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6억3,662만 원…서울 아파트 전셋값 2022년 고점 넘었다

한국부동산원 전국주택가격동향조사에서 2026년 8월 서울 아파트 평균 전세가격이 6억3,662만8,000원으로 집계됐다. 직전 고점인 2022년 1월(6억3,424만3,000원)을 약 238만 원 넘어, 부동산원 통계상 가장 높은 수준이다. 2년 전인 2024년 8월(5억5,394만6,000원)과 비교하면 8,268만2,000원, 14.9% 올랐다.

고점을 넘긴 폭은 0.4%가 채 안 된다. 눈여겨볼 건 금액보다 그 뒤에서 움직이는 물량이다. 전문가들은 줄어드는 입주 예정 물량과 시장 매물, 그리고 뒤로 몰려 있는 정비사업 이주 수요를 배경으로 짚는다.

238만 원 넘어선 고점…2년 새 8,268만 원 올랐다

같은 통계의 중위 전세가격은 5억6,000만 원으로, 2년 전 4억8,000만 원보다 16.7% 높아졌다. 평균이 중위보다 높으니 비싼 전셋집이 평균을 끌어올리는 구조도 그대로다. 구별로 보도된 수치를 보면 송파구가 9억4,137만1,000원으로 2년 전보다 24.3% 올랐고, 강동구는 6억375만1,000원(20.6%), 성북구는 5억3,263만3,000원(18.7%), 영등포구는 6억4,325만8,000원(18.3%)이었다.

서울 아파트 평균 전세가격 2022년 1월 6억3,424만 원, 2026년 8월 6억3,662만 원 고점 비교 차트
자료: 한국부동산원 전국주택가격동향조사(월간), 서울 아파트 평균 전세가격 (2022년 1월·2024년 8월·2026년 8월)

고점을 넘겼다는 말이 가파른 상승을 뜻하지는 않는다. 2022년 1월과의 차이는 238만5,000원, 비율로 0.38%다. 월간 서울 전세가격 상승폭도 8월 0.83%로 두 달째 둔화했다.

이 평균가격은 부동산원이 표본 주택의 전세 가격을 조사해 월간으로 내는 값이다. 주간으로 발표되는 전세가격지수 변동률(%)이나 KB부동산의 평균 전셋값과는 다른 통계여서 숫자를 서로 바꿔 읽을 수 없다. 원자료는 한국부동산원 부동산통계정보시스템(R-ONE)에서 확인할 수 있다.

입주는 줄고 매물은 13% 줄었다

먼저 새로 들어오는 집이 줄고 있다. 부동산R114 집계로 서울 입주 물량은 2025년 3만7,103가구였고, 2026년 입주 예정은 2만6,951가구로 27.4% 적다. 2027년 예정 물량은 1만7,012가구까지 내려간다.

이미 나와 있는 매물도 마찬가지다. 부동산 빅데이터 플랫폼 아실에 등록된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은 9월 23일 기준 2만542건으로, 1년 전 2만3,619건보다 13.0% 줄었다. 단일 플랫폼에 등록된 건수라 시장 전체의 수치는 아니다.

왜 매물이 빠지는지에 대한 진단은 전문가마다 짚는 지점이 다르다. 우리은행 남혁우 부동산연구원은 다주택자·임대사업자 같은 비거주 보유자에 대한 규제와 세 부담이 커지면서 임대 매물이 구조적으로 줄고 있다고 봤다. 신한 프리미어 패스파인더 양지영 전문위원은 입주 물량 감소에 실거주 의무 강화, 임대사업자 혜택 축소, 이주 수요 증가가 겹쳐 전월세 물량 부족이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이은형 연구위원은 주택가격 상승이 전셋값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고, 전세 매물 감소가 이를 더 키우는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출발점은 세제, 입주, 매매가로 달랐지만 세 진단이 닿는 곳은 같다. 세입자가 고를 수 있는 전세 물건이 준다는 점이다. 문제는 이 압력이 앞으로 더 커질지, 아니면 이미 정점에 가까운지다. 그 단서는 정비사업 이주 일정에 있다.

정비사업 이주 17만9,310가구, 언제 몰리나

서울시가 국회에 제출한 자료를 인용한 보도에 따르면 2026~2030년 서울 207개 정비사업장에서 17만9,310가구가 이주할 예정이다. 이주는 재건축·재개발 착공 전에 기존 거주자가 집을 비우는 것이라, 상당수가 전월세 수요로 이어질 수 있다. 다만 5년 누계여서 올해 한꺼번에 나오는 물량이 아니다.

연도별로는 2026년 2만4,844가구, 2027년 1만3,446가구로 상대적으로 적고 2028년 4만5,256가구, 2029년 3만9,102가구, 2030년 5만6,662가구로 뛴다. 2028~2030년 3년치가 14만1,020가구로 전체의 78.6%다. 자치구별로는 양천이 3만1,112가구, 송파가 2만4,708가구, 강남이 1만5,852가구 순으로 보도됐다. 단일 출처의 집계라는 점은 감안해야 한다.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박합수 겸임교수는 입주 부족과 대출 규제, 세금 증가의 부담이 전월세로 전가되는 데다 재건축·재개발 이주 수요까지 더해지면 수급 불균형이 심해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이주 물량의 대부분이 2028년 이후에 잡혀 있어, 이번 전셋값 고점과는 시차가 있는 이야기다.

보증금 대신 월세가 오른다

같은 통계의 보증부 월세를 보면 평균 보증금은 1억9,565만2,000원으로 2년 전(1억9,614만4,000원)보다 0.3% 낮아졌다. 반면 평균 월세는 164만1,000원으로 2년 전 132만 원보다 24.3% 올랐다. 보증금은 제자리인데 매달 내는 돈이 4분의 1가량 늘었다.

월세화가 빨라지는 이유로 남혁우 연구원은 전세대출 한도와 보증 규제를 들었다. 외곽 지역 세입자는 보증금을 마련하는 부담이 커지고, 그만큼 월세를 택하는 흐름이 빨라진다는 설명이다.

이번 수치는 8월 월간 동향이고, 다음 확인 지점은 9월 기준 월간 동향이다. 서울 아파트 평균 전셋값이 이번 고점을 다시 바꾸는지, 월간 상승폭의 둔화가 이어지는지가 그때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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