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류 출고량 298만8,000㎘…10년 새 21.5% 줄었다

국세청 국세통계포털 집계에 따르면 2025년 국내 전체 주류 출고량은 298만8,000㎘로, 1998년 외환위기 이후 처음으로 300만㎘ 선을 밑돌았다. 2015년 380만4,000㎘와 비교하면 10년 새 21.5% 줄어든 수치다.
출고량은 21.5% 줄었는데 음주 빈도는 0.2일 줄었다
이 통계는 주세 신고를 기준으로 제조·수입사가 실제로 출고한 수량을 전수 집계한 행정통계다. 설문이 아니라 신고 자료를 그대로 모은 숫자라는 뜻이다.
그런데 사람들이 술을 마시는 횟수는 이만큼 줄지 않았다.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가 월 1회 이상 음주하는 소비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2025 주류산업정보 실태조사」에서 월평균 음주 빈도는 2023년 9.0일에서 8.8일로 0.2일(2.2%) 줄었고, 회당 음주량도 6.7잔에서 6.6잔으로 소폭 줄어드는 데 그쳤다. 이 조사는 소비자 대상 설문으로, 판매나 결제 기록을 직접 집계한 자료는 아니다. 표본 수와 조사 기간, 응답자 연령대는 공개된 범위에서 확인되지 않는다.
10년 사이 21.5% 줄어든 출고량과 2년 사이 2.2% 줄어든 음주 빈도는 감소 폭의 크기 자체가 다르다. 마시는 횟수가 준 것만으로는 출고량이 이만큼 줄어든 이유를 다 설명하기 어렵다.
맥주 151만9,000㎘·소주 79만3,000㎘…줄어든 건 대량 주종
줄어든 쪽은 대량으로 소비되는 주종에 몰려 있다. 맥주는 151만9,000㎘로 전년 대비 7.2% 줄어 3년 연속 감소했다. 희석식 소주는 79만3,000㎘로 2022년 86만2,000㎘보다 줄며 80만㎘ 선 아래로 내려갔고, 역시 3년 연속 감소세다. 흔히 막걸리로 불리는 탁주는 31만8,000㎘로 2020년 38만㎘ 대비 줄며 5년 연속 감소했다. 전체 감소율은 2015년과 견준 10년 치이고 개별 주종의 감소율은 각각 다른 기준연도를 두고 있어, 하나의 저울에 놓고 견주기는 어렵다.


RTD 시장은 2년 만에 3.34배…유로모니터가 본 1,194억 원
늘어난 쪽은 소용량·저도수 제품이다. RTD(즉석음용) 주류는 캔이나 병에 담아 바로 마실 수 있게 만든 음료로, 하이볼이나 칵테일 형태가 많다.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 인터내셔널은 국내 RTD 주류 시장 규모를 2022년 358억 원에서 2024년 1,194억 원으로 집계했다. 2년 사이 3.34배로 커진 수치다. 유로모니터는 이 시장이 “2027년에는 2,600억 원 규모로”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2024년과 2027년 사이인 2025·2026년 실적은 아직 나오지 않았다. 이 수치는 실제 판매 데이터가 아니라 시장조사기관의 추정치다.
개별 기업 실적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보인다. 롯데칠성음료는 2026년 2분기 RTD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43.3%” 늘었다고 밝혔다. 이 회사의 ‘순하리 진’은 2026년 상반기에만 약 170억 원어치가 팔려, 2025년 한 해 매출(162억 원)을 반년 만에 넘어섰다. 코리아세븐이 운영하는 세븐일레븐에서는 전통주 매출이 2026년 1월부터 8월 12일까지 전년 동기 대비 55% 늘었고 2021년과 비교하면 7배로 커졌는데, 이 기간 20·30대 매출 비중은 36%로 5년 전보다 8%포인트 높아졌다.

편의점 주류 매출 이마트24 10.0%·CU 4.4%…남은 것은 수량이 아니라 금액
파는 곳도 달라졌다. 2026년 상반기 편의점 주류 매출은 이마트24가 “전년 동기 대비 10.0%” 늘었다고 자체 집계했고,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도 같은 기간 4.4% 늘었다고 밝혔다. 두 수치 모두 각 사가 산출한 매출 증감률이며, 산출 기준(전점인지 동일 점포인지)은 공개되지 않았다.
같은 편의점 채널 안에서도 무게중심은 갈렸다. BGF리테일에 따르면 2026년 1~7월 CU의 증류식 소주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8.6% 늘었고, 희석식 소주 매출 증가율은 7.3%에 그쳤다. CU 한 곳의 집계다.
출고량은 국세청이 집계한 수량 기준 연간 통계이고 편의점 수치는 각 사의 매출 기준 반기 증감률이어서, 기간과 단위가 달라 직접 비교할 수 없다. 매출이 늘었다고 해서 팔린 병 수가 늘었다고 단정할 수도 없다. 단가가 오르거나 비싼 제품 비중이 커지면 수량과 금액은 반대로 움직일 수 있어서다.
aT 조사에서 소비자들이 대중적으로 인기 있다고 인식한 주류 트렌드를 물었을 때는 “편의점 구입”이 85.5%로 가장 많이 꼽혔다(복수응답, 홈술 54.2%·혼술 52.2%). 이 수치는 소비자가 꼽은 인기 트렌드 응답 비율이지 판매 채널별 비중이 아니며, RTD 시장이 전체 주류 시장에서 차지하는 크기도 확인되지 않았다.
지금까지 살펴본 출고량과 음주 빈도, 주종별 감소, RTD·편의점 채널 수치는 집계 기관과 기간이 각각 다르다. 다만 방향은 겹친다. 출고량이 크게 줄어드는 동안 마시는 횟수는 거의 그대로였고, 줄어든 자리에는 소용량 RTD와 편의점 채널이 들어섰다.
2026년 하반기 편의점 4사의 3분기 실적에서 상반기의 주류 매출 증가세가 이어지는지, 그리고 2027년 초로 예상되는 국세청의 2026년 주류 출고량 공표에서 300만㎘ 하회가 2년 연속으로 이어지는지가 다음으로 확인할 지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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