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저효과 빼면 2.5%”…8월 물가 3.1%로 올라선 이유

국가데이터처가 2일 발표한 「2026년 8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3.1% 올랐다. 7월 2.8%에서 0.3%포인트 높아지며 두 달 만에 다시 3%대로 올라섰다. 그런데 이두원 국가데이터처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이 상승분의 상당 부분이 지난해 8월 통신요금 감면이 사라진 데 따른 되돌림이라고 설명했다. “작년 8월 요금 감면에 의한 기저효과가 대략 0.58%포인트 정도, 이를 제거했을 때 전체 물가는 대략 2.5% 수준”이라는 게 그의 말이다.
지난해 8월 반값 고지서가 되돌아온 자리, 기여도 0.58%포인트
숫자를 밀어올린 자리는 휴대전화료다. 8월 휴대전화료는 전년 동월 대비 26.7% 올랐는데, 직전 7월 상승률은 0.1%에 그쳤다. 한 달 사이 요금이 실제로 그만큼 오른 것은 아니다. 2025년 8월 SK텔레콤이 해킹 사고 고객 보상 차원에서 가입자에게 요금을 한 달 한시로 50% 감면했고, 그 여파로 2025년 8월 휴대전화료 지수는 전년보다 21.0% 떨어졌다. 감면은 SK텔레콤 가입자에 한정해 적용됐던 조치다. 올해 8월은 그 감면이 끝난 원래 금액으로 돌아온 달이다. 지난해 8월 고지서에는 반값이 찍혔고, 올해 8월 고지서는 평소 금액으로 돌아왔을 뿐인데 통계는 그 차이를 26.7% 상승으로 기록한다.
이두원 심의관은 이 되돌림의 크기를 전체 물가 기여도 0.58%포인트로 추산했다. 8월 물가 3.1%에서 이 몫을 걷어내면 약 2.5% 수준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2.5%는 7월 2.8%보다 오히려 낮은 숫자다. 헤드라인만 보면 물가가 다시 가팔라진 것처럼 읽히지만, 통신비 되돌림을 뺀 밑그림은 그 반대 방향을 가리킨다.
소비자물가지수는 전국 판매가격을 집계한 지수이고, 정보통신 지출액은 표본 가구의 지출을 기록한 별도 조사(가계동향조사)에서 나온다. 두 통계의 대상과 단위가 달라 휴대전화료 상승률에 가구당 월평균 정보통신 지출액을 곱해 실제 인상액을 계산할 수는 없다.

공공서비스 6.5%…2001년 8월 7.2% 이후 가장 높다
이 되돌림이 통계에서 어느 크기로 잡혔는지는 공공서비스 항목에서 확인된다. 공공서비스 물가는 7월 1.4%에서 8월 6.5%로 뛰었다. 2001년 8월 7.2% 이후 25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통계 분류상 휴대전화료는 공공서비스 항목으로 묶여 있다. 공공서비스 급등의 직접 원인은 휴대전화료였다. 국제유가에 연동된 항공료 인상도 일부 가세했다.
통신 부문 자체는 16.6% 올라 1985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서비스 물가 전체는 3.7% 올랐고 전체 물가 상승률에 대한 기여도는 2.04%포인트였다. 공업제품도 3.7% 올랐는데, 이쪽은 석유류가 14.2% 올라 견인했다. 다만 석유류 상승폭은 7월 15.5%보다 오히려 낮아져 에너지 부문은 둔화 방향으로 가고 있다.
기저효과를 걷어낸 2.5%와 3년 3개월 만에 가장 높은 근원물가 3.4%
여기서 반론이 하나 나온다. 식료품과 에너지를 뺀 근원물가는 8월 3.4%로 2023년 5월 3.8% 이후 3년 3개월 만에 가장 높았다. 기저효과로 설명하기엔 근원물가마저 치솟은 게 아니냐는 물음이다. 이두원 심의관은 이 물음에 근원지수의 구조로 답했다. “근원물가는 품목 수가 전체 소비자물가보다 줄어드니까 기저효과가 더 크게 나타난다”고 말했다. 품목을 좁게 잡을수록 통신비 하나가 지수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커지고, 그만큼 기저효과도 크게 반영된다는 설명이다.
그렇다면 기저효과를 걷어낸 근원물가는 어느 수준일까. 조준우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실제 흐름을 2.6~2.7% 수준으로 짚었다. 그는 “기저효과가 사라져도 근원물가의 하방 경직성은 남아 있다”고 봤다. 근원물가 3.4%가 통신비 되돌림만으로 전부 설명되지는 않는다는 뜻이다. 실제로 개인서비스와 내구재 가격은 기저효과와 무관하게 계속 오르는 중이다. 이승훈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근원물가는 헤드라인 물가보다 경직성이 강하다”며 “외식을 제외한 개인서비스 물가가 얼마나 꺾이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기저효과가 착시를 만든 자리와, 기저효과와 별개로 남아 있는 압력이 근원물가 한 지표 안에 함께 섞여 있는 셈이다.
장바구니 쪽은 정반대 방향으로 움직였다. 농축수산물은 1년 전보다 2.6% 내렸고 정부는 이를 6년 9개월 만에 가장 큰 하락폭으로 설명했다. 신선식품지수는 6.7% 내렸고, 사과는 8.9%, 수박은 17.5% 떨어졌다. 다만 신선채소는 기준을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 방향이 갈린다. 전년 동월 대비로는 9.7% 내렸지만, 전월 대비로는 오히려 12.4% 올랐다. “물가가 다시 3%대로 올라섰다”는 문장과 장바구니 체감이 어긋나는 지점이다.

9월엔 기저효과가 사라진다…기준금리는 이미 3.00%
정부는 이날 재정경제부 주재로 물가관계부처회의를 열어 추석을 앞두고 성수품 18만 3,000톤과 예산 1,030억 원을 투입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강기룡 재정경제부 차관보는 “9월 물가 상승세는 8월보다 완화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중동 불확실성과 기후 영향 등 상방 요인이 상존하고 있다”고 말했다. 재정경제부는 석유 최고가격제 등 정책 개입이 8월 물가 상승률을 약 0.5%포인트 낮췄다고 설명했다. 추석을 앞두고 밥상에 오르는 품목은 오히려 올랐다. 쌀 6.2%, 수입쇠고기 7.4%, 달걀 5.2%, 조기 7.5%다.
한국은행도 같은 날 물가상황 점검회의를 열었다. 이지호 한국은행 부총재보는 “향후 소비자물가는 중동전쟁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여전히 높은 가운데 비용충격의 전이, 수요측 압력 확대 등으로 근원물가를 중심으로 높은 오름세를 지속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경계심을 가지고 물가상황을 점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기준금리는 이미 인상 흐름을 타고 있다. 금융통화위원회는 지난 7월 16일 기준금리를 2.75%로 올린 데 이어 8월 27일에는 3.00%로 다시 올렸다. 8월 인상은 위원 7명 중 6명 찬성으로 결정됐다.
최지욱 스테이트스트리트 마켓 상무는 9월 소비자물가와 근원물가를 각각 3.0%, 2.8%로 전망했다. 그는 “9월 근원물가가 3%를 웃돌거나 가계부채와 서울 아파트 가격이 급격히 상승하지 않는다면 10월 추가 인상 가능성은 미미하다”면서도 “물가 압력이 예상보다 강하면 11월 추가 인상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통신비 되돌림은 9월이면 통계에서 빠진다. 다음 달 숫자에서 근원물가가 3%를 웃도는지, 개인서비스 물가 흐름이 꺾이는지를 보면 이번 3.1%가 착시였는지 기조였는지가 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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