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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더 당 차원에서 점검”…가상자산 과세 결론 못 냈다

더불어민주당과 정부가 28일 국회에서 가상자산 과세 당정협의를 열었지만, 2027년 1월 1일로 예정된 과세를 다시 미룰지 결론을 내지 못했다. 오기형 재정경제기획위원회 민주당 간사는 회의 뒤 “조금 더 당 차원에서 점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세 차례 유예한 만큼 이제는 과세하자는 의견과 몇 가지를 더 보완하자는 의견이 함께 나왔다고 전했다.

계산기와 펜, 숫자가 인쇄된 서류. 가상자산 과세 자료사진
계산기와 펜, 숫자가 인쇄된 서류. 자료사진 / Pixabay

시행 두 달여 앞, 당정이 정하지 못한 것

회의에는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 이형일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조승래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장, 오기형 간사가 참석했다. 과세 원칙에는 뜻을 모았고, 디지털자산기본법을 가급적 빠른 시일 안에 제정해야 한다는 데도 공감했다. 결론을 미룬 쟁점은 다음 항목들이었다. 가상자산 정보를 수집할 때 국내 거래소와 해외 거래소 사이에 생기는 차이와 보완 지점, 가상자산 파생상품의 과세 분류, 손실 이월공제, 디지털자산기본법 제정 시기가 논의 테이블에 올랐다.

정부 입장은 이형일 장관이 전했다. 이 장관은 정부가 “합리적 방안에 대해 숙고하고 있다”며, 국민이 납득하고 현장에서 안정적으로 시행할 수 있어야 한다는 기준을 밝혔다. 하루 전인 27일 민주당 김한규 원내정책수석부대표가 “분위기는 유예 쪽으로 모아지고 있다”고 말했지만, 28일 당정협의에서 나온 결과는 결정 보류였다.

공제 250만 원·세율 20%, 세 번 미뤄진 현행 규정

현행 규정부터 보면, 소득세법 제64조의3은 가상자산소득금액에서 250만 원을 뺀 금액에 20%를 곱해 세액을 정한다. 지방소득세는 별도다. 제84조에 따라 소득금액이 250만 원 이하이면 과세하지 않는다. 적용 시점은 부칙 제5조가 2027년 1월 1일 이후 가상자산을 양도·대여하는 분부터로 정해 놓았고, 이 시행일은 2021년·2022년·2024년 개정을 거치며 세 차례 미뤄졌다.

가상자산 과세 시행일, 세 번 미뤄졌다
소득세법 개정 시행(적용) 시점
2020년 12월 신설 2022년 1월 1일 시행 예정
2021년 12월 개정 2023년 1월 1일로
2022년 12월 개정 2025년 1월 1일로
2024년 12월 개정 2027년 1월 1일로(현행)

자료: 법제처 국가법령정보(소득세법 부칙 제5조 개정 이력)

당정이 올린 항목도 이 구조와 맞닿아 있다. 손실 이월공제는 한 해의 손실을 다음 해 이익에서 빼 주는 제도인데, 현행 규정에서는 이익과 손실이 같은 해 안에서만 합산된다고 설명된다. 해외 거래소 문제는 정보 수집에서 출발한다. 과세 당국이 국내 거래소와 해외 거래소의 거래 정보를 모을 때 차이가 있고, 그 차이를 어떻게 보완할지가 논의 항목에 포함됐다.

해외 거래소 형평성·손실 공제, 가상자산 과세 설계를 두고 갈린 견해

해외 거래소 문제는 인터뷰마다 비슷하게 거론됐다. 김완용 한양사이버대 교수는 10월 26일 인터뷰에서 “형평성 문제가 해결돼야 제대로 된 과세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CARF(암호화자산 자동정보교환체계)로 실제 확보되는 정보량과 그 정보를 과세에 활용할 근거도 확인해야 한다고 짚었다. 특정 연도로 유예를 정하고 넘어갈 문제가 아니라 내년에 과세 체계의 뼈대를 잡아야 한다는 취지였다.

같은 날 다른 인터뷰에서는 납세자 쪽 걱정이 나왔다. 가상자산 전문 법률사무소 디센트의 홍푸른 대표변호사는 “현재 상태라면 국내 거래소 현물 투자자만 세금을 내는 과세가 될 우려가 크다”고 했다. 형평성이 풀릴 때까지는 유예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거래 유형별 기준이 불명확해 이중과세와 과세 누락이 생길 수 있다고도 봤다.

황석진 동국대 교수는 공제 설계에 무게를 뒀다. 26일 두 차례 인터뷰에서 유예를 하더라도 2년은 길고 1년 정도가 바람직하다고 했다. 기본공제는 최소 2,000만 원 이상이 돼야 한다고 봤다. 손실 이월공제 허용과 디파이·에어드롭·스테이킹 기준 정비도 과제로 꼽았다. 거래 방식이 아니라 소득의 경제적 실질에 따라 일관된 기준을 세워야 한다는 설명이다.

시행을 주장하는 목소리는 시민단체에서 나왔다. 참여연대 조세재정개혁센터는 10월 25일 성명에서 정부와 국회에 네 번째 유예 시도를 중단하고 “예정대로 과세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세 차례나 유예하고도 제도적 미비를 이유로 내세우는 것은 “정부의 준비 부족을 스스로 드러내는 꼴”이라는 주장이다. 과세 유예가 청년의 자산 형성에 어떻게 도움이 되는지 구체적인 근거도 내놓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견해는 유예와 시행으로 갈리지만 근거로 든 항목은 당정 논의 항목과 상당 부분 겹친다. 김완용·홍푸른은 해외 거래소 형평성을, 황석진은 손실 이월공제와 기본공제를 짚었다. 참여연대는 이런 미비를 이유로 유예를 거듭하는 것 자체를 문제 삼았다. 같은 항목을 한쪽은 유예 이유로 들고, 다른 쪽은 유예를 되풀이하는 데 대한 비판 근거로 삼는 셈이다.

고시 준비는 10월 말, 국회에는 유예·폐지 법안이 올라 있다

조승래 위원장은 “정부는 고시 준비를 10월 말까지 하겠다고 해놓은 상태”라고 짚었다. 이어 “고시가 되면 정부 측의 일종의 과세 선언으로 간주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오기형 간사는 고시가 이달 말 준비되지 않으면 미룰 수 있다는 취지로 말했고, 시점은 확답하지 않았다.

국회에는 시행일을 건드리는 개정안이 이미 올라 있다. 국민의힘 정성국 의원은 시행일을 2030년 1월 1일로 3년 늦추는 개정안을 냈고, 같은 당 김상훈·김재섭 의원의 유예안과 송언석 의원의 폐지안도 발의돼 있다. 민주당 박민규 의원 등 14인은 10월 16일 시행일을 국가 간 거래정보 첫 교환 연도에서 2년 뒤 1월 1일로 하는 개정안을 냈다.

다음 당정협의 일정은 전해지지 않았다. 지켜볼 대목은 민주당의 최종 판단, 국회 조세소위의 세법 심사에 유예 법안이 오르는지, 정부 고시가 나오는지다. 2027년 1월 1일 이후 거래분에 세금이 붙을지는 그때까지 정해지지 않은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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