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17.91% 코스피 사상 최대 상승…7월은 역대 3위 하락 마감

지난달 31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1,001.89포인트(17.91%) 오른 6,595.45로 마감했다. 한국거래소 집계 기준 상승률과 상승폭 모두 역대 최대다. 코스닥도 11.63% 오른 719.76으로 역대 2위 상승률을 기록했다. 직전 사흘간 코스피는 내리 하락했고, 그중 이틀은 사상 처음으로 이틀 연속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될 만큼 급락한 뒤였다.

사흘 내려간 자리에서 하루에 1,001포인트

코스피는 이번 반등 전 사흘 내내 하락했다. 7월 28일 6,023.66으로 마감해 전날보다 10.84% 빠졌고, 이튿날인 29일에는 5,663.24로 다시 5.98% 내렸다. 이날은 이틀 연속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된 사상 첫 사례였다. 30일에는 낙폭이 1.23%로 줄며 5,593.56에 겨우 자리를 잡았다.

지난달 31일 코스피는 이 5,593.56에서 하루 만에 1,001.89포인트를 더해 6,595.45로 마감했다. 상승률 17.91%는 종전 최대 기록이던 2008년 10월 30일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의 11.95%를 6%포인트 가까이 웃돈다. 상승폭 기준 종전 최대였던 지난 7월 9일의 612.52포인트도 갈아치웠다. 코스닥은 11.63% 오른 719.76으로 역대 2위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날 오전 9시 6분에는 코스피·코스닥 양쪽에서 동시에 매수 사이드카가 발동됐다. 11거래일 만의 일이었다.

코스피 일간 등락률 추이, 7월 28일부터 31일까지 4거래일 그래프
자료: 한국거래소 집계, 각 거래일 종가 기준

외국인 7조2000억 사고 개인 8조2000억 팔았다, 둘 다 역대 최대

매수 주체를 보면 이날 반등의 성격이 더 뚜렷해진다. 유가증권시장 기준으로 외국인은 7조2,196억 원을 순매수했다. 종전 최대 기록이던 지난해 10월 2일의 3조1,400억 원을 두 배 넘게 웃도는 역대 최대치다. 외국인은 SK하이닉스(000660)를 3조6,086억 원, 삼성전자(005930)를 2조1,168억 원 사들이며 두 종목에 매수세를 집중했다.

반대편에서는 개인이 8조2,543억 원을 순매도했다. 이 역시 지난 4월 8일의 5조4,161억 원을 넘어선 역대 최대 순매도 기록이다. 기관은 1조1,782억 원을 순매수하며 외국인 편에 섰다. 외국인이 쓸어담는 자리에서 개인이 가장 큰 규모로 물량을 던진 셈이다.

종목별로는 SK하이닉스가 1,718,000원으로 장을 마치며 29.95% 오른 상한가를 기록했다. 상장 이후 처음이다. 삼성전자도 262,500원으로 26.81% 뛰며 거래대금 14조7,691억 원을 기록했다. 정부도 이날 변동성을 주시했다.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시장 상황에 대해 “각별한 경각심”을 갖고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코스피 급등 당일 주식 시세 전광판 화면. 자료사진
주식 시세 전광판. 자료사진. Pixabay

미 AI 헤지펀드 160억 달러 매각…레버리지 거래대금 15조에서 3조로

급반등의 배경에는 국내 수급 요인만 있는 게 아니었다. 미국 CNBC와 테크크런치 등은 지난달 30일 전 오픈AI 연구원 레오폴드 아셴브레너가 세운 AI 특화 헤지펀드 시추에이셔널 어웨어니스(Situational Awareness LP)가 공개주식 포지션을 정리했다고 보도했다. 올해 초 최대 약 450억 달러였던 자산은 약 100억 달러로 줄었고, 복수 외신은 헤지펀드 시타델이 약 160억 달러 규모의 공개주식 포트폴리오를 인수했다고 전했다. 증권가에서 국내 반도체주 급락의 매도 배경 중 하나로 지목해 온 강제 청산도 이 무렵 마무리 국면에 들어섰다.

레버리지 상품 거래도 같은 흐름을 보였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 거래대금은 지난달 29일 15조 원에서 30일 12조4,000억 원, 31일에는 약 3조 원으로 이틀 만에 5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 금융위원회는 지난달 31일부터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을 사려면 현금 3,000만 원 이상을 예탁하도록 기준을 올렸다. 지난 28일 발표한 조치가 시행에 들어간 첫날이었다.

메리츠증권 이진우 리서치센터장은 이날 반등을 “극단적인 상황에서는 벗어났다”면서도 V자 반등이 이어지려면 시장의 신뢰와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짚었다. 같은 증권사는 반도체 업종 전반에 매수세가 몰린 배경으로 AI 투자 사이클에 대한 시장의 신뢰 회복을 꼽았다.

서울 여의도 증권가 금융 빌딩 외관. 자료사진
증권가 빌딩. 자료사진. Pixabay

코스피 폭등해도 7월은 역대 3위 하락 월…해석은 둘로 갈렸다

하루 급등에도 불구하고 7월 한 달을 통으로 놓고 보면 그림이 달라진다. 키움증권 한지영 연구원은 이날 폭등에도 코스피 7월 월간 하락률이 “-22.1%대로 역대 3위”라고 지적했다. 하루의 반등이 한 달간 쌓인 낙폭을 되돌리기엔 부족했다는 뜻이다. 토스증권 이영곤 리서치센터장도 “하루의 급등만으로 새로운 상승 추세를 이야기하기는 이르다”고 선을 그었다.

반대로 보는 시각도 있다. KB증권은 수급 불안 요인이 걷히는 가운데 증시 상방 재료가 우위에 서 있다며 바닥 다지기 국면 진입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실제로 이날 상승은 반도체에만 쏠리지 않았다. 전기·전자가 26% 올라 가장 컸지만 제조·의료정밀기기·기계장비·증권까지 두 자릿수 상승을 기록했고 화학·제약처럼 상대적으로 덜 오른 업종도 1~2%대 플러스로 마감해 사실상 전 업종이 올랐다.

변동성 지표는 여전히 높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 코스피200 변동성지수(VKOSPI)는 이날 84.35로 전날보다 낮아졌지만 6월 사상 최고치였던 96.94에 비해 낮을 뿐 역사적으로는 여전히 높은 구간이다. 관건은 이 반등이 다음 달까지 이어지느냐다. 8월로 예정된 팔란티어·AMD·샌디스크 등의 실적 발표와 미국 7월 비농업 고용지수, 그리고 지난달 31일부터 시행된 레버리지 상품 예탁금 3,000만 원 규제가 실제로 변동성을 낮추는지가 다음 확인 지점으로 남았다.


이 기사는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특정 종목의 매수·매도 권유가 아닙니다. 투자 판단의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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