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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업신고 3,150건, 2009년 이후 최대…업체 수는 아니다

국토교통부 건설산업지식정보시스템(KISCON)을 28일 조회한 결과 올해 1~9월 건설업 폐업신고 공고는 3,150건으로, 전년 같은 기간(2,441건)보다 29.0% 늘었다. 같은 기간 기준으로 2009년(3,219건) 이후 가장 많다. 다만 KISCON은 이 숫자가 변경·정정·철회를 포함한 공고 건수이며 폐업 업체 수가 아니라고 명시하고 있다.

종합공사업 폐업신고 632건, 2006년 이후 같은 기간 최대

1~9월 기준으로 시계열을 펼치면 2017~2022년에는 공고가 1,700~2,100건대에 머물렀다. 2023년 2,515건으로 뛴 뒤 2024년 2,505건, 2025년 2,441건으로 소폭 줄던 흐름이 올해 한 번에 꺾였다. 2006년 3,867건이 더 많아 역대 최대는 아니고, 2009년 이후로 범위를 좁혀야 맞는 표현이다.

건설업 폐업신고 공고 건수 2006~2026년 1~9월 추이 그래프, 2026년 3,150건
건설업 폐업신고 공고 건수(매년 1~9월). 공고 건수(변경·정정·철회 포함)로 폐업 업체 수가 아니다. 자료: 국토교통부 건설산업지식정보시스템(KISCON), 2026년 10월 28일 조회

업종별로는 종합공사업이 632건으로 전년(466건)보다 35.6% 늘었고, 2006년 이후 같은 기간 가장 많다. 전문공사업은 2,518건이다. 그렇다면 이 건수는 곧 문을 닫은 회사의 수라고 읽어도 될까.

신고 3,150건은 폐업 업체 3,150곳이 아니다

KISCON 조회 화면은 이 수치가 보유 업종 중 일부만 폐업신고한 경우와 종합에서 전문, 전문에서 종합으로 바꾸는 업종전환등록에 따른 폐업신고까지 포함해 “폐업업체수를 나타내는 것은 아닙니다”라고 적고 있다. 업종 일부만 반납해도 집계에 들어간다는 뜻이다.

둘 사이의 간격을 잰 자료로는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의 2023년 분석이 있다. 그해 1분기 공고된 폐업신고 939건 가운데 실제로 문을 닫은 기업은 600개사로 63.9%였다. 신고 열 건 중 여섯 건 남짓이 실제 폐업이었다는 계산이다. 한 분기만 들여다본 분석이라 올해 신고 중 실질 폐업이 얼마나 되는지는 조사된 바 없다. 일부 보도에는 같은 시스템을 인용했다며 1~9월 3,274건이라는 수치가 나왔는데, 28일 재조회값과 차이가 나는 이유는 확인되지 않았다.

대금 회수 지연인가, 과잉 진입의 조정인가

숫자가 폐업 업체 수가 아니라면 무엇을 가리키는지가 남는다. 먼저 나이스신용평가의 보고서가 짚은 것은 돈이 돌아오는 경로다. 보고서를 쓴 권준성 기업평가본부 책임연구원은 주택건설에서 시공사의 자금 회수가 준공이 아니라 “수분양자의 잔금 납입”으로 대부분 완결된다고 설명했다. 유효 신용등급을 받은 주요 21개 건설사의 분양사업장 미수채권은 약 17조7,000억 원이고, 이 가운데 준공 현장분이 7조6,000억 원(약 43%)이다. 준공이 끝난 현장에도 받지 못한 돈이 남아 있다.

건설업계 연구기관인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의 이지혜 연구위원도 폐업 증가의 핵심을 “공사에 투입한 자금을 회수하지 못하는 유동성 문제”가 누적되는 데서 찾았다.

같은 숫자를 정반대로 읽는 시각도 있다. 신보연 세종대 교수는 10월 14일 보도된 인터뷰에서 “과잉 진입했던 업체들이 축소된 시장에 맞춰 조정되는 과정이 폐업 통계로 나타나는 것”이라며, 이어 “모든 기업을 살리는 방식의 정책은 현실적이지 않다”고 말했다. 서진형 광운대 교수는 같은 기사에서 현재 건설경기 침체가 “분양시장 양극화가 그대로 반영된 결과”라고 봤고, PF 시장이 회복되지 않으면 중소 건설사와 시행사가 살아나기 어렵다고 짚었다. 해석은 폐업을 자금 압박의 결과로 볼지, 시장 정리의 과정으로 볼지에서 갈린다.

압박 쪽 지표는 같은 방향을 가리킨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이 작성하는 건설공사비지수는 8월 138.74(잠정, 2020년=100)로 전년 같은 달(130.91)보다 5.98% 올라 12개월 연속 상승했다. IBK기업은행의 3분기 말 건설업 대출 연체율은 직전 분기 1.32%에서 1.48%로 높아졌다. 다만 나이스신평의 수치는 신용등급을 가진 주요 21개사, KISCON은 전체 등록 업체의 공고, 연체율은 은행 한 곳의 대출이어서 세 수치는 대상이 달라 한데 묶어 읽을 수 없다. 박희대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이 건설산업의 “약 99%에 달하는 기업이 중소기업”이라고 설명하는 만큼, 신용등급을 받은 21개사의 수치는 업계 일부의 사정이다.

지방 수요 부진과 한계기업 173곳, 다음에 볼 숫자

수요 쪽에서는 주택산업연구원이 10월 22일 주택사업경기전망과 함께 “지방 주택시장은 수요 부진과 미분양 적체가 지속되고 있어” 일부 지역의 지수 상승을 전반적인 회복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이 전망은 주택사업자 설문이어서 실제 자금 조달 실적과는 다르다.

건설업계 분석에 따르면 3년 연속 이자보상배율이 1 미만인 한계기업은 2021년 62곳에서 2025년 173곳으로 2.8배가량 늘었다. 한승구 대한건설협회 회장은 10월 21일 건설업계가 “일감 부족과 공사비 상승, 안전 규제 강화라는 삼중고”를 겪고 있다고 말했다. 규제 강화에 반대하는 업계 단체의 입장이라는 점은 감안해 읽어야 한다.

확인할 숫자는 둘이다. 9월분 건설공사비지수는 10월 말 발표될 예정이고, 폐업신고 공고는 연말까지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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