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2026년 아파트 전망, 기관마다 갈렸다…금리냐 공급이냐

같은 부동산시장을 보면서도 기관마다 전망이 갈린다. 건설산업연구원은 전국 기준 0.8% 상승만 예상하는 반면, 대한건설정책연구원은 수도권에서 2~3% 상승을 본다. 이 편차는 단순히 장기·단기의 시간 차이가 아니라, 현재 시장을 보는 관점 자체가 다르기 때문이다.

한쪽은 기준금리 인상이 수요를 꺾을 것으로, 다른 한쪽은 구조적 공급 부족이 가격을 지탱할 것으로 본다. 같은 수치를 가지고도 다른 미래를 예측하는 이유를 풀어보면, 현재의 부동산 시장이 얼마나 불확실한지 드러난다.

기관별 2026년 아파트 전망, 0.8%부터 2~3%까지

건설산업연구원은 전국 평균 0.8% 상승을 제시했고, 대한건설정책연구원은 지역을 나눠 수도권 2~3%, 지방은 1% 내외 하락 또는 보합으로 본다. 같은 2026년을 놓고도 2.2%포인트 차이가 난다.

이 편차는 2025년의 상황과 비교하면 더욱 뚜렷하다. 지난해 서울 아파트값은 11.26% 급등했다. 19년 만에 가장 큰 상승폭이었다. 2026년 전망은 그 열기가 대폭 식을 것으로 예상한다는 뜻이다. 0.8%는 물가 상승률(2%)을 감안하면 실질로는 하락을 의미하고, 2~3%도 2025년 상승폭의 5분의 1 수준이다.

2026년 아파트 가격 전망 기관별 비교 차트
자료: 건설산업연구원·대한건설정책연구원 (건정연 수도권은 2~3% 전망의 중간값)

기준금리 인상이 중요하다…건산연의 수요 냉각 시나리오

건설산업연구원의 보수적 전망은 금리 인상의 영향을 크게 보는 데서 비롯된다. 건산연은 기준금리 인상이 “수요 냉각의 계기”가 될 것으로 봤다. 실제로 7월 16일 한국은행은 기준금리를 2.50%에서 2.75%로 인상했다. 금융통화위원회 위원 7명이 만장일치로 찬성한 결정이었다.

기준금리가 오르면 은행의 주담대 금리가 따라 올라간다. 5년 고정형 금리는 6월 말 대비 0.4%포인트 상승해 4.51~7.49% 구간에 올랐고, 변동형도 최대 0.21%포인트 올라 4.13~6.58%가 됐다. 개인 차주들의 이자 부담은 즉각 늘어난다. 한국은행이 추정한 바로는 기준금리 0.25%포인트 인상으로 주담대 차주 전체의 추가 이자가 연간 약 1조 8,000억 원에 달한다.

이는 주택 구매력의 직접적인 약화다. 대출 한도가 줄어들고, 같은 금액을 빌려도 갚아야 할 이자가 는다. 건설산업연구원은 이 냉각 효과가 2026년 가격을 크게 누를 것으로 본다.

공급 부족이 중요하다…건정연의 지역 양극화 시나리오

대한건설정책연구원의 시각은 정반대다. 그들은 가격을 결정하는 더 강력한 변수로 공급을 꼽는다. 건정연은 현재 수도권의 “구조적 공급 부족”이 전고점 회복 흐름 속에서 지역 격차를 확대할 것으로 본다. 2026년 전국 입주 물량을 보면 이 우려가 명확해진다.

정부와 기관들의 통계에 따르면 2026년에 완공해 입주할 아파트는 17만 2,270~18만 3,124세대다. 2025년의 23만 8,372세대 대비 22~28% 감소한다. 특히 수도권은 입주 물량이 8만 1,534세대로, 지난해 대비 28% 줄어든다. 서울은 더 심각해서 1만 6,412세대만 입주 예정인데, 이는 2025년 대비 48% 감소다. 7월 서울의 구별 매매가 상승률은 성북구 +0.49%, 구로구 +0.44%, 중구 +0.40%, 강서구 +0.38%로 편차가 크다. 3기 신도시 입주 지연, 도심 재건축의 부진, 프로젝트 파이낸싱(PF) 경색 등이 겹쳤다.

아파트 건물 외관 자료사진
아파트 건물 외관. 자료사진 Pixabay

정부도 이를 반전시키려 한다. 국토교통부의 9·7 공급 대책은 2026년부터 5년간 수도권 지역에 135만 가구를 신규 착공하겠다는 목표다. 서울에서도 재건축·재개발 명목으로 2만 2,456가구의 민간 물량 착공을 계획 중이다. 착공과 입주는 3년 이상 떨어져 있다. 2026년의 공급 부족은 피할 수 없고, 그 부족이 가격을 받쳐줄 것으로 건정연은 예상한다.

이 때문에 건정연은 지역 간 양극화가 심화될 것으로 전망한다. 수도권은 공급 부족으로 2~3% 오르는 한편, 인구 감소와 수요 약화로 지방은 1% 내외 하락하거나 보합할 것이라는 시나리오다. 하나금융연구소는 2026년 경제성장률이 1.8~2.1%로 개선되면서 기존 주택 거래가 전년 대비 3% 증가해 연환산 420만 건 수준이 될 것으로 본다. 수도권 강세는 서울 한강벨트와 강남 인접 지역 중심으로 진행될 것으로 전망했다.

불확실성이 시장이다…기관도 가정을 밝힌 이유

두 전망을 고르게 평가하려는 기관도 있다. KB경영연구소는 2026년의 부동산 시장을 “안정 속 불안”이라 진단했다. 기회와 리스크가 공존한다는 의미다. 이들은 금리와 공급 어느 한쪽이 아니라 정책의 향방을 가장 중요한 변수로 본다. 세제 개편이 실제로 시행되는지, 대출 규제가 완화되는지에 따라 시장의 흐름이 크게 바뀔 수 있다고 본다.

흥미로운 신호가 나왔다. 7월 주택가격전망지수는 127을 기록했다. 전월 대비 7포인트 올랐고, 2021년 9월(128) 이후 4년 10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소비자 심리 개선이 명확하다는 뜻이다. 그런데 이 수치는 함정을 담고 있다. 조사는 7월 16일 기준금리 인상 이전에 이루어졌다. 금리가 오른 뒤 소비자 심리가 어떻게 움직일지는 아직 미지수다.

결국 기관들의 편차는 불확실성의 표현이다. 금리가 추가로 인상될지, 규제가 완화될지, 착공 물량이 예정대로 진행될지 누구도 확신할 수 없다. 각 기관이 그들의 가정을 명시적으로 드러내는 것 자체가, 현재의 부동산 시장이 단 하나의 미래로 수렴하지 않는다는 신호다. 반대로 말하면, 시장 참여자들이 기관의 전망 편차를 보고 자신의 판단을 세워야 한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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