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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부세 세제개편안, 14억과 9억…1주택자는 무엇이 달라지나

재정경제부가 2026년 8월 3일 세제발전심의위원회를 열어 「2026년 세제개편안」을 확정해 발표했다. 종합부동산세 1세대 1주택자 기본공제는 지금까지 거주 여부를 따지지 않고 12억원이었는데, 개정안은 실거주 14억원과 비거주 9억원으로 갈랐다. 2027년 1월 1일 이후 납세의무가 성립하는 분부터 적용하는 정부안이며, 입법예고는 8월 4일부터 20일까지, 국회 제출은 9월 3일로 예정돼 있다.

이번 개편의 축은 몇 채를 가졌느냐가 아니라 그 집에 실제로 사는가로 옮겨갔다. 종합부동산세만이 아니라 양도소득세에서도 거주를 조건으로 한 공제가 늘었다. 다만 거주한다고 전부 유리해지는 것은 아니다. 세율 구간에 따라서는 실거주자의 부담도 함께 늘어난다.

살면 14억, 안 살면 9억…같은 1주택인데 공제가 갈렸다

1세대 1주택자의 종부세 기본공제가 이번 개편에서 가장 크게 바뀐 대목이다. 현행 제도는 실거주 여부와 무관하게 공시가격 합계 12억원까지 공제해준다. 개정안은 이 기준을 둘로 쪼갰다. 집에 실제로 거주하면 14억원, 거주하지 않으면 9억원까지만 공제한다. 실거주자는 2억원이 늘고 비거주자는 3억원이 줄어, 같은 1주택자 사이에서도 공제 격차가 5억원으로 벌어진다.

다주택자의 기본공제도 달라진다. 지금은 9억원 고정이지만, 개정안은 보유 주택 가운데 거주 주택이 차지하는 공시가격 비중에 따라 공제액이 달라지는 별도 산식을 적용한다. 재정경제부 상세본 기준으로 공제액은 4억원에서 9억원 사이에서 정해진다.

종부세 기본공제 현행 12억과 개정안 실거주 14억 비거주 9억 비교 차트
자료: 재정경제부 2026년 세제개편안 상세본. 공시가격 기준, 2027년 1월 1일 이후 납세의무 성립분부터 적용. 국회 심의에서 변경될 수 있음

한국세무사회는 개편 방향 자체는 긍정적으로 봤다. 불합리하게 운영되던 부동산 세제를 손질하고 조세지출을 정비한 점은 평가할 만하다는 설명이다. 다만 세무사회는 “실거주 1세대 1주택자의 부담까지 덩달아 높인 것”이라는 점을 문제로 짚었다. 세제 정상화를 내세우면서 정작 실거주자의 부담을 함께 올린 것은 방향과 어긋난다는 지적이다.

2028년부터 몇 채인지 안 센다…주택가액 단일세율로

그 답은 공제가 아니라 세율표에 있다. 여러 채를 가진 사람에게는 세율표 자체가 바뀐다. 지금까지 종부세율은 2주택 이하와 3주택 이상을 나눠 매겼는데, 2028년부터 이 구분이 완전히 사라지고 주택 가액 하나만 놓고 세율을 매긴다. 과세표준 구간별로 보면 다음과 같다.

과세표준 현행(2주택 이하/3주택 이상) 2027년(2주택 이하/3주택 이상) 2028년 이후(단일)
3억원 이하 0.5% 0.5% 0.5%
3억~6억원 0.7% 0.7% 0.7%
6억~12억원 1.0%/2.0% 1.3%/2.0% 1.3%
12억~25억원 1.3%/2.0% 1.5%/2.0% 2.0%
25억~50억원 1.5%/3.0% 2.0%/3.0% 3.0%
50억~94억원 2.0%/4.0% 2.7%/4.0% 4.0%
94억원 초과 2.7%/5.0% 3.5%/5.0% 5.0%

세율이 바뀌는 방향은 구간마다 다르다. 6억원 초과 12억원 이하 구간에서는 3주택 이상 보유자의 세율이 2.0%에서 1.3%로 오히려 낮아진다. 반면 12억원을 넘는 구간부터는 3주택 이상 세율이 그대로 유지되는 대신 2주택 이하 보유자의 세율이 크게 오른다. 50억원 초과 94억원 이하 구간은 2주택 이하 기준으로 2.0%에서 4.0%까지, 정확히 두 배로 뛴다.

고층 아파트 단지 외관, 종부세 세제개편안 대상 주택. 자료사진
고층 아파트 단지 외관. 자료사진 Pixabay

다주택자라고 모두 세 부담이 줄어드는 것은 아니다. 한국세정신문이 개편안을 적용해 자체 계산한 사례를 보면, 주택 3채를 합산 시가 30억원어치 보유한 경우 종부세는 314만원에서 951만원으로 3배가량 뛴다.

