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의 전쟁에 가까운 우정” — 김초엽 3년 만의 장편

김초엽이 세 번째 장편소설 «태양 아래 올리브»를 냈다. 자이언트북스가 8월 3일 펴낸 이 책은 «파견자들»(2023) 이후 3년 만의 장편으로, 기후 재난 현장을 다니는 수녀 이레와 과학 유튜버 솔민이 8년 만에 재회해 한국에서 베트남·라오스·태국 북부까지 국경을 넘는 이야기를 그린다. 출판사가 소개한 이 소설의 질문은 이렇다. “세상을 이해 가능한 것이라고 믿는 사람과 세상의 이해할 수 없음에 숨이 막혀 도망치려는 사람 사이에 진실한 우정이 존재할 수 있을까?” 이 물음에 답을 찾아가는 방식이, 이번 소설에서는 전작들과 달라졌다.
기후 재난 다니는 수녀와 과학 유튜버, 8년 만의 재회
소설은 두 인물의 재회로 시작한다. 이레는 기후위기 대응 수녀회 ‘푸른아녜스’ 소속으로 재난 현장을 돌아다니는 수녀다. 솔민은 과학기술 정책 매거진 에디터로 일하면서 익명 채널 ‘미놋’을 운영하는 과학 유튜버다. 두 사람은 8년 만에 다시 만나고, 이레의 정체를 둘러싼 사건을 계기로 한국에서 시작해 베트남과 라오스의 메콩강 유역, 태국 북부까지 국경을 넘는 추적극이 펼쳐진다. 출판사는 이 작품을 김초엽이 처음 선보이는 질주하는 SF 버디 로드트립이라고 소개했다.
제목이 가리키는 장면도 도입부에 있다. 알라딘 소설 MD 김효선의 서평에 따르면 이레는 소설 첫머리에서 ‘있어서는 안 될 곳에 자란 올리브’를 본다. 날씨가 점점 더워지며 한국에서까지 재배가 가능해진, 태양 아래 은백색으로 빛나는 올리브 나무가 그의 눈을 사로잡는다. 이 책에는 봉준호 감독과 김상욱 물리학 교수가 추천사를 썼다.

이 나무 한 그루가 놓인 자리에서, 이야기는 원래 지금과 다른 모양이었다. 처음부터 두 시점으로 설계된 게 아니었다.
이레 시점으로만 몇 달을 썼는데 이야기가 살아나지 않았다
김초엽은 이투데이 인터뷰에서 처음엔 단일 시점으로 썼다고 말했다. “처음에는 이레 시점으로만 썼다. 그런데 몇 달 동안 쓰고 나서도 이야기가 잘 안 살아났다”고 돌아봤다. 그가 택한 다음 방법은 시점을 하나 더 여는 것이었다. 이중 시점으로 옮겨가는 작업을 그는 “한 역할에 깊이 들어가는 연기를 매일 다른 배역으로 바꿔가며 하는 기분”이라고 표현했다.
그가 다중 시점을 택한 이유는 인물 자체에 있었다. 그가 그리려 한 건 인간이라는 종이 아니라 설명하기 어려운 한 사람이었다. 성격과 사고방식이 완전히 다른 두 사람을 한자리에 세우면서, 그는 “성격도 사고방식도 완전히 다른 인물들을 한자리에 세워놓고, 거의 전쟁에 가까운 우정을 써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예전 작품에서는 인간이라는 종에 관심이 많아 인간의 조건을 이리저리 바꿔보는 이야기를 많이 썼지만, 이번에는 일반화할 수 없을 만큼 구체적인 한 개인의 내면을 들여다보고 싶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이렇게 팽팽하게 세운 두 사람이 서로를 견디는 방식은, 결국 믿음의 문제로 이어진다.
믿는 거지 확신은 못 한다…신앙과 회의 사이에 놓인 우정
이중 시점이라는 형식 자체가 이 질문에 대한 하나의 답이다. 겨냥한 지점은 결국 믿음이다. 그는 “타인에게 마음이 있다는 걸 믿는 얘기다. 근데 믿는 거지 확신은 못 한다”고 말했다. 이레와 솔민은 서로의 속을 들여다볼 수 없지만, 독자는 두 사람의 마음을 번갈아 오가며 경험한다. 이 믿음은 종교의 언어를 빌리되 종교에만 갇히지 않는다. 알라딘 소설 MD 김효선은 이 소설이 그리는 미래를 기후위기가 이미 성큼 다가온 현실과 겹쳐 소개하면서, 작가의 말(391쪽)의 한 문장을 인용했다. “증명할 수 없음을 알면서도, 그것을 끝내 믿기로 선택하는 일.” 소설이 던진 첫 물음, 이해 가능하다고 믿는 사람과 이해할 수 없음에 도망치려는 사람 사이에 우정이 가능한가라는 물음은 이 대목에서 다시 돌아온다.

인간·비인간 경계보다 한 사람의 마음이 궁금한 독자에게
«지구 끝의 온실»과 «파견자들»에서 김초엽 특유의 인간과 비인간의 경계 탐색을 좋아했던 독자라면 이번 작품도 낯설지 않을 것이다. 자이언트북스는 두 전작 역시 낯선 세계를 열고 인간과 비인간의 경계를 탐색해온 작품으로 소개한다. 다만 이번엔 초점이 종에서 개인으로 옮겨갔다. 신앙과 과학적 회의가 부딪히는 인물 구도, 국경을 넘는 추적극의 속도감을 원하는 독자에게 더 맞는 지점이다. «태양 아래 올리브»가 낯설게 느껴진다면 두 전작부터 먼저 읽어보는 것도 방법이다. 작가가 무엇을 바꾸고 무엇을 그대로 뒀는지가 비교하며 보일 것이다.
«태양 아래 올리브»는 12일 조회 기준 알라딘 종합(전 분야) 주간 베스트셀러 7위에 올라 있다. 이 순위를 만든 세일즈포인트 73,510은 알라딘이 판매량과 판매 기간을 가중해 산출하는 자체 지수이며, 소설 부문 단독 순위가 아니라 종합 주간 집계다. 이 지수는 실시간으로 갱신되므로 조회 시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같은 시점 평점은 10점 만점에 9.7점, 리뷰는 67건이 달려 있었다. 출간 9일 만에 쌓인 수치다.
| 제목 | 저자 | 출판사 | 출간일 | 쪽수 | 정가 |
|---|---|---|---|---|---|
| 태양 아래 올리브 | 김초엽 | 자이언트북스 | 2026.08.03 | 약 396쪽(알라딘 표기) | 19,800원 |
자료: 교보문고·알라딘 상품페이지 게재 정보. ISBN 9791191824582. 쪽수는 알라딘 단독 표기로, 교보문고 상품페이지에는 별도 기재가 없다. 판형은 136×197×27mm, 무게는 520g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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