던 규제가 변하는 만큼, 그 파장은 작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규제 완화만큼 소비자와 소상공인 간의 균형을 맞추는 것이 중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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