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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삼성 HBM 점유율, 한 분기 만에 12%포인트 올랐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가 2026년 9월 3일 공개한 2026년 2분기 글로벌 HBM(고대역폭 메모리) 시장 점유율 집계에서 삼성전자가 33%를 기록했다. 매출 기준 집계로, 전분기 21%보다 12%포인트 높아진 수치다.

같은 집계에서 SK하이닉스는 50%로 전분기(58%)보다 8%포인트 내렸고 마이크론은 18%로 전분기(21%)보다 3%포인트 내렸다. 1위와 2위의 격차는 전분기 37%포인트에서 17%포인트로, 한 분기 만에 20%포인트 좁혀졌다(58%-21%, 50%-33%, 우리 계산). 세 회사의 2026년 2분기 점유율을 더하면 101%로, 조사기관이 소수점을 정수로 반올림한 데서 생긴 차이로 보인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반도체·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을 분기마다 추적해 발표하는 글로벌 시장조사업체다. 이번 수치는 설문조사가 아니라 공급망·출하·가격 데이터를 종합해 추정한 집계치이며, 「Memory Tracker and Forecast Insights Report, Q2 2026」에서 나온 매출 기준 값이다. 표본과 산출식은 공개돼 있지 않고 저자는 개인 실명 없이 ‘팀 카운터포인트’로만 표기됐다.

HBM은 D램 여러 개를 수직으로 쌓아 대역폭을 크게 늘린 메모리로, 엔비디아 등 AI 가속기의 핵심 부품으로 쓰인다. 일반 D램보다 데이터를 훨씬 빠르게 주고받을 수 있어 대규모 AI 모델을 학습·구동하는 서버에 필수 부품으로 꼽힌다. 생성형 AI 확산으로 수요가 커지면서 SK하이닉스·삼성전자·마이크론 세 회사가 사실상 이 시장을 나눠 갖고 있다.

2026년 2분기 글로벌 HBM 점유율 SK하이닉스 50% 삼성전자 33% 마이크론 18% 막대 차트
자료: 카운터포인트리서치 「Memory Tracker and Forecast Insights Report, Q2 2026」 · 매출 기준. 합계 101%는 조사기관의 정수 반올림에서 생긴 차이로 보인다

삼성 21%에서 33%로, SK하이닉스 58%에서 50%로…격차 17%포인트

다섯 분기를 나란히 놓으면 이동의 크기가 그대로 드러난다.

분기 SK하이닉스 삼성전자 마이크론
2025년 2분기 64% 15% 21%
2025년 3분기 56% 23% 21%
2025년 4분기 57% 22% 21%
2026년 1분기 58% 21% 21%
2026년 2분기 50% 33% 18%

삼성이 늘어난 12%포인트 동안 SK하이닉스는 8%포인트, 마이크론은 3%포인트가 빠졌다. 나머지 1%포인트는 앞서 말한 반올림 차다. 다만 어느 물량이 정확히 어디서 어디로 옮겨갔는지를 밝힌 자료는 없다. 표본과 산출식이 공개되지 않은 만큼 이동분을 소수점 단위까지 나눌 수도 없다. 1위와 2위의 격차는 2025년 2분기 49%포인트에서 2026년 1분기 37%포인트, 이번 분기 17%포인트로 줄었다.

1년 전과 비교하면 이동 폭은 더 크다. SK하이닉스는 2025년 2분기 64%에서 2026년 2분기 50%로 14%포인트 내렸고 삼성전자는 같은 기간 15%에서 33%로 18%포인트 올랐다. 마이크론은 21%에서 18%로 3%포인트 내렸다. 세 회사 모두 방향은 최근 분기와 같지만 폭은 전년 동기 비교 쪽이 더 컸다.