종부세 항목의 5년 누적 세수효과는 2조1,815억원 순증가로 집계됐다. 소득세·법인세·부가가치세를 포함한 전체 개편 패키지 세수효과 3조4,430억원의 63.4%를 차지하는 규모다. 다만 이 수치는 기본공제 조정 하나의 효과가 아니라 세율 단일화, 비거주 공제 축소, 다주택자 조정까지 합산한 값이다. 재정경제부 원문에도 항목별로 다시 쪼갠 수치는 나와 있지 않다.

10년 보유가 아니라 10년 살아야 80%…기본공제는 10배로

종부세가 보유 단계의 이야기라면 양도소득세는 파는 순간의 이야기다. 여기서도 방향은 같다. 오래 가지고 있었다는 사실보다 오래 실제로 살았다는 사실이 세금을 더 많이 깎아준다.

지금까지 하나였던 장기보유특별공제는 2028년 1월 1일 양도분부터 둘로 나뉜다. 주택과 조합원입주권에 적용하는 장기거주소득공제, 그 외 건물·토지에 적용하는 장기보유소득공제다. 이름만 바뀌는 것이 아니라 대상 자산 종류에 따라 제도 자체가 갈라진다.

1세대 1주택자(3년 이상 보유, 2년 이상 거주 기준)의 공제율은 이렇게 바뀐다.

양도 시점 거주공제 보유공제
~2027년 12월 연 4%·최대 40% 연 4%·최대 40%
2028년 연 6%·최대 60% 연 2%·최대 20%
2029년 이후 연 8%·최대 80% 폐지

2029년부터는 보유 공제가 완전히 사라지고 거주 공제만 남는다. 10년을 살았다면 연 8%씩 쌓여 최대 80%까지 공제받는다. 10년을 보유했지만 살지는 않았다면 공제는 0이다. 공제 한도액도 새로 생긴다. 인별 연간 한도와 물건별 한도가 각각 2028년 20억원에서 2029년 이후 10억원으로 낮아진다. 다주택자는 이와 별도 규정을 적용받는데, 상한이 최대 30%로 1주택자보다 훨씬 낮다.

장기 거주자에게는 별도의 기본공제 확대도 있다. 10년 이상 거주한 1세대 1주택을 양도가액 30억원 이하로 팔 때 적용하는 기본공제가 연 250만원에서 2,500만원으로 10배 늘어난다. 2027년 1월 1일 이후 양도분부터다.

정재호 목원대 부동산금융보험학과 교수는 보유세를 강화하고 거래세를 낮추는 방향 자체는 타당하다고 봤다. 다만 과거 경험을 근거로 “과거 양도세만 강화하다 보니 매매 자체가 이뤄지지 않는 부작용”이 있었다고 짚었다. 세 부담이 줄어드는 조건을 갖춘 사람이라도, 그 조건을 갖추지 못하면 얘기가 달라진다는 뜻이다.

실거주자도 고가 구간은 늘어난다…아직은 정부안

거주 요건을 채운 사람은 무조건 유리해질까. 세율표를 다시 보면 답은 아니다. 종부세 과세표준 12억원 초과 25억원 이하 구간은 2028년부터 세율이 1.3%에서 2.0%로 오르고, 25억원 초과 50억원 이하 구간은 1.5%에서 3.0%로 두 배가 된다(2주택 이하 기준). 세부담 상한도 150%에서 200%로 높아진다. 실거주 1주택자라도 집값이 고가 구간에 들면 부담이 함께 늘어난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또 다른 부작용을 짚었다. 실거주 요건을 채우지 못한 임대주택은 세 부담이 늘어나는데, 이것이 민간 임대 공급을 위축시켜 전월세 시장 불안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다. 실거주자를 보호하려는 정책이 정작 세입자에게는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공급이 부족한 서울 핵심지는 매물이 늘어도 가격 하락으로 이어지기 어렵다는 데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과 양지영 신한프리미어 패스파인더 전문위원의 관측이 겹친다. 양지영 전문위원은 과거 사례를 근거로 “세제 변화만으로는 시장 흐름을 바꾸기 어렵다”고 짚었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장은 “세 부담을 늘리는 명확한 목적과 정책적 설명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개편안은 아직 국회를 통과하지 않았다. 입법예고는 8월 4일부터 20일까지, 국회 제출은 9월 3일로 예정돼 있어 심의 과정에서 세율과 공제액이 달라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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