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비농업 일자리 16만2,000명 늘었는데 뉴욕증시는 왜 내렸나

미국 노동통계국(BLS)이 4일(현지시간) 내놓은 8월 고용상황보고서에서 비농업 일자리는 전월비 16만2,000명 늘었다. 사업체·정부기관 약 11만9,000곳의 급여대장을 집계한 사업체조사 결과로 계절조정을 거친 잠정치이며, 다우존스(5만3,000명)·블룸버그(5만5,000명)·로이터(5만6,000명) 컨센서스를 모두 크게 웃돌았다. 그런데 정작 뉴욕 3대 지수는 다우존스30 -0.51%, S&P500 -0.38%, 나스닥종합 -0.29%로 하락 마감했다.

가장 낙관적인 예상치 12만1,000명마저 넘긴 16만2,000명

세 곳의 컨센서스는 5만3,000~5만6,000명 구간에 모여 있었다. 다우존스 이코노미스트 서베이·블룸버그 집계·로이터 이코노미스트 폴이 모두 이 좁은 구간에서 움직였고, 실측치는 이 구간을 훌쩍 넘어선 자리에서 나왔다.

더 눈에 띄는 대목은 로이터 폴의 예상 범위다. 이 조사에 참여한 이코노미스트들이 각자 내놓은 전망치는 마이너스 성장을 점친 -2만5,000명부터 대폭 증가를 본 12만1,000명까지 폭넓게 흩어져 있었다. 그런데도 가장 낙관적으로 본 이코노미스트가 내놓은 상단값인 12만1,000명조차 실측치 16만2,000명에는 못 미친다. 예측 범위를 가장 넓게 잡았던 쪽조차 이 폭을 짚어내지 못한 셈이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의 아이라 저지 전략가는 이번 발표를 두고 “고용 증가 폭이 예상보다 크고 과거 수치까지 상향 조정된 만큼 시장이 9월 금리 인상을 전혀 예상하지 않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배율로 따지면 다우존스 대비 3.06배, 로이터 대비 2.89배다. ‘3배 서프라이즈’라는 말이 대략은 맞지만, 정확한 배율은 어느 컨센서스를 기준으로 삼느냐에 따라 갈린다.

직전 12개월 월평균 3만1,000명, 새 일자리 절반 이상은 두 부문에서 나왔다

컨센서스보다 더 선명한 비교축은 평소 값이다. BLS는 이번 보고서에서 직전 12개월 월평균 증가폭을 3만1,000명으로 밝혔다. 8월 16만2,000명은 이 평균의 다섯 배가 넘고, 5개월 만에 가장 큰 폭이다(직전 최대는 3월).

늘어난 자리를 뜯어보면 두 부문에 몰려 있다. 숙박·음식점업에서 5만9,000명, 지방정부 교육에서 4만2,000명이 늘었다. 두 부문만 합쳐도 8월 증가분의 절반을 훌쩍 넘는다. 뒤이어 건설이 2만2,000명, 제조업이 1만6,000명, 보건의료가 1만3,000명 늘었다. 반대로 정보산업은 2만3,000명 줄었다.

미국 월별 비농업 일자리 증가폭 추이 그래프
자료: 미 노동통계국 고용상황보고서(2026년 8월분, 2026년 9월 4일 발표). 6·7월은 이번 발표에서 상향 수정된 값, 8월은 잠정치

반반이던 9월 인상 확률, 마감 때 58.4%로 올라섰다

이번 국면에서 저울질되는 것은 인하가 아니라 인상이다. 현재 연방기금금리 목표범위는 3.50~3.75%로, 2025년 하반기 세 차례 인하 이후 조정이 없었다. 연준은 기준금리를 하나의 숫자가 아니라 0.25%포인트 폭의 목표범위로 정한다. 이 결정을 내리는 회의가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로, 한국의 금융통화위원회에 해당하는 연준의 정책결정 기구다. 다음 FOMC는 9월 15~16일이다.

시장이 매긴 확률은 하루 사이 크게 흔들렸다. 연방기금금리 선물 가격에서 역산하는 CME 페드워치 기준으로, 9월 3일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의 발언 직후 48%까지 낮아졌던 9월 0.25%포인트 인상 확률은 고용지표 발표 직전 49~50%로 올라섰고, 9월 4일 장 마감 무렵에는 58.4%까지 뛰었다. 하루 만에 9.0%포인트 올랐다.

캐피털이코노믹스의 스티븐 브라운 북미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가장 확고한 비둘기파라도 이번 고용보고서에서 금리를 그대로 두는 것을 정당화할 근거를 찾기 어려울 것”이라고 짚었다. LPL 파이낸셜의 제프리 로치 수석 이코노미스트도 “9월 16일 금리 인상 가능성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고 봤다. 다만 정책을 실제로 정하는 쪽의 셈법은 다르다. 월러 이사는 9월 3일 “앞으로 2주 동안 나오는 지표에서 물가 둔화가 확인되면 금리 동결을 지지하겠다”면서도, 지표가 협조하지 않으면 인상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비농업 일자리 지표와 연동되는 미국 달러화 지폐. 자료사진
미국 달러화. 자료사진. Pixabay

지수도 코인도 내렸고, 오른 건 국채금리였다

실측 반응은 방향이 뚜렷했다. 발표 직후 다우존스30·S&P500 선물은 나란히 0.21% 내렸고, 코스피200 야간선물은 1,049.55로 하락 전환해 0.28% 밀렸다(한국시간 오후 9시 45분). 8만1,000달러대에 있던 비트코인은 7만9,000달러대로 내려갔고, 이후 7만8,000달러대까지 밀리며 8만 달러선을 밑돌았다.

