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집 탐방

피난민의 한 끼에서 관광 명소까지 — 대구 곱창 47년

한국전쟁 이후 서민들의 단백질 공급원이 된 막창은 1979년 대구 안지랑에서 골목을 이루기 시작했다. 47년이 지난 지금, 이 음식 문화는 안지랑·중리동·평화시장 세 골목을 중심으로 이어지고 있으며 2012년에는 전국 5대 음식테마거리로 선정됐다.

한국전쟁 이후 부산물에서 시작된 음식 문화

1950년대 한국전쟁 이후 피난민들이 영남으로 몰려오면서 막창은 도축 부산물로서 값싼 단백질 공급원이 됐다. 서민들이 “대중 음식”으로 즐겨 먹으면서 널리 알려지며 대중화됐다고 한다.

1969년 신흥산업이 도축을 시작했고, 이듬해 시립도축장으로 전환됐다. 1970년대 초 대구 남산동의 황금막창에서 처음으로 연탄불 석쇠 구이 기법을 선보였다. 기존의 막창탕·곱창전골에 새로운 조리법이 생겨났던 것이다.

1979년 안지랑에서 충북식당이 문을 열면서 곱창 골목이 형성되기 시작했다. 1998년 IMF를 거쳐 생계형 점포가 급증했고, 2007년 대구시가 약 20억 원을 투자해 공영주차장을 조성하며 관광지로 정비했다.

한국식 그릴 구이
석쇠 위에서 구워지는 고기. 자료사진 (출처: Pixabay)

2012년 전국 5대 음식테마거리로, 2015년 한국 관광 100선으로, 2018년 한국관광의 별로 선정되면서 공식 관광 명소가 됐다.

안지랑·중리동·평화시장, 세 골목이 다른 이유

대구의 곱창 문화를 한 거리가 아닌 세 골목이 함께 이루고 있다. 각각의 위치와 배경은 다르지만 같은 시대를 거쳐 각자의 특징을 갖춰왔다.

안지랑 곱창골목은 대구 남구 대명동에 약 500미터에 걸쳐 50~60개 점포가 밀집해 있다. 1호선 안지랑역에서 도보로 접근 가능하며, 돼지 곱창과 생막창을 연탄불 석쇠에 구워 제공한다. 1979년 충북식당 개점으로 시작된 이 골목은 가장 유명한 곱창 거리로 자리 잡았다.

중리동 곱창골목은 대구 서구에 위치하며 소막창 전골을 전문으로 한다. 1980년대 도축장이 이전하면서 식육점과 곱창 골목이 자연스럽게 형성됐다. 안지랑의 구이와 달리 소뼈 육수에 기타 부위를 함께 끓이는 전골 방식이 주류다. 퀸스로드광장의 패션 거리와 함께 둘러볼 수 있다.

한국식 그릴 고기 접시
그릇에 담긴 각종 고기. 자료사진 (출처: Pixabay)

평화시장 닭똥집골목은 1972년 인력시장 노동자들을 위해 닭 튀김으로 시작했다. 1990년대부터 젊은층 사이 인기가 확산됐고, 동대구역과 가까워 교통 접근성이 우수하다.

앞산과 골목을 함께 즐기는 법

대구 곱창 3대 골목은 각각 다른 교통과 주변 관광지를 갖고 있다. 음식만 먹고 돌아갈 수도 있지만, 그 주변을 함께 둘러보면 한층 풍요로운 여행이 될 수 있다.

안지랑은 1호선 안지랑역이 바로 인접해 앞산 등산로와 카페 거리를 함께 둘러볼 수 있다. 중리동은 서구의 음식문화를 경험하며 퀸스로드광장의 패션 거리와 연계할 수 있고, 평화시장은 동대구역과 인접해 기차 타기 전 마지막 끼로도 좋다.

47년의 공식 역사와 50년 이상의 실제 전통이 안지랑·중리동·평화시장 3대 골목에 담겨 있다. 2012년 이후 관광 명소로 인정받은 지 14년, 대구 곱창 거리는 여전히 그 맛과 내력을 지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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