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코스피 215조 순매도…언제 돌아올까

외국인은 올해 1월 2일부터 11월 5일까지 코스피에서 215조4,370억 원어치를 순매도했다. 한국거래소 집계(정보데이터시스템, 보도 기준)이며 ETF·ETN·ELW는 뺀 값이다. 코스피는 6월 장중 연중 최고치 9,114.55에서 11월 5일 종가 5,383.80으로 40.93% 내렸다. 외국인이 언제 돌아오느냐는 물음에 증권가는 날짜 대신 조건으로 답하고 있다.

과거 비슷한 세 국면, 외국인 매수 전환은 통상 6개월 뒤
가장 정량적인 답은 하나증권 이경수 연구원이 4일 낸 보고서에서 나왔다. 코스피가 고점보다 25% 안팎 떨어지고, 6개월간 외국인 매도액이 시가총액의 1.5% 이상이며, 순매도가 5개월 넘게 이어지는 세 조건을 한꺼번에 채운 국면을 찾았다. 2002년·2008년·2020년 세 차례였다.
하나증권이 이 세 국면을 기준으로 계산한 외국인 순매수 전환율은 1개월 뒤 30%, 3개월 뒤 26%, 6개월 뒤 57%, 1년 뒤 94%였다. 산출 방식은 공개되지 않았다. 과거 비슷한 세 차례 국면을 기준으로 계산한 비율로, 앞으로의 전망치는 아니다.

이 연구원은 당시 외국인의 매수 전환이 통상 6개월 이후였고 코스피 반등은 3개월 이후였다고 짚었다. 다만 결론은 코스피 반등과 외국인 순매수 복귀가 “최소 3개월 이후가 될 가능성이 있다”는 정도에 그쳤다. 시점을 못 박지는 않았다.
하이일드 스프레드와 이익 전망, 금리…증권사가 꼽은 복귀 조건
이 연구원은 외국인 수급이 나아지려면 미국 하이일드 회사채 스프레드가 좁아지고 국내 기업의 이익 전망이 개선돼야 한다고 봤다. 하이일드 스프레드는 위험을 피하려는 심리의 온도계로 쓰이는 지표로, 좁아지면 위험자산에 돈을 대는 여건이 풀린다고 읽힌다. 같은 증권사의 이재만 연구원도 신용과 이익을 함께 꼽았다. 지수 반등의 첫째 조건으로 “Tech 투자등급 신용스프레드의 하락 전환”을, 둘째로 이익 추정치에 대한 신뢰 회복을 들었다. 다만 이경수 연구원은 하이일드, 이재만 연구원은 투자등급 채권을 짚었다.
이익 전망 쪽은 간단하지 않다. BNK투자증권 집계로 코스피200 가운데 3분기 실적을 낸 75개사의 영업이익은 3분기 실적과 원화 강세 속에서 삼성전자·SK하이닉스를 빼면 전분기보다 약 15조4,000억 원 줄었다.
금리 쪽은 NH투자증권 김영환 연구원이 살폈다. 그는 외국인이 앞으로 들어올 펀드 환매 요청에 대비해 주식을 팔아 현금을 미리 확보하려는 심리가 강해졌다고 봤다. 이 심리가 풀리려면 유가와 물가가 안정되고 연방준비제도의 “금리 인하 여력이 충분히 확보돼” 내년 신규 발행 채권 이자율이 지금보다 확실히 낮아질 것이라는 공감대가 있어야 한다고 했다. 그래야 “AI 자본 병목이 해소되고 수급도 개선될 수 있다”고 했다.
선물은 샀는데 현물은 더 팔았다…11월 일평균 매도 두 배
증권사들이 꼽은 조건 가운데 거래소 집계로 바로 확인되는 것은 외국인의 현물 매도 흐름이다. 신영증권 이상연 연구원은 4일 시점에 지난주 외국인의 선물 순매수 전환과 프로그램 순매수 확대가 “우호적”이라면서도, 이번 주에는 “현물 매도 압력도 완화되는지가 중요할 것”이라고 했다. 선물 매수는 헤지나 차익거래 성격이 섞여 있어 현물 복귀와 같은 말은 아니다.
실제로 10월 하순에는 완화 조짐이 있었다. 거래소 집계로 주간 순매도가 10월 12~16일 11조2,395억 원에서 19~23일 7,199억 원, 26~30일 2,703억 원으로 줄었다. 외국인이 전부 판 것도 아니다. 10월 1일 이후 순매도가 SK하이닉스 13조9,222억 원, 삼성전자 5조9,433억 원에 몰리는 동안 삼성E&A(4,209억 원)·SK(3,749억 원)·우리금융지주(3,586억 원)는 순매수 상위에 올랐다.
그러나 11월 들어 흐름이 달라졌다. 11월 2~5일 4거래일 동안 외국인의 국내 증시 일평균 순매도는 1조9,880억 원으로 10월(20거래일) 9,771억 원보다 103.5% 늘었다. 코스피만 보면 1조9,435억 원으로 10월 9,338억 원보다 108.1% 많다. 유안타증권 집계로는 5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약 3조4,000억 원, 6일에도 2조7,000억 원 넘게 순매도가 이어졌다. 이상연 연구원이 말한 현물 매도 완화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급락 원인을 둘러싼 진단은 엇갈리지만, 외국인 수급이 돌아올 조건은 위의 확인 지표들로 모인다.
데이터센터 착공·네오클라우드 실적…다음에 확인할 것들
실물 쪽 확인 지점은 유안타증권 이재원 연구원이 짚었다. 2027년 가동을 목표로 하는 주요 데이터센터 사업 상당수가 이미 착공했고 메모리 장기공급계약도 유지되고 있지만, “규제 우려가 실제 발주 취소와 실적 전망 하향으로 이어지는지 확인해야 한다”는 것이다. 신한투자증권 강진혁 연구원은 급락 전인 1일에 AI 자본 제약의 약한 고리인 네오클라우드, 곧 AI 기업 등에 연산 자원을 빌려주는 기업의 실적 발표가 이어져 아직 안심하기 어렵다고 했다. 중간선거 종료도 불확실성 해소로 작용하는 만큼 “심리 반전의 가능성을 주시해야 한다”는 말도 덧붙였다.
다섯 증권사가 가리킨 곳은 신용스프레드와 이익 전망, 금리 경로, 선거 이후의 정치 불확실성, 데이터센터 수요로 제각각이다. 순매도 금액이 줄어드는 것만으로 복귀를 판단하기도 어렵다. 지수가 내려가면 같은 주식 수를 팔아도 금액은 작아지기 때문이다.
다음 확인 지점은 11월 말 나오는 거래소의 월간 외국인 순매매 집계다. 11월 첫 주에 두 배로 커진 일평균 매도가 그 뒤에도 이어졌는지가 거기서 갈린다.
이 기사는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특정 종목의 매수·매도 권유가 아닙니다. 투자 판단의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연관 기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