뉴욕 3대 지수도 하락 마감했다. 다우존스30 산업평균은 53,414.25(-271.86포인트), S&P500은 7,718.60(-29.11포인트), 나스닥종합은 26,506.99(-77.07포인트)로 장을 마쳤다.

반대로 움직인 것은 국채금리다. 미 2년물 국채금리는 4.379%로 올랐고 10년물은 4.783%까지 올랐다. 달러인덱스도 99.17로 0.21% 상승했다. 원자재 시장도 함께 움직여 브렌트유는 배럴당 96.28달러로 0.80%, WTI는 91.48달러로 0.20% 올랐다. 정책금리 기대는 만기가 짧은 국채일수록 더 직접적으로 반영된다. 좋은 고용지표에 위험자산은 팔리고 단기 금리가 더 크게 뛴 조합은, 이번 하락의 무게중심이 경기 우려보다 금리 셈법 쪽에 있었다는 정황이다.

뉴욕증권거래소 건물 외관과 성조기
뉴욕증권거래소 건물 외관. 자료사진. Pixabay

오차범위 ±12만2,000명, 그리고 부호가 뒤집힌 7월

사업체조사는 전수조사가 아니다. 미국 내 전체 비농업 일자리의 약 26%에 해당하는 사업장을 표본으로 뽑아 그 안에서 늘고 준 몫을 전체로 환산한 값이다.

이 숫자에는 반대편도 있다. BLS가 기술노트에서 밝힌 비농업 고용 전월비 변화의 신뢰구간은 약 ±12만2,000명이다. 실측치 16만2,000명과 다우존스 컨센서스 5만3,000명의 차이는 10만9,000명으로, 이 오차범위 안에 들어간다. 이 신뢰구간은 표본에서 뽑은 추정값 자체가 지닌 불확실성의 폭이다. 16만2,000명을 기준으로 잡으면 실제 증가폭이 4만 명 언저리였을 가능성도 통계적으로는 배제되지 않는다. 시장이 반응한 ‘예상 밖’의 크기는 통계적 오차로도 설명되는 폭이다.

그 오차가 실제로 방향을 뒤집은 사례가 이번 발표 안에 있다. 7월치는 최초 발표 -2만3,000명(감소)에서 +2만1,000명(증가)으로, 수정폭 4만4,000명에 부호까지 바뀌었다. 6월치도 2만 명에서 3만1,000명으로 올라갔다. 사업체조사의 첫 두 달치 추정값은 응답이 다 들어오지 않은 상태에서 나오는 잠정치이고, 두 차례 수정을 거쳐야 확정된다. 이번 16만2,000명도 같은 절차를 두 번 더 거친다. 매년 이뤄지는 연간 벤치마크 수정에서도 지난 10년 평균 수정폭이 0.2%(절대값 기준)였다.

같은 보도자료에 실렸다고 같은 조사는 아니다. 비농업 고용 증가폭은 사업체 약 11만9,000곳의 급여대장을 집계한 사업체조사에서 나오고, 실업률과 참가율은 약 6만 가구를 설문한 가계조사에서 나온다. 앞은 일자리를 세고 뒤는 사람을 센다. 8월 실업률은 전월과 같은 4.1%, 경제활동참가율은 61.6%로 소폭 올랐다.

임금 쪽에서는 다른 경고가 나온다. 시간당 평균임금은 전년 동월 대비 3.1% 올랐는데, 7월 3.2%보다 오히려 둔화한 수치다. 알리안츠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의 찰리 리플리 수석 투자전략가는 시간당 임금 상승률이 연 3.09%로 올해 들어 가장 낮다며 실질임금이 사실상 마이너스 상태라고 지적했다. 웰스파고의 톰 포첼리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참가율이 더 오르면 그 반등만으로도 실업률이 오를 여지가 있다고 봤다. 지금 4.1%에 머문 실업률이 앞으로도 계속 낮게 유지되리라는 보장은 없다.

한미 금리차 0.75%포인트, 9월엔 한국 금통위가 없다

이 흐름은 한국 통화정책과도 맞닿아 있다. 한국은행 기준금리는 8월 27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2.75%에서 3.00%로 올랐다. 미국 연방기금금리 상단(3.75%)과의 격차는 0.75%포인트다. 9월에 미국이 0.25%포인트를 더 올리면 상단은 4.00%가 되고 격차는 1.00%포인트로 벌어질 수 있다.

금리차가 벌어지면 원화는 통상 약세 압력을 받고, 환율이 오르면 수입 물가에도 오름 압력이 더해진다는 게 흔히 통용되는 경로다. 다만 이번 격차 확대는 계산값일 뿐, 실제 환율·물가가 얼마나 움직일지는 별개다.

같은 날 서울 주간거래 원달러 환율 종가 1,350.4원과 코스피 6,687.21은 한국시간 오후 3시 30분 확정값으로, 미 고용지표 발표(오후 9시 30분)보다 앞선 시각이다. 발표 전후를 가르는 동일 계열 비교값은 달러인덱스뿐이다. 서울 시장 마감 시점 98.993이었던 달러인덱스는 뉴욕 마감 무렵 99.17로 올라섰다.

한국은행은 9월 2일 물가상황 점검회의에서 이지호 부총재보 주재로 근원물가를 중심으로 높은 오름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다음 금융통화위원회는 10월 22일이다. 9월에는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가 없다.

연준이 9월 15~16일 회의 전에 확인할 것은 다음 주에 나오는 생산자물가와 소비자물가다. 고용 하나로 결정이 난 것은 아니다. 8월 고용지표 역시 앞으로 두 차례 더 수정을 거치고, 다음 고용상황보고서는 10월 2일 나온다. 선물시장이 반영한 인상 확률은 9월 4일 마감 기준 58.4%로, 반반이던 무게추가 6 대 4로 옮겨간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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