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찰률 21.8%·낙찰가율 100%, 서울 경매 무엇이 갈랐나

지지옥션이 5일 공개한 10월 경매 동향 보고서에서 전국 아파트 경매 진행 건수는 3,851건으로 전월(3,405건)보다 13.1% 늘어, 2014년 3월(4,063건) 이후 가장 많았다. 지지옥션은 경·공매 데이터를 다루는 민간 업체이고, 이 기사의 수치는 모두 이 회사의 집계다.
서울 아파트 경매의 낙찰률은 21.8%로 전월(35.3%)보다 13.5%포인트 떨어져 2023년 4월(19.0%) 이후 가장 낮았다. 반대로 낙찰가율은 100.1%로 5.4%포인트 올라 석 달 만에 100%를 회복했다. 낙찰되는 물건의 비율은 줄었는데, 낙찰가는 감정가 수준을 넘어섰다.
전국 아파트 경매 3,851건, 2014년 3월 이후 가장 많아
물건이 늘어난 사이 전국 낙찰률은 33.9%로 전월(35.4%)보다 1.5%포인트, 낙찰가율은 85.2%로 전월(85.9%)보다 0.7%포인트 내렸고, 평균 응찰자는 5.4명으로 전월(5.8명)보다 줄었다. 지역별로는 전남광주통합특별시가 119건, 대구가 110건 늘어 증가 폭이 가장 컸고, 경북 71건, 전북 61건, 서울 60건, 인천 58건이 뒤를 이었다.
10월만 따로 보면 2024년 3,493건, 2025년 2,964건이었다. 2025년 10월은 긴 추석 연휴 탓에 일시적으로 줄었다는 것이 지지옥션의 설명이다. 경매에 나온 물건이 한 달 새 400건 넘게 불어난 상황이라, 낙찰률 하락이 수요 감소 때문인지 물건 증가 때문인지는 따로 따져 봐야 한다.

서울, 낙찰 물건은 줄었지만 낙찰가는 감정가 넘겨
낙찰률은 경매에 나온 물건 가운데 낙찰된 비율이다. 낙찰가율은 감정가 대비 낙찰가격의 비율이어서, 100%를 넘으면 감정가보다 비싸게 낙찰됐다는 뜻이다. 서울은 이 두 지표가 10월에 서로 반대 방향으로 움직였다.
10월 서울에서 진행된 아파트 경매는 261건으로 전월보다 29.8% 늘었다. 평균 응찰자는 5.5명으로 전월(5.4명)과 큰 차이가 없었다. 낙찰가율은 올라 전국이 85.2%로 내리는 동안 서울만 100%를 넘었다. 경기 낙찰가율은 87.3%로 전월(88.8%)보다 낮아졌다. 10월 기준으로 보면 서울 낙찰가율은 2024년 97.0%, 2025년 102.3%였고 낙찰률은 각각 41.3%, 39.6%였다. 낙찰가율은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을 지켰지만 낙찰률은 지난해 10월의 절반을 조금 웃도는 수준까지 내려왔다. 연립·다세대를 합친 전국 주거시설로 넓히면 낙찰가율이 69.2%로 2005년 1월 이후 21년 9개월 만에 가장 낮아, 아파트와는 분위기가 다르다.
15억 원 이하 103.6%, 25억 원 이상 97.1%로 갈린 가격대
가격대별로 나눠 보면 엇갈린 이유가 어느 정도 드러난다. 감정가 기준으로 서울 아파트 가운데 15억 원 이하는 낙찰률 21.4%, 낙찰가율 103.6%였고, 25억 원 이상은 낙찰률 13.6%, 낙찰가율 97.1%였다. 중저가는 감정가를 웃돈 반면 고가는 밑돌았다. 자치구별로는 낙찰이 1건뿐인 광진구·강동구를 제외하면 관악구가 111.7%, 성북구가 108.0%로 높았다. 15억 원 초과 25억 원 미만 구간의 수치는 공개되지 않았다.

이 구분은 10·15 대책의 대출 한도 구간과 겹친다. 수도권·규제지역에서 주택담보대출 한도는 시가 15억 원 이하 6억 원, 15억~25억 원 4억 원, 25억 원 초과 2억 원이다. 신보연 세종대 부동산AI융합학과 교수는 이를 “대출 규제가 만들어낸 구조적 현상”으로 해석했다. 고가 아파트는 현금 부담 때문에 매수층이 얇아지고 15억 원 이하에 실수요가 몰리면서 “가격대별로 서로 다른 경매시장이 형성된 것”이라는 설명이다.
다만 중저가도 낙찰률은 21.4%로 낮다. 쏠림이 있더라도 물건이 한꺼번에 늘어난 영향을 함께 봐야 한다는 얘기다. 대출 한도 구간이 가격대를 가른다는 풀이도 해석의 하나일 뿐, 이 수치만으로 인과가 증명되지는 않는다.
쏠림인가 관망인가, 낙찰가율과 실거래가 사이
서울 경매 지표를 시장 전체로 넓혀 읽는 데에는 신중한 의견이 많다. 윤수민 NH농협은행 전문위원은 서울 경매 지표만으로 집값 하락을 단정하기 어렵다고 봤다. 대출 규제로 “경매로 낙찰받는다고 해서 크게 나을 상황이 없어졌다”는 점도 짚었고, 외곽의 상승이 제약을 받는 만큼 중저가 상승세가 내년부터 잦아들 수 있다고 내다봤다. 강은현 법무법인 명도 경매연구소장은 매물이 늘어 선택지가 넓어졌으니 “급하게 매수하지 않아도 된다는 분위기가 형성되면 관망 흐름도 나타날 수 있다”고 했다.
앞으로의 흐름을 가격대별로 갈라 본 전망도 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고가 주택에는 가격 조정 압력이 커지고 중저가 아파트에는 실수요와 투자수요가 집중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다만 외곽의 낙찰 경쟁이 과열로 이어질 수 있다며 “낙찰가율과 실거래가의 격차를 주의해서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관망이 번질지, 중저가 쏠림이 이어질지는 이번 숫자만으로는 알기 어렵다.
다음 확인 지점은 12월 초 나오는 지지옥션의 11월 보고서다. 전국 진행 건수가 2014년 3월의 4,063건을 넘을지, 서울 낙찰률이 21.8%에서 회복될지를 거기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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