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집 탐방

[전국 밥상 지도|울산] 언양불고기, 1969년과 드럼통 석쇠

언양불고기의 시작을 두고 두 갈래 기록이 전한다. 하나는 1960년대 말 고속도로 공사장에 모인 노동자들이 직접 고기를 구워 먹었다는 이야기이고, 다른 하나는 1969년 언양에 문을 연 식육점이 출발점이라는 이야기다. 지금 언양불고기는 얇게 썬 한우를 간장 양념에 버무려 참숯 석쇠에 직화로 굽는 방식으로 통한다.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은 “연탄을 땐 드럼통 위에 석쇠를 놓고 소금을 뿌려 가며 구워 먹었던 것”이 언양불고기의 시작이라고 적었다. 울산역사문화대전도 도로 건설 노동자들이 “드럼통에 석쇠를 올려 두고 소금을 뿌려 구워 먹었다”며 같은 계열의 이야기를 전한다. 반면 경상일보 기고는 울산발전연구원 울산학연구센터의 <울산의 음식>(2018)을 인용해 “심삼만 일가가 1969년 언양에 개업한 ‘부산식육점’이 언양불고기의 출발점”이라고 짚었다. 두 기록은 주체부터 다르다. 사전 두 곳은 노동자들이 직접 고기를 구워 먹은 것을, 지역 연구서는 특정 식육점의 개업을 출발점으로 본다.

숯을 구워 소금을 샀고, 그 장터 옆에 우시장이 있었다

기원은 갈려도 언양이 고기 마을이 된 이유는 두 자료가 같은 방향을 짚는다. 울산역사문화대전은 언양 일대에 참나무와 떡갈나무가 풍부해 이를 구워 만든 숯을 울산 염전에 팔고, 그 돈으로 소금을 사 내륙 사람들과 거래한 곳이 언양장이라고 적었다. 울산 염전은 천일염이 아니라 가마에 소금물을 끓여 만드는 자염을 생산해 숯이 많이 필요했다는 설명도 뒤따른다. 언양장 옆에는 우시장과 도축장이 있었고, 신불산·가지산·간월산을 낀 두서·두동·산내 일대가 소를 키우기 좋은 지형이었다. 경상일보 기고도 같은 배경을 짚었다.

빨갛게 달아오른 참숯 화로, 언양불고기 석쇠구이 자료사진
참숯 화로. 자료사진. Pixabay

이 음식을 전국에 퍼뜨린 계기도 흔히 고속도로만으로 설명되지만, 경상일보 기고는 노동자를 세 갈래로 나눈다. 자수정 광산에서 일하던 노동자, 고속도로 공사판 노동자, 언양 인근 생산공장 노동자가 저마다 이 고기를 찾았고, 이후 국가공단 노동자와 대기업 직원까지 가세했다는 것이다. 이 기고는 언양불고기가 울산 최고의 외식 메뉴로 떠오른 진짜 계기를 1980년대로 짚으며 “마이카 시대가 시작되면서 자동차를 타고 가서 외식을 즐길만한 장소와 먹거리가 덩달아 인기몰이를 했다”고 적었다. 폭발적으로 늘어난 회식문화도 한몫했다고 덧붙였다.

1988년 향토음식, 2006년 한우불고기특구

동네 음식이 제도의 이름을 얻기까지는 시간이 걸렸다.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은 “1988년에 향토음식으로 지정되었다”고 적었고 울산역사문화대전도 같은 해를 짚었는데, 두 사전은 지정 주체를 밝히지 않은 채 그 해만 적었다. 2006년에는 울주군이 지역특화발전특구를 도입해 “언양과 봉계를 한우불고기 단지로 지정하였다”고 울산역사문화대전은 전한다. 정식 명칭은 언양·봉계한우불고기특구다.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은 지금 언양 시장 주변에 30여 곳의 식당이 성업 중이라고 적었다.

조리법도 자료마다 결이 다르다.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은 얇게 썬 소고기를 국간장·설탕·참기름·다진 파로 양념해 한지를 올린 석쇠에서 참숯으로 굽는다고 적었다. 경상일보 기고는 청주와 참기름으로 먼저 밑간한 뒤, 간장에 배와 사과를 갈아 넣고 양파즙과 다진 마늘을 더해 중불에서 끓인 조림간장으로 한 번 더 버무리는 방식을 소개했다. 같은 기고는 언양식이 광양식보다 육즙이 적으면서 단단하고 담백하며, 서울식보다 고기 본연의 맛에 더 치중한다고 견줬다. 먹방·조리경연·음식기행을 다루는 미디어들이 이 세 지역 불고기에 “한국의 3대 불고기 진미”라는 타이틀을 붙였다고도 소개했는데, 공식 지정은 아니라고 이 기고는 선을 그었다. 이 기고는 언양불고기가 “육류구이 문화의 전성기를 이끈 선두주자가 아니었을까 한다”고 조심스럽게 짚었다.

어디서 먹나 — 백년가게와 기와집

기록이 갈리고 조리법이 갈려도, 그 이야기가 쌓인 자리에는 지금도 실제로 문을 연 식당들이 있다. 언양불고기거리에서 먼저 짚을 곳은 언양한우불고기다. 울주군 언양읍 서부리 44-5, 언양읍성 남문 인근에 있고 1985년 문을 열어 올해로 41년째다. 중소벤처기업부가 2018년도 백년가게로 선정했고, 한국관광공사 대한민국구석구석에도 소개돼 있다. 언양 암소를 간장·참기름 배합 양념으로 저온 숙성해 석쇠불고기로 낸다. 된장찌개와 갈비살·낙엽살 등 특수부위 구이도 함께 낸다.

헌양길 86의 언양기와집불고기는 한국관광공사 대한민국구석구석에 등재된 곳이다. 관광공사는 이곳을 “100년이 넘는 천석지기의 기와집을 그대로 개조한 공간”이라고 소개하며, “가장 오래된 언양불고기 식당”이라고도 적었다. 언양과 경남 일대에서 기른 최상급 한우 암소만 써서 석쇠에 바싹 구워 불향을 내고, 파절이와 함께 쌈으로 먹는다. 2026년 9월 10일 기준 매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8시 50분까지 영업하며, 9월 24~25일은 휴무 안내가 붙어 있다. 주차장과 대기공간, 유아의자를 갖췄고 포장도 가능하다.

언양불고기거리 밖, KTX 울산역 방면 언양로 29의 원조진언양불고기 KTX울산역 본점도 영업 중이다. 2026년 9월 10일 기준 매일 오후 10시까지 문을 연다.

언양불고기거리는 언양읍 서부리 헌양길 일대, 언양읍성 남문 인근에 있다. 언양자수정동굴에서 차로 10분 거리다. 이 거리 식당들은 참숯 직화로 구운 한우에 언양미나리를 곁들이는데, 경상일보 기고는 “겉절이 혹은 생으로 함께 먹으면 고기맛이 더 좋다고 한다”고 적었다. 된장찌개와 파절이 쌈이 기본으로 따라붙고, 집에 따라 갈비살·낙엽살 등 특수부위 구이를 곁들이기도 한다.

기록이 갈리는 이 음식은 지금도 언양읍 서부리 일대에서 참숯 석쇠로 구워져 나온다. 1985년 문을 연 집은 올해로 41년째이고, 100년 넘은 기와집은 그 세월을 그대로 안은 채 손님을 맞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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