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14억 달러…조업일수 하루 줄어든 9월 1~20일 수출

관세청이 21일 발표한 통관 기준 잠정치에 따르면 9월 1~20일 수출은 714억900만 달러로 1년 전보다 78.3% 늘었다. 수입은 484억4,300만 달러로 26.7% 늘어 무역수지는 229억6,600만 달러 흑자를 냈다. 조업일수는 1년 전 16.5일에서 15.5일로 하루 줄었는데도 하루 평균 수출은 24.3억 달러에서 46.1억 달러로 89.8% 늘었다.
조업일수가 하루 줄고도 일평균 수출은 두 배 가까이 됐다
관세청은 이번 수출이 1~20일 기준 역대 최대이고, 같은 기준 2위는 올해 6월의 617억 달러라고 밝혔다. 어느 해부터 비교한 기록인지는 밝히지 않았다.
기록의 배경을 따지려면 달력부터 봐야 한다. 조업일수는 수출입 신고가 실제로 처리되는 날이 며칠이었는지를 센 값이다. 관세청은 참고사항에서 20일 치처럼 짧은 기간의 통계는 조업일수 변화의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당부했다. 올해는 그 날수가 하루 적었다. 관세청 각주에 따르면 조업일수를 고려한 일평균 수출은 24.3억 달러에서 46.1억 달러로 늘어 89.8% 증가했다. 총액 증가율(78.3%)보다 일평균 증가율이 큰 것도 그래서다.
줄어든 이유는 연휴가 아니다. 올해 추석 연휴는 9월 24~27일로 이 구간 밖이고, 지난해 추석은 10월 6일이어서 지난해 9월에도 연휴가 없었다. 차이는 9월 1일이 무슨 요일이었느냐에서 나온다. 평일은 하루, 토요일은 반나절로 세어 직접 계산해보면 이렇다. 지난해는 9월 1일이 월요일이라 평일 15일과 토요일 3일을 합쳐 16.5일이다. 올해는 화요일이어서 평일 14일에 토요일 3일을 더해 15.5일이 된다. 관세청이 밝힌 조업일수와 같은 값이다.
지난해의 기준값이 유난히 낮았던 것도 아니다. 지난해 9월 1~20일 수출 400억5,000만 달러도 그 전해보다 13.3% 늘어난 값이었다. 이달 11일 발표된 9월 1~10일 순보에서는 조업일수가 지난해와 같은 8.5일이어서 총액과 일평균 증가율이 82.6%로 같았다. 20일 치에서는 두 증가율이 벌어졌다.
9월 1~20일 수출 증가액 313억 달러 가운데 246억 달러는 반도체 몫
반도체 수출은 341억2,800만 달러로 1년 전보다 259.4% 늘었다. 관세청은 1~20일 기준 반도체 수출도 역대 최대라고 밝혔다. 전체 수출에서 반도체가 차지하는 비중은 47.8%로 지난해보다 24.1%포인트 올랐다.

관세청은 지난해 같은 기간 반도체 수출액과 비중을 공표하지 않았다. 증가율에서 거꾸로 계산하면 지난해 반도체는 약 95억 달러, 비중은 23.7%로 추정된다. 이 두 값은 역산이며 관세청 공표치가 아니다. 이 역산을 쓰면 늘어난 수출 313.6억 달러 가운데 반도체 몫이 246.3억 달러로 78.5%다. 나머지 품목은 67.3억 달러 늘었다. 반도체를 뺀 수출은 지난해 305.5억 달러에서 372.8억 달러로 22.0% 늘어난 셈이다. 직전 회차인 9월 1~10일에는 반도체 몫이 76.0%였다.

반도체 수출이 무엇으로 늘었는지는 관세청 자료에 나오지 않는다. 하나증권 김록호 연구원은 21일 리포트에서 “3·4분기 D램과 낸드 가격 모두 기존 전망치를 소폭 상회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메모리 가격 전망을 기존보다 소폭 높여 잡았다는 뜻이다.
다만 관세청 자료에는 물량과 단가를 나눈 내역이 없다. 수출 금액은 물량에 단가를 곱한 값이라 물량이 줄어도 단가가 더 오르면 금액은 늘 수 있다. 출처 기관이 명시되지 않은 8월 31일자 보도에는 D램 수출 물량이 5~7월 사이 13.2% 줄었는데 수출단가가 36.6% 오르면서 금액은 18.5% 늘었다는 수치가 실렸다. 반도체 전체가 아니라 5~7월 D램 한 품목의 값이어서, 이번 9월 수치의 원인으로 읽을 수는 없다.
무선통신기기·자동차부품 등 수출 감소 품목이 1개에서 4개로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9월 1일 8월 수출입동향을 발표하면서 “반도체 외 품목의 증가율도 높아 수출 저변이 넓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9월 1~20일 관세청 붙임표에서는 수출 10대 품목 가운데 네 개가 지난해보다 줄었다.
무선통신기기가 0.4%, 자동차부품과 정밀기기가 6.3%씩, 가전제품이 6.7% 감소했다. 9월 1~10일 순보에서 줄어든 품목은 정밀기기 하나였다. 나머지 여섯 품목은 늘었고 증가율은 철강제품 8.0%에서 반도체 259.4%까지 벌어졌다. 수입에서는 석유제품이 24.8% 줄었다. 국가별로는 호주(13.7%)와 사우디아라비아(22.7%)에서 들여온 금액이 감소했다.
수출 상대국 순위도 움직였다. 9월 1~10일 상위 3국은 중국·미국·대만이었는데 1~20일에는 중국·미국·베트남으로 바뀌었다. 베트남이 58억7,000만 달러, 대만이 55억4,600만 달러로 대만은 4위로 내려앉았다. 상위 3국의 비중은 51.4%다. 관세청은 국가별 수출을 품목별로 나눠 공표하지 않아서 이 순위 변화의 이유는 자료로 확인되지 않는다.
연간 누계 7,650억 달러, 작년 한 해 실적을 9월에 넘어섰다
1월 1일부터 9월 20일까지 누계 수출은 7,649억9,7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5.0% 늘었다. 관세청이 집계한 지난해 연간 수출 7,094억 달러를 7.8% 웃돈다. 관세청은 9월 5일 오후 1시 누적 수출액이 이미 7,094억 달러를 넘어 지난해 기록을 117일 앞당겼다고 밝혔다.
이종욱 관세청장은 9월 5일 대통령 보고에서 “현재의 견조한 수출 흐름이 이어진다면 12월 초쯤 연간 수출 1조달러 달성이 전망된다”고 말했다.
내수 쪽 진단도 나와 있다. KDI는 9월 7일 낸 경제동향 9월호에서 수출과 설비투자가 반도체를 중심으로 높은 증가세를 지속하고 있다고 하면서도, 경기 개선이 가계 전반의 소득으로 충분히 파급되지 못해 “소비 개선세는 완만한 모습”이라고 밝혔다. 한국은행은 9월 10일 통화신용정책보고서에서 8월 기준금리 인상의 배경을 설명하며 국내경제가 “수출 호조와 내수 회복에 힘입어 예상보다 높은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고 했다.
관세청은 신고수리일 기준으로 집계한 이 통계가 2027년 2월 연간 통계 확정 때까지 일부 정정될 수 있다고 밝혔다. 8월 1~10일 수출은 8월 발표 때 212억8,600만 달러였다가 9월 발표에서 212억6,300만 달러로 바뀐 전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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