전분기 대비 HBM 점유율 변화 삼성전자 플러스12퍼센트포인트 SK하이닉스 마이너스8퍼센트포인트 마이크론 마이너스3퍼센트포인트 막대 차트
자료: 카운터포인트리서치 · 전분기(2026년 1분기) 대비 변화, 단위 %포인트

매출로 세면 33%, 비트로 세면 28%…무엇을 세느냐가 자리를 바꾼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의 집계 기준은 매출이다. 영문 페이지는 이를 ‘Measurement Basis: Revenue’로 명시했다. 매출 기준은 비싼 제품을 판 쪽에 유리하고 비트(bit) 기준은 용량을 많이 실어 보낸 쪽에 유리하다. HBM처럼 세대·단수에 따라 단가가 크게 갈리는 제품에서는 두 기준의 차이가 커진다. 단가가 높은 신제품을 많이 팔면, 실어 보낸 용량(비트)이 그대로여도 매출 기준 점유율은 오를 수 있다는 뜻이다.

실제로 다른 자로 재면 삼성의 자리는 달라진다. 트렌드포스가 지난 2월 내놓은 비트 기준 2026년 연간 전망에서는 삼성 28%, SK하이닉스 50%, 마이크론 22%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분기별 매출 기준으로, 트렌드포스는 연간 비트 기준으로 집계해 기준과 기간이 모두 달라 두 수치를 직접 비교할 수는 없다. 다만 두 조사기관 모두 SK하이닉스를 50%로 짚었다는 점은 눈에 띈다.

조사기관은 “HBM4는 하반기부터”라고 썼다…12%포인트를 만든 것

그렇다면 매출 기준 33%는 어디서 왔을까. 정작 조사기관부터가 신제품 효과에 선을 그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이번 보고서에서 “HBM4 출하는 2026년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가시화될 전망”이라며 현재 HBM 매출의 대부분은 5세대 제품인 HBM3E에서 나온다고 짚었다.

그런데 같은 시기 삼성 내부에서는 제품 구성이 이미 바뀌고 있었다. LS증권 정우성 연구원은 8월 31일 보고서에서 삼성전자의 HBM 출하 안에서 HBM4가 차지하는 비중이 1분기 약 5%에서 2분기 약 35%로 뛰었다고 짚었다(삼성 자사 출하 기준이며 시장 점유율이 아니다). 그는 HBM 사업이 지연된 고객인증과 낮은 양산성 때문에 경쟁사 대비 밸류에이션 할인요인으로 작용해왔다면서도, HBM4에서 “출하 믹스 확대와 수율 개선이 동시에 나타나고 있다”고 봤다.

한국 반도체 수출 데이터에서도 같은 방향이 보인다. 번스타인 리서치는 7월 삼성 충남 지역 HBM 수출의 단위 중량당 가치가 전월 대비 21% 올랐다고 추정했다. 같은 분석에서 물량도 늘어, 4월 대비로는 122% 급증했다고 봤다. 값과 물량이 함께 늘었다는 뜻이다. 반대로 SK하이닉스의 충북·이천 지역 수출은 전월·전분기 대비 약 27% 줄었고 번스타인은 부진 원인으로 “루빈향 HBM4 출하 지연”을 지목했다. 번스타인은 이 흐름이 이어져 삼성전자의 3분기 HBM 매출이 전분기 대비 80%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는데, 기존 예상치보다 30% 높여 잡은 수치다.

매출 기준 집계에서 12%포인트가 늘어난 배경에는 새 제품이 시장을 넓힌 효과 못지않게, 팔던 제품의 값이 오르고 구성이 바뀐 영향도 함께 얽혀 있다.

HBM 반도체 회로기판 클로즈업, 자료사진
반도체 회로기판 클로즈업. 자료사진 Pixabay

점유율이 내려간 분기에 SK하이닉스는 영업이익 60조5,426억 원을 냈다

점유율이 줄었다고 사업이 나빠진 것은 아니다. SK하이닉스는 2026년 2분기 영업이익 60조5,426억원으로 분기 기준 사상 최대를 냈다. 번스타인 집계로는 한국 전체 HBM 수출이 7월 기준 전년 동기 대비 64% 늘었다. 시장 자체가 커지는 국면에서는 조각의 비율이 줄어도 조각의 크기는 커질 수 있다.

