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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간선거 뒤 데이터센터 규제 바람, 한국 메모리 주문까지 닿나

미국 중간선거(현지 3일)에서 데이터센터가 몰린 텍사스·오하이오·조지아 주지사 자리를 건설 유예 또는 조건부 유예를 공약한 민주당 후보들이 차지했다. 미국 언론 판정 기준이다. 분석업체 세미애널리시스는 2028년 미국에서 새로 가동될 데이터센터 용량의 30% 가까이를 텍사스가 차지할 것으로 추산했다. 한국 메모리 업계에 미칠 영향을 두고 진단은 엇갈리지만 기준으로 삼는 선은 같다. 새로 지을 데이터센터의 착공이 늦어지는 일과 이미 나간 서버·메모리 발주가 취소되는 일은 다르다는 것이다.

텍사스·오하이오·조지아, 데이터센터 유예 공약한 주지사 당선

미국 언론 집계 기준으로 민주당은 상·하원 다수당도 확보했다. 데이터센터와 직접 얽힌 공약은 주지사 선거에서 나왔다. 텍사스에서는 30여 년 만에 민주당 주지사가 나왔고, 당선인 지나 이노호사는 데이터센터 건설 모라토리엄과 대형 개발사 보조금·세제혜택 폐지를 내걸었다. 오하이오 당선인 에이미 액턴의 공약은 조건부다. 개발사가 전력 비용 전액 부담과 노조 노동·환경 기준 수용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유예하겠다는 것이다. 조지아 당선인 키샤 랜스 보텀스는 주 전역의 신규 건설을 일시 중단하겠다고 공약했다.

데이터센터 밀집 3개 주 새 주지사의 공약
주 당선인 데이터센터 공약
텍사스 지나 이노호사(민주) 데이터센터 건설 모라토리엄, 대형 개발사 보조금·세제혜택 폐지
오하이오 에이미 액턴(민주) 조건부 모라토리엄. 전력비 전액 부담·노조 노동·환경기준 수용 시 예외
조지아 키샤 랜스 보텀스(민주) 주 전역 신규 건설 일시 중단

자료: 미국 언론 보도(11월 4일 기준) 종합

규모를 가늠하게 하는 숫자도 나왔다. 블룸버그는 미국 전역에서 제안된 AI 데이터센터 증설의 절반이 더 엄격한 지역 심사와 반발에 취약해질 수 있다고 짚었다. 선거 당일 투표자 대상 출구조사에서는 응답자의 4분의 3 넘게 자기 지역의 신규 데이터센터에 반대한다고 답했다. 표본과 조사 방식은 공개되지 않았다.

기존 주문보다 미래 주문, 위험론도 완충론도 같은 선을 긋는다

위험을 먼저 짚은 쪽은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다. 4일 금융투자협회 웨비나에서 톰 오를릭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새 주지사들에게 “건설 속도에 영향을 줄 권한이 있다”고 말했다. 한국 반도체에는 “기존 주문보다는 미래 주문과 수익성”에 위험이 될 수 있다는 진단이다.

같은 자리에서 권효성 블룸버그 박사는 반대쪽 근거를 댔다. 신규 데이터센터 건설이 어려워져도 “이미 건설 중인 사업까지 영향을 받기는 쉽지 않아 기존 투자는 비교적 견조”하다는 것이다.

국내 증권가 분석도 같은 선을 따른다. 이재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규제 강화에 따른 “착공 지연과 실제 서버·메모리 발주 취소는 구분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투자가 유지되면 메모리 가격이 내릴 근거가 부족하고, 프로젝트가 연기되면 상승폭이 둔화하며, 광범위한 발주 취소가 나와야 가격 하락을 검토할 수 있다는 세 단계 시나리오도 내놓았다.

