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밥상 지도|전북] 삼례 밥상은 로컬푸드…점심에만 여는 두 곳

전북 완주군 삼례읍의 삼례문화예술촌은 일제강점기에 곡식을 쌓아두던 양곡창고 자리다. 한국관광공사는 당시 만경평야에서 난 곡식이 군산선을 거쳐 군산항으로 향했고 삼례역이 그 중간 기착지였다고 소개한다. 1920년대 지어진 양곡창고와 옛 농협 창고는 광장을 둘러싼 구조로 남아 2013년 문화공간으로 문을 열었고, 지금은 전시관 두 곳과 공연장을 운영한다. 이 자리에서 지난 9월 5일 오후 2시부터 밤 10시까지 완주 근대역사 문화축제 ‘삼례역전포차’가 열렸다가 하루 만에 막을 내렸다. 삼례에서 로컬푸드밥상을 내는 두 곳은 점심에만 문을 연다.
양곡창고가 있던 자리…삼례역이 남긴 것
그 밥상은 삼례역과 양곡창고가 남긴 자리에서 차려진다. 삼례라는 지명은 조선시대 이곳에 삼례도찰방이 있었던 데서 왔다고 전해진다. 역참이 있던 자리는 근대에 철도역으로, 다시 문화공간으로 쓰임이 바뀌었을 뿐 사람과 물자가 오가는 길목이라는 성격은 그대로 이어졌다.
완주 근대역사 문화축제는 문화체육관광부의 서부내륙권 관광진흥사업 가운데 하나로 삼례문화예술촌 일원에서 열렸고, 먹거리존 17개 부스에서는 완주 지역 양조장이 만든 전통주와 맥주, 막걸리를 팔았다. 유희태 완주군수는 “삼례역에 내리면 바로 1930년대 포차거리가 펼쳐지는, 완주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축제”라고 말했다.
완주 5미의 무대는 저마다 다르다…삼례가 걸린 곳은 3미
완주군은 지역 대표 음식 다섯 가지를 완주 5미로 정해 소개한다. 1미 한우구이는 화산면과 고산면 등 산간지역에서 주로 생산되는 한우를 써 육즙이 풍부하고 식감이 부드럽다고 소개되며, 5미 민물매운탕은 저수지와 계곡 인근에서 메기와 쏘가리, 동자개, 피라미에 말린 시래기를 듬뿍 넣어 끓인다. 2미 순두부백반의 무대는 삼례가 아니라 소양면 화심이다. 완주군은 “마을 이름도 ‘화심(花心)’이니 ‘꽃의 마음’으로 순두부백반을 차린다”고 소개하며, 부드러운 순두부에 양념한 돼지고기와 바지락을 넉넉히 넣는 조리법을 함께 설명한다. 완주군은 이와 별도로 곶감·생강·딸기·대추·양파·마늘·수박·배·토마토를 완주 9품으로 꼽아 소개한다.

삼례가 걸려 있는 것은 3미 로컬푸드밥상이다. 완주군은 이 갈래의 대표로 모악산 해피스테이션과 삼례새참수레, 비비정 농가레스토랑 세 곳을 직접 지목했는데, 이 가운데 두 곳이 삼례에 있다.
농가레스토랑은 절반이 삼례…모범음식점은 열에 하나
완주군이 운영하는 제도별로 삼례가 차지하는 비중은 큰 차이를 보인다. 완주군 농가레스토랑 4곳 가운데 2곳(50.0%)이 삼례에 있는 반면, 위생과 시설을 심사해 지정하는 모범음식점은 38곳 가운데 4곳(10.5%)에 그치고, 가격과 위생 기준으로 뽑는 착한가격업소는 23곳 가운데 1곳(4.3%)뿐이다.
세 제도의 성격은 서로 다르다. 모범음식점은 위생과 시설, 서비스를 심사해 지정하는 제도이고 농가레스토랑은 지자체 누리집에 등재하는 방식이며, 완주 5미는 향토음식을 대표하는 업소명을 직접 지목한 것이다. ‘완주군이 인정한 곳’으로 뭉뚱그릴 수 없는 이유다.

점심에만 여는 두 곳, 역 앞의 장어와 추어탕
삼례읍 삼례역로 73의 삼례새참수레는 완주군 농가레스토랑으로 등재됐고 완주 3미 대표로도 지목됐다. 완주시니어클럽이 운영하며, 완주군은 “완주시니어클럽에서 운영하는 슬로우 푸드 뷔페레스토랑이다. 어르신들이 직접 기른 신선한 제철 채소로 만든 건강한 한식요리를 제공해 인기가 높다”고 소개한다. 한식뷔페는 9,000원(완주군 게재값, 2026년 9월 8일 조회)이고, 영업시간은 오전 11시 20분부터 오후 1시 40분까지이며 매주 일요일과 매월 첫째 주 월요일에 쉰다. 축제가 열린 삼례문화예술촌과 같은 길에 있다.
비비정 농가레스토랑(삼례읍 비비정길 96-9)도 같은 근거로 3미에 오른 곳이다. 완주군은 이곳 상차림을 “직접 담근 장으로 요리한 각종 부침과 찌개들… 모두 친환경 로컬푸드”라고 적었다. 한상차림은 12,000원부터 20,000원까지이고, 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오전 11시 30분부터 오후 2시 30분까지 점심만 운영하며 월요일에는 쉰다. 두 곳 모두 저녁에 삼례를 찾는 사람에게는 선택지가 아니다.

삼례역 바로 앞 삼례역로 28의 풍천장어직판구이는 완주군 모범음식점이다. 역에서 걸어갈 수 있는 거리에 있어 ‘역전’이라는 축제의 배경과 지리적으로 겹친다. 녹색로 64의 한도령본가추어탕도 완주군 모범음식점으로, 추어탕을 대표 메뉴로 낸다.
소양면 전진로 1051의 화심순두부 본점은 완주군 모범음식점이면서 완주 2미 순두부백반의 무대인 화심에 있다. 삼례에서는 차로 이동해야 하는 거리다. 같은 길에 이름이 비슷한 원조화심두부도 완주군 모범음식점으로 등재돼 있어 방문할 때는 상호와 함께 주소로 구분해야 한다.
삼례에서 로컬푸드밥상을 맛보려는 사람은 점심시간에 맞춰야 하고, 완주 2미가 차려지는 화심에 가려면 삼례에서 다시 차를 타야 한다. 비비정 농가레스토랑 아래로는 만경강이 흐른다. 정자 비비정은 1573년 처음 세워졌다가 사라진 뒤 1752년 다시 지어졌고, 그 자리에서 백사장에 내려앉는 기러기 떼를 바라보는 풍경은 완산 8경 가운데 하나인 ‘비비낙안’으로 꼽혀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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