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독일·일본 합친 것보다 큰 2분기 경상흑자, 얼마나 갈까

한국의 2026년 2분기 경상수지 흑자가 1,166억3,000만 달러로, 같은 분기 독일(522억8,000만 달러)과 일본(506억2,000만 달러)의 흑자를 합친 1,028억9,000만 달러보다 137억4,000만 달러 많았다. 국제통화기금(IMF) 국제수지 통계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ECOS)이 수록한 자료로, 3개국 분기 통계가 함께 있는 1996년 1분기 이후 122개 분기 가운데 한국이 앞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수록된 주요국 중에서는 중국(1,937억2,000만 달러) 다음 2위다. 다만 IMF 10월 세계경제전망 기준으로 올해 연간 흑자는 독일·일본 합계가 여전히 크고, IMF는 한국 흑자가 2031년 올해의 42.1% 수준까지 줄어든다고 본다.

독일·일본 합계를 넘었다는 건 어떤 숫자인가

2분기 한국 흑자는 1년 전 같은 분기(283억9,000만 달러)의 4.1배이고, 중국 흑자의 60.2%에 해당한다. 같은 기간 독일은 11.9%, 일본은 5.0% 늘었다. 일본 분기 통계가 1996년 1분기부터 있어 비교도 그때부터다. 이 기간 한국이 일본 단독을 넘은 분기는 10번, 독일 단독을 넘은 분기는 22번이었다.

한국과 독일·일본 합계 분기 경상수지 흑자 추이. 2026년 2분기 경상수지 흑자가 교차한다
자료: IMF 국제수지 통계(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 수록), 2026년 2분기까지. 국가별 계절조정 여부는 다를 수 있다

직전 분기만 해도 사정이 달랐다. 2026년 1분기 한국 흑자는 743억8,000만 달러로 독일·일본 합계 1,356억1,000만 달러의 54.8%에 그쳤다. 한 분기 만에 순서가 뒤집혔다.

왜 하필 2분기에 넘었나, 반도체 가격과 줄어든 비교 대상

한국 쪽에서는 반도체가 흑자를 끌었다. 양준석 가톨릭대 경제학과 교수는 이번 흑자가 “근본적으로 반도체, 그것도 물량보다 가격 덕분”이라고 짚었다. 1분기에서 2분기로 넘어오며 한국 흑자는 56.8% 늘었다.

비교 대상도 줄었다. 독일은 1분기 741억1,000만 달러에서 522억8,000만 달러로 29.5%, 일본은 615억 달러에서 506억2,000만 달러로 17.7% 감소했다. 한국 흑자가 불어나는 사이 두 나라 흑자는 줄어 격차가 한 번에 메워졌다.

흑자가 반도체 가격에 기대는 만큼 위험도 가격 쪽에 있다. 김광석 한국경제산업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미국이 마이크론을, 중국이 창신메모리(CXMT)를 중심으로 메모리를 자체 조달하고 있어 “점유율 싸움에서 밀릴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올해 연간으로도 독일·일본보다 많을까

IMF 10월 세계경제전망 기준으로는 그렇지 않다. 올해 경상수지 흑자 전망은 한국이 4,219억5,000만 달러로, 독일 2,448억 달러와 일본 1,994억1,000만 달러를 더한 4,442억 달러보다 222억6,000만 달러 적다. 한국은 지난해(1,230억5,000만 달러)보다 2,988억9,000만 달러 늘어나지만 독일·일본 합계에는 못 미친다. 2027년(독일·일본 4,304억5,000만 달러, 한국 4,089억9,000만 달러)과 2028년(4,273억5,000만 달러, 4,064억9,000만 달러)에도 마찬가지다.

분기 비교는 IMF 통계를 한국은행이 수록한 주요 36개국(10월 25일 보도 기준) 가운데 순위이고, 연간 전망은 190여 개 국가·지역을 대상으로 한 IMF 세계경제전망이다. 한국은행은 이와 별도로 10월 22일 경제상황 평가에서 올해 연간 흑자가 당초 전망한 4,500억 달러를 웃도는 수준을 이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IMF 전망(4,219억5,000만 달러)보다 높은 쪽이다.

흑자는 얼마나 이어지고, 무엇을 남기나

IMF 경로로는 올해가 정점이다. 한국 흑자는 2029년 2,956억6,000만 달러로 올해보다 29.9% 줄고, 2030년 2,403억9,000만 달러를 거쳐 2031년 1,774억9,000만 달러로 올해의 42.1%가 된다. 국내총생산(GDP) 대비로는 올해 18.8%(1980년 이후 최고, 직전 최고치는 1998년 10.1%)에서 2031년 5.8%로 내려간다. 양 교수는 AI 붐이 꺼지거나 AI용 메모리를 만드는 기업이 늘어 가격 경쟁이 심해지면 경상수지가 “크게 떨어질 것”이라고 봤다.

환율은 외국인의 대규모 주식 매도에도 원화 강세 쪽으로 움직였다. 차영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에 따르면 외국인은 9월 1일부터 10월 23일까지 약 39조9,500억 원어치 한국 주식을 순매도했는데도 달러·원 환율은 6월 30일 1,549.4원에서 10월 23일 1,324.6원으로 내렸다. 차 연구원은 향후 1년 이상은 “국내로의 자금유입(원화 강세) 효과가 외화 재유출 압력을 웃돌 것”이라며 2027년 환율을 1,250~1,420원으로 전망했다.

쌓인 외화를 어디에 써야 하는지에 대한 주문도 나왔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YTN 인터뷰에서 “반도체 이후에 한국경제를 이끌어 갈 수 있는 새로운 성장동력에 대한 투자”와 “수출 산업에 비해 상당히 취약한 내수산업” 육성에 자원을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글로벌이코노믹 사설은 환호하기보다 늘어난 외화를 “산업 구조조정과 체질 개선에 활용할 방안부터 찾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외 변수도 있다. 아시아투데이 사설은 “무역 흑자 급증은 종종 통상마찰을 초래한다”며 반도체 나 홀로 호황이 낳은 결과여서 마냥 반길 수만은 없다고 짚었다.

다음 확인 지점은 3분기다. 한국의 7~8월 경상수지 흑자는 881억9,000만 달러로, 국내 보도로 집계된 같은 기간 독일·일본 합계 808억2,000만 달러보다 73억7,000만 달러 많았다. 2026년 3분기 IMF 통계가 ECOS에 수록되면 이 우위가 분기 단위로 이어졌는지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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