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470만원 vs 148만원…SK하이닉스 목표주가가 3배 갈렸다

SK하이닉스(000660) 목표주가가 7월 29~30일 발간된 증권사 리포트를 기준으로 최고 470만원에서 최저 148만원까지 갈렸다. 한국투자증권은 채민숙 애널리스트 명의로 470만원을, BNK투자증권은 이민희 애널리스트 명의로 148만원을 제시했다. 두 수치의 차이는 322만원, 배수로는 약 3.18배다.

같은 기간 SK하이닉스의 주가는 7월 30일 오전 기준 142만9,000원이었다. 목표주가가 현재가보다 높은 것 자체는 흔한 일이지만, 증권사 두 곳의 목표주가가 3배 넘게 벌어졌다는 점은 흔치 않다.

148만원에서 470만원까지, 증권가 10곳이 그린 SK하이닉스

목표주가는 증권사가 통상 1년 안팎의 기간에 그 종목이 도달할 것으로 보는 주가 수준을 말한다. 실적이나 업황 전망이 바뀔 때마다 애널리스트가 새로 산정해 리포트에 담는다. 7월 29~30일 발간된 리포트를 기준으로 10개 증권사의 목표주가를 나열하면 다음과 같다.

증권사 목표주가(만원)
한국투자증권 470
NH투자증권 340
대신증권 320
한화투자증권 315
삼성증권 300
미래에셋증권 280
신한투자증권 270
키움증권 220
DB증권 200
BNK투자증권 148

10곳 중 8곳이 기존 목표가보다 낮춘 수치였다. 목표가를 올린 곳은 한국투자증권과 DB증권 두 곳뿐이었다. 한국투자증권과 BNK투자증권을 뺀 나머지 여덟 곳은 200만~340만원 사이에 있다.

D램 메모리 모듈 회로 클로즈업, SK하이닉스 목표주가 편차. 자료사진
D램 메모리 모듈. SK하이닉스 실제 제품은 아님. 자료사진. Pixabay

같은 신증설 발표를 한쪽은 방패로, 한쪽은 예고로 읽었다

채민숙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2분기 실적 부진을 출하 시점이 늦춰진 일시적 요인으로 보고, 3분기 메모리 가격 상승과 함께 반등할 것으로 봤다. 메모리 업체들의 신증설 계획에 대해서도 다년 계약이 공급과잉 재현 가능성을 낮춘다고 짚었다. D램 가격상승률 20%, 올해 비트그로스 20% 중반대 전망을 근거로 들며 “견고한 펀더멘털은 실적으로 증명되고 있다”고 썼다.

이민희 BNK투자증권 애널리스트가 본 그림은 달랐다. 하이퍼스케일러의 AI 투자가 “가성비 중심”으로 선회하고 있다는 점을 짚었다. 데이터센터를 운영하는 대형 IT 기업들이 최고가 최신 메모리보다 비용 대비 효율이 높은 제품을 우선 채택하는 쪽으로 옮겨가고 있다는 뜻이다. 금리 상승에 따른 자금조달 부담까지 겹치면 메모리 업체들의 신증설 계획이 공급과잉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다. 다만 지금 상황은 “단기 과매도 국면”이라고 진단해 반등 여지까지 닫아두지는 않았다.

출하 이연이냐 낸드 현물가 하락이냐…본 것도 완전히 같지는 않았다

두 증권사가 다르게 읽은 건 신증설 발표만이 아니다. 한국투자증권은 2분기 실적 부진의 원인을 출하 시점 이연, 즉 팔릴 물량이 다음 분기로 밀린 일시적 현상으로 봤다. BNK투자증권은 4월 말 이후 낸드 현물가가 내림세를 타고 있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같은 실적 발표를 두고 한쪽은 일시적 요인으로, 다른 한쪽은 추세적 신호로 읽은 셈이다.

두 회사 사이, 중간값에 가까운 키움증권 박유악 애널리스트는 목표가를 260만원에서 220만원으로 낮추며 “범용 메모리의 실적전망치 조정을 반영”했다고 밝혔다. “그동안 언급해 왔던 우려들이 주가에 반영됐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삼성전자에서도 같은 두 곳이 65만원과 30만원으로 갈렸다

같은 구도는 삼성전자(005930)에서도 반복됐다. 한국투자증권은 7월 31일 목표가 65만원을 제시했고, BNK투자증권은 7월 30일 30만원을 내놨다. 미래에셋증권도 같은 날 55만원이던 목표가를 37만원으로 낮췄다. 낸드 계약가 하락과 중국의 노광기 국산화 흐름을 근거로 들었다.

증권 리포트와 계산기, SK하이닉스 목표주가 격차 분석. 자료사진
증권 리포트와 계산기. 자료사진. Pixabay

목표주가에 붙어 있어야 할 세 가지…발간일·직전 목표가·근거 가정

목표주가와 실제 주가의 격차, 이른바 괴리율(증권사 평균 목표가 대비 현재가)로 보면 8월 7일 기준 SK하이닉스가 146.87%로 코스피 상위 20개 종목 중 1위였다. 삼성전자는 116.7%로 3위에 올랐다. 두 종목 모두 목표가와 현재가 사이 거리가 코스피 대형주 가운데 가장 먼 축에 든다. 괴리율이 클수록 증권가가 보는 적정 가치와 시장이 매기는 가격 사이 간극이 넓다는 뜻이다.

괴리율이라는 숫자 하나에는 이런 맥락이 다 담기지 않는다. 이 지표는 증권사 여러 곳의 평균 목표가와 현재가를 비교한 값이라, 개별 리포트가 며칠 사이 새로 나오거나 바뀌어도 곧바로 반영되지 않는다. 단일 리포트의 목표주가만 따로 떼어 보면 322만원의 폭은 보이지 않는다.

증권사별 SK하이닉스 목표주가 비교 그래프, 7월 29~30일 발간 기준
자료: 각사 리포트(7월 29~30일 발간 기준), 현재가는 7월 30일 오전

목표주가를 읽을 때 함께 봐야 할 정보는 세 가지다. 언제 나온 리포트인지, 직전 목표가에서 얼마나 움직였는지, 그 판단이 어떤 가정 위에 서 있는지다. 한국투자증권의 470만원은 3분기 메모리 가격 반등을 전제로 하고, BNK투자증권의 148만원은 공급과잉 전환 가능성을 전제로 한다. 같은 종목을 보고도 전제가 다르면 숫자도 이만큼 벌어진다.

SK하이닉스 목표주가는 분기 실적 발표 전후로 다시 조정되는 경우가 많다. 이번에 나온 수치들은 7월 29~30일 발간분이라는 시점을 함께 기억해 둘 필요가 있다. 다음 확인 지점은 이후 나올 리포트에서 이 322만원의 격차가 좁혀지는지, 아니면 더 벌어지는지다.


이 기사는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특정 종목의 매수·매도 권유가 아닙니다. 투자 판단의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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