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3조 이익·물량 절반 장기계약…SK하이닉스 3분기 실적

SK하이닉스(000660)가 28일 공시한 3분기 연결 잠정실적에서 영업이익은 83조3,338억 원, 영업이익률은 79.7%였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632.1% 늘었고, 매출은 104조6,155억 원으로 327.9% 증가했다. 회사는 같은 날 14개 주요 고객과 맺은 장기공급계약(LTA) 물량이 2027·2028년 전체 생산능력의 50% 이상이라고도 밝혔다.
영업이익 한 분기 새 22조8천억 원 늘어…순이익은 2분기 기저로 줄어
3분기 영업이익은 직전 분기보다 37.6%, 매출은 31.9% 늘었다. 2분기 영업이익이 60조5,426억 원이었으니 한 분기 만에 22조7,912억 원이 더 붙었다. 에프앤가이드 컨센서스(영업이익 76조9,640억 원)와 견주면 6조3,698억 원, 8% 남짓 웃돌았다. 올해 1~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181조4,867억 원이다.

당기순이익은 39조7,756억 원으로 전기보다 57.7% 줄었다. 다만 2분기 순이익(93조9,226억 원)이 영업이익(60조5,426억 원)보다 컸던 분기라 이 감소율은 그 높은 기저와 견준 값이고, 영업이익의 방향과는 다르다.
회사는 이날 2026 회계연도 주주환원 예상 규모도 함께 공시했다. 예측정보로 분류된 이 수치에는 임직원 보상용 자기주식 취득분이 빠져 있다.
| 현금 배당 | 30조 원 이상 |
| 자기주식 취득·소각 | 60조 원 이상(8월 결의 40조 원 포함) |
| 합계 | 약 100조 원 |
자료: SK하이닉스 공정공시(2026년 10월 28일)
3분기 배당은 주당 2만 원으로 결정됐다. 실적 반영분 1만 원에 일본 키옥시아 투자 수익을 환원하는 특별배당 1만 원이 더해진 금액이다. 이사회는 20조 원 규모의 자기주식 취득도 결의했는데, 이 가운데 약 10조 원은 소각 대상이고 나머지 약 10조 원은 임직원 보상에 쓰일 예정이다. 회사는 “견조한 메모리 수요 성장과 기술 경쟁력을 바탕으로 안정적인 성과를 만들고, 이를 주주와 꾸준히 나누겠다”고 밝혔다.
발표 전 증권가가 본 쟁점은 이익의 크기보다 기간이었다
이익의 크기는 이렇게 확인됐지만 같은 기간 주가는 반대로 움직였다. 2분기 실적을 앞둔 7월 27일 종가는 181만6,000원이었고, 이번 실적 발표 하루 전인 10월 27일 종가는 134만1,000원이었다.
| 구분 | 2분기·7월 27일 | 3분기·10월 27일 | 변화 |
|---|---|---|---|
| 영업이익 | 60조5,426억 원 | 83조3,338억 원 | +37.6% |
| 주가 종가 | 181만6,000원 | 134만1,000원 | -26.2% |
자료: SK하이닉스 공시. 7월 27일 종가는 언론 보도 기준, 10월 27일 종가는 자사주 취득 공시 기준가
발표 전 리포트에서 먼저 눈에 띄는 건 이익의 지속 기간을 따지는 시각이다. SK증권은 7월 보고서에서 장기공급계약이 가격과 물량의 급등을 제한하는 대신 하락기의 조정 폭을 줄여 실적 변동성을 낮추고 사이클을 길게 만든다고 짚었다. 계약으로 묶인 수요가 이익이 이어지는 기간을 늘리면 평가 방식도 장부가치 중심에서 이익 중심으로 옮겨갈 수 있다는 논리다. SK증권은 이번 20조 원 자사주 매입의 위탁 증권사 두 곳 중 하나이기도 하다.
대만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도 26일 실적 프리뷰에서 장기공급계약을 핵심 쟁점으로 꼽았다. 고객이 공급을 수년 앞서 확보하려는 움직임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수요 가시성을 높일 수 있다는 조건부 진단이다. 증권사 추정치가 크게 갈린다는 점도 같은 프리뷰에 함께 적혔다.
반대편 목소리도 있다. LS증권 염승환 이사는 21일 인터뷰에서 코스피 하락 원인을 두고 “솔직히 말하면, 명확히 알 수가 없습니다”라고 했다. 이익 추정치에는 환율이 영향을 줬다는 설명이다. 반도체 대형주 전반을 두고 삼성전자 영업이익 추정치가 꺾인 것은 사실이고, 계속 오를 것이라 본 숫자에 “환율이 브레이크를 잡은 것”이라고 그는 말했다.
이익의 지속성을 묻는 쪽도, 환율 같은 외부 변수부터 보는 쪽도 있었던 셈이다. 적어도 SK증권과 트렌드포스의 견해가 겨냥한 곳은 이익의 크기가 아니라 그 이익이 얼마나 오래 이어지느냐였다.
생산능력 50% 이상 장기계약, 공개된 것과 안 된 것
장기공급계약은 공급사와 고객이 수년 단위 물량을 미리 약정하는 계약이다. 회사는 실적 발표 자료에서 “현재까지 확보한 LTA 물량은 2027년과 2028년 전체 생산능력의 50% 이상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계약 고객은 14개 주요 고객이다. 가격은 고객과 합의한 가격 범위 안에서 시장 상황을 반영하는 방식이지만, 그 범위가 얼마인지는 공개되지 않았다. 회사는 2030년까지 메모리 공급 부족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KB증권은 발표 전 보고서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내년 메모리 생산 예정 물량 가운데 70~80%가 글로벌 빅테크와 맺은 5년 장기계약일 것으로 추정했다. 회사 수치는 2027·2028년 생산능력 대비 비중이고, KB증권 추정은 두 회사 합산 내년 생산 예정 물량에서 5년 계약이 차지하는 비율이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24일 낸 보고서에서 AI 반도체 공급 부족이 2028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내년 영업이익 전망 389조 원과 435조 원, 남은 변수는 환율
두 증권사의 내년 전망만 봐도 차이가 있다. KB증권은 내년 SK하이닉스 영업이익을 389조 원으로 올해보다 약 50% 많을 것으로 봤고, SK증권은 약 435조 원으로 제시했다. 두 전망의 차이는 46조 원이다. 두 전망의 환율·가격 가정은 같지 않을 수 있다.
SK증권은 최근 내년 달러·원 환율 가정을 1,440원에서 1,340원으로 낮추면서도 영업이익 전망은 소폭 높였다. 환율 가정은 내렸는데 전망치는 올랐다. 언론 집계 기준 달러·원 환율 단순평균은 3분기 1,418.6원이었고 10월 1~26일에는 1,337.1원으로 내려왔다.
이제 남은 질문은 실적 발표 뒤 나올 증권사 리포트가 LTA의 가격 조건을 어떻게 평가하느냐다. 회사는 4분기 HBM4 출하·매출이 HBM3E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했다.
이 기사는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특정 종목의 매수·매도 권유가 아닙니다. 투자 판단의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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