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원 대 120원…주가 하락기 소비 반응이 더 컸다

코스피가 9월 30일 6,838.04에서 10월 23일 5,550.30으로 18.83% 내린 가운데, 한국은행은 22일 경제상황 평가 이슈분석 「향후 민간소비의 회복 여건 점검」에서 추가적인 증시 조정 가능성을 “소비 회복의 주요한 리스크 요인”으로 꼽았다.
주가가 내릴 때 소비가 더 크게 줄어든다는 근거는 한국은행 조사국 김민수 차장 등이 5월 7일 쓴 BOK 이슈노트 「우리나라 주식 자산효과에 대한 평가」다. 한국은행의 공식 견해가 아니라 집필자 개인의 견해다. 가계금융복지조사 2012~24년 자료로 추정한 결과, 주식자산 1원당 소비는 상승기에 0.012원 늘고 하락기에 0.015원 줄었다. 1만원으로 환산하면 120원 대 150원이다.
코스피 18.83% 하락, 한은이 꼽은 소비 회복 리스크
한은 이슈분석은 가계의 주식 평가이익을 문제 삼았다. 6월 중순 이후 주가가 큰 폭으로 조정되면서 3분기 가계 주식 평가이익은 마이너스로 전환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했다. 그 영향으로 백화점 소매판매, 여가서비스처럼 주가 변동에 민감한 품목에서 소비 감소가 일부 나타났다고 봤다.
앞으로가 더 문제라는 게 이슈분석의 판단이다. 추가 조정이 오는 경우는 물론이고, 주가 반등에 대한 기대가 약해지거나 손실을 본 가구의 심리 회복이 늦어져도 소비 제약이 일정 기간 이어질 수 있다고 적었다.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는 22일 기자간담회에서 주가 조정으로 일시적인 소비 조정이 있다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하락기 0.015 대 상승기 0.012, 과거 자료의 비대칭
이슈노트는 가계 설문 패널 자료를 고정효과 패널회귀로 돌려 국면별 계수를 냈다. 주식자산은 주식·채권·펀드 금액을 합친 값이다. 전체 평균은 0.013으로, 주가가 1만원 오르면 130원이 소비 재원으로 쓰인다는 계산이다. 상승기 0.012와 하락기 0.015는 이 평균을 사이에 두고 갈린다.

1만원당 30원 차이라 이것만 보면 격차는 크지 않다. 그러나 거시 시계열 분석에서는 차이가 더 두드러졌다. 주가 상승기에는 소비 증대 효과가 단기적으로 소폭에 그쳤지만 하락기에는 영향의 크기와 지속성이 크게 확대돼 “확연한 비대칭성”이 나타났다. 계층별로 보면 소득 1~2분위의 계수가 0.042, 4~5분위가 0.010이다. 소득이 낮은 가구일수록 주식자산 변동에 소비가 더 민감하게 반응했다.
이슈노트는 경고도 달았다. 신용융자 등 빚을 낸 투자가 늘고 있어 “자산가격 하락과 채무부담 확대가 동시에 경기 하방압력을 증폭시킬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적었다. 다만 이 계수는 2012~2024년 가계 자료로 추정한 과거 평균이라 이번 하락이 소비를 얼마나 줄일지를 직접 계산한 값은 아니다.
실질임금 0.2% 상승, 이미 약한 소비 여건 위에서
이번 하락은 이미 힘이 빠진 소비를 건드린다. KDI는 경제동향 10월호에서 1~7월 실질임금 상승률이 0.2%에 그쳐 “가계 구매력의 회복이 더딘” 가운데 소비 개선세가 완만하다고 진단했다.
| 지표 | 값 | 기준 | 출처 |
|---|---|---|---|
| 코스피 | 5,550.30(-18.83%) | 10월 23일 종가, 9월 말 대비 | 종가 집계, 9월 말 KDI |
| 실질임금 | +0.2% | 1~7월 상승률 | KDI |
| 소매판매 | -1.8% | 8월, 계절조정 전월 대비 | KDI |
| 카드 국내승인액 | +2.3% | 9월, 전년 대비(전월 +4.9%) | 속보 지표 보도 |
8월 소매판매는 계절을 조정한 전월 대비 1.8% 줄었고, 9월 카드 국내승인액은 전년보다 2.3% 늘어 전월 증가율 4.9%의 절반에 못 미쳤다. KB증권 임재균 연구원은 반등하던 주가가 다시 급락한 만큼 “소비 둔화에 대한 우려가 나타날 수 있다”고 봤다.
같은 충격이 약한 여건에서 더 크게 번진다는 논리는 학계에서도 나온다. 연세대 경제학과 김정식 명예교수는 주가가 떨어지면 소득이 그대로여도 “자산이 줄었다는 생각에 소비를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대출이자 부담이 겹치면 이런 경향이 더 강해질 수 있고, 자영업자 매출과 기업의 투자·고용을 거쳐 내수 회복을 늦출 수 있다는 지적이다.

성과급 60~70조원과 ‘작은 자산효과’라는 반대편
반대편 근거도 같은 자료 안에 있다. 이슈노트는 한국의 주식 자산효과가 평균 자본이득의 1.3%로, 유럽·미국 등의 3~4%보다 작았다고 평가했다. 이슈분석은 2027년 지급될 성과급을 약 60~70조원으로 추산했다. 올해 10.9조원의 약 6배다. 이슈분석은 일시소득이 100만원 늘면 11만원 정도가 소비로 이어진다고 자체 추정(MPC 0.113)했고, 이 가운데 삼성전자·SK하이닉스의 내년 1분기 성과급 60조원만으로도 2027년 민간소비 증가율이 대략 0.1~0.15%p 오를 것으로 봤다.
현대차증권 최제민 연구원은 성장률 전망의 “상방 리스크가 우세”하다고 보면서도 성장의 확산과 체감 정도는 “헤드라인 성장률보다 제한적일 전망”이라고 했다. 서강대 경제대학원 김영익 교수는 22일 유튜브 채널 ‘김영익의 경제스쿨’에서 채권·주식시장이 “이미 내년 경기 둔화 가능성을 선반영”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은 이슈분석과 KDI 경제동향, 재경부 그린북 10월호는 소비를 감소가 아니라 완만한 개선이나 회복 강도 약화로 진단했다. 이번 하락이 소비를 얼마나 줄일지는 어느 기관도 숫자로 내놓지 않았다. 6월 중순 이후 조정기의 소비는 9월 산업활동동향의 소매판매와 3분기 국내총생산(GDP) 속보의 민간소비로 먼저 확인된다. 10월 하락의 영향은 그 뒤 지표에서 드러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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