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은행 가계대출 5조4000억…증가폭 2조2000억 줄어

한국은행이 14일 발표한 「2026년 7월중 금융시장 동향」에서 은행권 가계대출은 한 달 새 5조4000억원 늘어, 증가폭이 6월(7조6000억원)보다 2조2000억원 줄었다. 같은 날 금융위원회가 내놓은 「가계대출 동향(잠정)」에서는 상호금융·저축은행 등을 더한 전 금융권 가계대출이 6조2000억원 늘어, 6월(8조3000억원)보다 2조1000억원 축소됐다고 밝혔다.
이승엽 한국은행 금융시장국 시장총괄팀 차장은 “가계대출 증가폭이 축소됐지만 여전히 예년 수준을 상회하고 있어 경계감을 가지고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증가폭은 둔화됐어도 잔액은 계속 불어나는 중이다. 이번 달에도 주택담보대출만 3조4000억원 순증했다.
은행권 5조4000억과 전 금융권 6조2000억, 차이 8000억은 제2금융권
두 기관이 내놓은 숫자가 다른 건 오차가 아니라 집계 범위가 다르기 때문이다. 은행권은 예금은행만 집계한 것이고, 전 금융권은 여기에 상호금융·저축은행·여신전문·보험을 더한 것이다. 두 수치의 차이 8000억원이 제2금융권분이다. 항목별로 봐도 계산이 맞아떨어진다. 은행권은 주택담보대출 3조4000억원에 기타대출 2조원을 더해 5조4000억원, 전 금융권은 주택담보대출 3조5000억원에 기타대출 2조7000억원을 더해 6조2000억원이다. 제2금융권만 떼어 보면 8000억원 늘어 전월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는데, 안에서는 흐름이 갈렸다. 상호금융권은 감소로 돌아선 반면 저축은행·여신전문금융사는 증가로 돌아섰다. 금융위원회 집계로는 보험권도 7000억원 늘었다.

주택담보대출 3조4000억, 6월보다 9000억 줄었다
은행권 기준 주택담보대출은 7월 한 달 3조4000억원 늘어 잔액이 948조4000억원으로 커졌다. 증가액 자체는 여전히 조 단위지만 6월(4조3000억원)과 비교하면 9000억원 줄었다. 이승엽 차장은 이 둔화의 배경으로 “전세 거래 감소세 지속”과 “이미 분양된 물량의 중도금 납부 수요 둔화”를 들었다. 4~5월 수도권 주택거래량이 늘면서 커졌던 불씨가 여름 들어 사그라드는 모양새다. 기타대출(신용대출 등)도 2조원 늘어 6월(3조3000억원)보다 1조3000억원 적게 늘었다. 이승엽 차장은 기타대출에 대해 “개인의 주식투자 둔화 등의 영향으로 증가세가 약해졌지만 예년과 비교하면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고 말했다. 기타대출 잔액은 245조4000억원으로, 주택담보대출과 함께 은행권 가계대출 전체를 떠받치고 있다.

전세자금은 8000억 순감소, 2025년 9월부터 이어진 흐름
전세자금대출은 7월에도 8000억원 순감소했다. 5월 -6000억원, 6월 -7000억원에 이어 감소폭이 매달 커지는 흐름이다. 이 추세는 갑자기 시작된 게 아니다. 지난해 9월부터 약 11개월째 이어지고 있다. 이미 진행 중이던 감소세가 조금 더 깊어졌을 뿐이다. 원인은 전세 거래 자체가 줄어드는 데 있다고 한국은행은 설명했다.
한국은행이 경계감을 유지한 이유
증가폭만 보면 안심할 결과처럼 읽힌다. 그런데 전년 동월과 비교하면 얘기가 달라진다. 2025년 7월 전 금융권 가계대출 증가액은 2조2000억원이었다. 올해 7월(6조2000억원)은 그보다 세 배 가까이 크다. 전월 대비로는 둔화했지만 전년 대비로는 오히려 확대됐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8월 14일 확대 가계부채 점검회의를 주재하며 가계대출 증가규모가 과거 평균치 대비 여전히 높다고 지적하고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날 회의에는 금융위원회·기획재정부·국토교통부·한국은행·금융감독원 등 10개 기관이 참석했다. 이어 “위험요인이 상존하는 만큼 면밀히 모니터링해 철저히 관리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가 꼽은 위험요인은 수도권 중심 주택가격 상승 기대, 주택거래량 증가, 휴가철 자금수요 등이다. 자금수요가 느는 7월의 계절적 요인에도 증가세가 둔화된 것을 두고는, 이억원 위원장이 “금융권의 적극적 자율관리 조치 시행에 따른 영향”이라고 평가했다. 증가폭이 준 것과 별개로 주택담보대출은 이번 달에도 3조4000억원 순증했다. 잔액이 줄어든 게 아니라 늘어나는 속도만 조금 느려졌을 뿐이라는 뜻이다. 같은 날 금융감독원은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규제를 한시적으로 유예하고 애로해소 센터 설치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은행연합회도 주택공급 자금지원을 강화하고 신용대출 자율관리를 이어가겠다고 했다.

다음 확인 지점 — 8월 지표와 대출 총량 조정
이번 조정 국면에는 이미 정해진 변수 하나가 얹혀 있다. 정부는 8월 13일 발표한 부동산 대책에서 올해 가계부채 총량 증가율 관리 목표를 1.5%에서 3% 수준으로 높였다. 이 조정은 이번 7월 지표 발표(8월 14일) 시점에는 이미 확정돼 있었기 때문에, 이번 달 수치에는 아직 반영되지 않았다. 이 조정이 8월 이후 대출 흐름에 어떤 영향을 줄지는 다음 달 지표에서 가늠할 수 있다. 이승엽 차장은 “향후 대출 흐름은 대출 수요뿐 아니라 대출 태도와 주택시장 상황, 최근 부동산 관련 정책 변화 등 여러 요인의 영향을 받는 만큼 현재로서는 예단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다음 금융시장동향 발표는 9월 중순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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