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7학년도 서울대 수시, 어느 전형에서 줄었나

서울대 입학본부 접수현황에 따르면 2027학년도 수시모집은 9일 오후 6시 마감 기준 정원 내 세 전형(지역균형·일반·기회균형특별)을 합쳐 지원자 1만6,462명, 모집인원 2,233명으로 경쟁률 7.37대1을 기록했다. 전년인 2026학년도는 정원 내 2,203명 모집에 1만7,907명이 지원해 8.13대1이었다. 모집인원은 30명 늘고 지원자는 1,445명 줄었다. 그런데 이 감소분은 세 전형에 고르게 퍼진 게 아니라 한 전형에 거의 다 몰려 있었다.
이 수치는 모두 정원 내 기준이다. 정원 외 농생명계열은 4명 모집에 25명이 지원해 따로 집계된다.
일반전형에서만 1,495명이 빠졌다
전형별로 나누면 그림이 또렷해진다. 일반전형은 지원자가 1만3,695명에서 1만2,200명으로 1,495명(10.92%) 줄어, 정원 내 전체 감소분(1,445명)보다 큰 폭으로 빠졌다. 경쟁률은 9.04대1에서 7.98대1로 내려앉았다.
지역균형전형은 2,419명에서 2,408명으로 11명(0.45%) 주는 데 그쳐 사실상 제자리였다. 경쟁률도 4.75대1에서 4.60대1로 소폭 낮아졌을 뿐이다. 반대로 기회균형특별전형(정원 내)은 1,793명에서 1,854명으로 61명(3.40%) 늘었고 경쟁률도 10.02대1에서 10.24대1로 올랐다. 전체 감소분이 일반전형 한 곳의 낙폭보다 작은 건 기회균형에서 늘어난 지원자가 그만큼을 상쇄했기 때문이다.
세 전형 모두 모집인원은 늘었다. 지역균형과 일반전형이 각각 14명, 기회균형이 2명 늘어 정원 내 모집은 전년보다 30명 많은 2,233명이었다. 분모가 커졌는데도 지원자가 뚜렷이 줄어든 곳은 일반전형 하나뿐이었다.

모집 30명이 늘어난 곳은 공과대학과 농업생명과학대학이다
모집인원이 늘어난 자리를 짚어보면 흔히 말하는 ‘첨단학과 확대’와는 다른 그림이 나온다. 첨단융합학부 모집인원은 지역균형 30명·일반전형 98명·기회균형 20명으로 2년째 148명 그대로였고, 오히려 이 학부 지원자는 1,085명에서 887명으로 198명 줄었다. 실제로 모집인원이 늘어난 곳은 공과대학이다. 재료공학부가 지역균형 15명에서 18명, 일반전형 37명에서 44명으로 늘었고 화학생물공학부도 지역균형 12명에서 15명, 일반전형 41명에서 47명으로 늘어 공과대학 전체로 20명이 늘었다. 농업생명과학대학도 8명, 자연과학대학도 2명 늘었다.
분모가 커진 몫이 경쟁률에 미친 영향은 크지 않다. 모집인원 30명 증가만 따로 떼어 계산하면 경쟁률을 0.11 낮추는 효과이고, 이는 전체 하락폭 0.76의 14.4%에 해당한다. 나머지는 지원자가 줄어든 몫이다.

의학과는 모집인원 그대로, 지원자만 줄었다
모집단위별로 보면 온도 차가 더 크다. 의학과(2026학년도까지는 ‘의예과’로 불리다 통합 6년제 전환에 맞춰 이름이 바뀌었다) 지역균형전형은 39명 모집에 284명이 지원해 7.28대1을 기록했다. 전년에는 같은 39명 모집에 315명이 몰려 8.08대1이었다. 일반전형은 50명 모집에 556명이 지원해 11.12대1로, 전년 635명·12.70대1보다 낮아졌다. 두 전형 모두 모집인원은 전년과 같았다. 분모는 그대로인 채 지원자만 줄어든 경우다.
다른 모집단위는 방향이 갈렸다. 치의학과 일반전형은 25명 모집에 200명이 지원해 8.00대1로, 전년 25명·245명·9.80대1보다 낮아졌다. 반대로 약학계열 지역균형전형은 11명 모집에 109명이 지원해 9.91대1을 기록해 전년 9.45대1보다 올랐다. 수의예과 지역균형전형은 6명 모집에 29명이 지원해 4.83대1로, 전년 5.17대1보다 낮아졌고 자유전공학부 일반전형은 48명 모집에 413명이 지원해 8.60대1로, 전년 10.35대1에서 더 내려갔다. 반면 일반전형에서 경쟁률이 가장 높았던 곳은 미술대학 디자인과로 7명 모집에 170명이 지원해 24.29대1을 기록했다.
이 흐름이 서울대만의 것인지 볼 수 있는 참고 수치도 있다. 같은 날 마감한 서울대·연세대·고려대 세 곳의 지원자를 더한 집계에 따르면 세 대학 합계는 10만3,014명으로 전년보다 3,363명(3.2%) 줄었고 평균 경쟁률도 14.93대1에서 14.40대1로 내려갔다. 종로학원이 각 대학 발표를 모아 낸 수치이며 정원 외 포함 여부는 대학마다 다를 수 있다. 그래서 왜 줄었는지는 아직 추정의 영역이다.
김병진 이투스 교육평가연구소장과 이만기 유웨이 교육평가연구소장은 같은 지점을 짚었다. 모집인원과 지원자 수를 함께 봐야 한다는 것이다. 김병진 소장은 “서울대 일반전형은 모집인원이 늘었음에도 지원자가 크게 줄어 모집인원 변화뿐 아니라 최상위권 수험생의 지원 전략 변화도 함께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만기 소장은 “전체 경쟁률만으로 대학 선호도가 올랐거나 떨어졌다고 판단하기보다 모집인원 증감과 실제 지원자 수를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다른 각도에서 원인을 추정했다. 그는 “2027학년도 대입이 현행 입시제도의 마지막 해라는 점에서 고3 학생들이 무리한 상향 지원보다는 안정 지원을 택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지방의대 지역의사제 선발 도입으로 상위권 자연계열 수험생이 분산된 효과도 함께 작용했을 것으로 봤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서울대 입학본부는 접수현황 PDF 각주에서 “최종 접수현황은 대교협 대입 지원 위반자 현황 결과에 따라 추후 변동될 수 있습니다”라고 밝혔다. 지금 나온 7.37대1은 접수 마감 시점의 집계이고, 확정된 최종치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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