하늘을 배경으로 고압선이 이어진 송전탑 전력망 자료사진
송전탑이 늘어선 전력망. 자료사진. 출처: Pixabay

미국 쪽 시각도 비슷하다. GLJ리서치의 고든 존슨은 전력과 허가, 철골을 갖춘 사업은 계속 진행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신규 건설 지연 우려가 있다면서도 “이미 진행 중인 데이터센터 투자 스케쥴에는 큰 차질이 없을 것”이라고 했다.

오를릭은 미래 주문을, 권효성·존슨·한지영은 이미 진행 중인 사업의 견조함을 근거로 들었다. 이들이 영향을 받을 곳으로 짚은 대상은 모두 아직 착공하지 않은 사업이다.

착공이 밀리면 결국 주문도 줄 수 있다는 반론과 양당 공통의 전기요금

착공 지연이 주문과 무관하다는 말은 아니다. 현대차증권은 건설 지연이 장기적으로 한국 메모리 반도체 수요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핌코의 리비 캔트릴 공공정책 총괄은 주 전역 모라토리엄이 나오지 않더라도 AI 구축 과정에 걸림돌이 훨씬 많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지금 밀리는 착공도 시간이 지나면 결국 주문 문제로 번진다는 반론이다.

규제 발표와 실제 지연의 크기가 다르다는 추정도 있다. 세미애널리시스는 9월 분석에서 약 20GW가 지역 규제 안에 있었지만 실제 지연은 1.5GW로 추정했다. 비율로 따지면 7.5%다(본지 계산).

규제 흐름은 한쪽 정당만의 것도 아니다. 세미애널리시스가 분류한 후보 20명 중 건설 유예는 9명, 조건부 유예는 11명이었고 정당별 분포는 거의 반반이었다. 오하이오에서는 공화당 주지사 후보 비벡 라마스와미도 건설 모라토리엄과 인근 주민 전기요금의 기업 부담을 요구했다. 문남중 대신증권 연구원은 데이터센터 규제가 “양당의 초당적 지지를 얻는 흐름”이라고 봤다.

규제 방식에 따라서는 투자가 오히려 커질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KB증권은 조건부 승인 방식이 유력하다고 보면서 개발사가 자체 변전소와 발전원을 지어야 하면 “오히려 전체 투자 규모가 늘어날 수 있다”고 했다. 연방 차원에서 제한하기는 어렵다는 분석도 나온다. 유안타증권은 대통령 거부권을, 소시에테제네랄은 거부권을 무력화할 의석 확보의 어려움을 이유로 들었다.

한국 기업의 다른 시계, 2026년 말 착공 기한

한국 기업에는 주 규제와 별개로 돌아가는 시계가 하나 더 있다. 미국 반도체 설비 투자세액공제(26 U.S.C. §48D)의 공제율은 35%로, 2025년 7월 4일 개정 법률(Pub. L. 119-21)로 25%에서 올랐다. 2026년부터 가동한 적격자산에 이 율이 적용된다. 다만 2026년 12월 31일 이후 착공한 자산은 공제 대상에서 빠진다. 연말에 제도 전체가 끝나는 게 아니라 연말까지 착공하면 이후 가동하더라도 35%를 받을 수 있다는 뜻이다.

정부 산하 무역진흥기관인 코트라는 연장 기대만으로 착공을 늦추기보다 현행 기한과 적격 요건을 먼저 충족하라는 취지로 권고했다. 주 규제는 새 데이터센터의 착공 속도를 늦출 수 있고, 세액공제는 착공 시점으로 대상을 가른다. ‘착공’이라는 한 단어에 서로 다른 두 변수가 걸려 있다.

앞으로 지켜볼 일정도 두 갈래다. 세액공제의 착공 기한은 2026년 12월 31일에 닫힌다. 주 쪽에서는 새 주지사들이 취임한 뒤 내놓을 첫 조치가 있고, 조너선 피터슨 제프리스 애널리스트는 선거 결과와 무관하게 2027년 주의회 회기에서 전력망 비용을 누가 부담할지에 대한 규칙이 더 엄격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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