송현종 SK하이닉스 코퍼레이트센터 사장은 7월 29일 2분기 실적 발표에서 주요 고객과 2027년 공급 물량·가격을 협의하고 있으며 논의가 순조롭다고 말했다. 그는 “상당 기간 동안 타이트한 수급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삼성전자도 하루 앞선 7월 30일 실적 발표에서 3분기 중 HBM4 매출 비중이 큰 폭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HBM4E 샘플을 출시하겠다고 밝혔다. 두 회사 모두 다음 분기의 승부를 HBM4 물량에 걸고 있다는 뜻이다.

50%는 여전히 1위이고 2위와 격차는 17%포인트다. 마이크론도 3%포인트 줄어, 이번 이동이 1위와 2위 사이의 일만은 아니라는 점도 드러난다. 이번 상승이 추세로 이어질지 따지려면 앞선 흐름을 봐야 한다. 카운터포인트 표에서 삼성은 2025년 3분기 23%에서 4분기 22%, 2026년 1분기 21%로 세 분기 연속 내려간 적도 있어, 한 분기의 상승을 곧바로 추세로 단정하기는 이르다.

같은 조사기관이 집계한 D램 시장에서는 순위가 반대다. 2026년 2분기 D램 점유율은 삼성전자 38%, SK하이닉스 25%, 마이크론 24%다. HBM과 D램은 집계 대상이 다른 시장이라 이 수치를 HBM 순위와 섞어 읽을 수는 없지만 두 회사가 제품군에 따라 서로 다른 자리에 있다는 점은 참고할 만하다.

HBM 수요처인 AI 데이터센터 서버랙, 자료사진
데이터센터 서버랙. 자료사진 Pixabay

HBM4 표준은 2TB/s, 삼성 발표는 3.3TB/s…다음 분기에 갈릴 것

국제반도체표준협의기구(JEDEC)가 2025년 4월 16일 공표한 HBM4 표준(JESD270-4)은 인터페이스 폭을 기존 대비 2배인 2,048비트로 늘리고 스택당 대역폭을 최대 2TB/s까지 지원한다. 독립 채널은 32개로 늘었고 기존 HBM3 컨트롤러와도 호환된다. 당시 JEDEC HBM 소위원회 의장을 맡은 배리 와그너 엔비디아 기술마케팅 디렉터는 “고성능 컴퓨팅 플랫폼이 빠르게 진화하면서 메모리 대역폭과 용량의 혁신을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고 미안 쿠두스 JEDEC 이사회 의장은 “회원사들은 미래 기술을 뒷받침할 표준 개발에 전념하고 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가 반도체 뉴스룸에서 공개한 자사 HBM4 사양은 이 표준 위에 있다. 동작 속도 11.7Gbps를 안정적으로 확보했고 최대 13Gbps까지 낸다고 밝혔으며 대역폭은 최대 3.3TB/s다. 다만 용량은 16단 최대 48GB로, 표준이 정한 상한(64GB)에는 못 미친다. 속도만 보고 모든 면에서 앞선다고 보기는 어렵다.

황상준 삼성전자 메모리개발담당 부사장은 이 발표에서 “성능 확장을 위한 여력을 충분히 확보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같은 발표에서 2026년 HBM 매출이 3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고 HBM4E 샘플은 하반기, 커스텀 HBM 샘플링은 2027년 시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음 분기의 승부처도 이 표준 위에서 갈릴 가능성이 크다. 트렌드포스는 지난 2월 보고서에서 “어느 한 업체도 루빈 플랫폼의 전체 수요를 단독으로 충족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엔비디아가 세 회사를 모두 공급망에 포함할 가능성을 짚었다. 국내 기업 두 곳의 몫을 더하면 83%다(50%+33%, 우리 계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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