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대입은 양날의 검”…OECD 슐라이허 국장의 한국 교육 진단

안드레아스 슐라이허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교육·기술국장이 11월 5일 서울에서 열린 2026 한-OECD 국제세미나에서 한국 대학입시를 두고 “대입은 양날의 검”이라고 말했다. 기조연설 뒤 입시 위주 교육을 어떻게 개선할지 묻는 질의응답에서 나온 발언이다. 대입이 한국 교육의 성공에 중요한 요소였지만 사회정서적 역량을 키우는 데는 걸림돌이 되기도 한다는 설명이다.

세미나는 교육부와 한국교육개발원이 함께 서울 웨스틴 조선 호텔에서 연 행사로, 주제는 ‘OECD 가입 30년: 한국 교육의 성과와 미래’였다. 슐라이허 국장은 대입의 좋은 면으로 공정성을 먼저 꼽았다. 대입이 “부유한 가정에서 왔든 가난한 가정에서 왔든 공정한 경쟁 환경에서 같은 기준을 통과하도록 만들었다”는 것이다. 문제로는 교육과정과의 관계를 들었다. 그는 한국에서 “대학입시와 교육과정이 경쟁할 때 항상 대학입시가 이겼다”고 했다.

해법은 교육과정이 아니라 시험에서 찾았다. “교육과정을 바꾸는 것은 별로 도움이 되지 않을 것 같다”며, 대학 입학시험을 바꿔 한국이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와 정서적 역량을 반영하는 쪽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교육이 변화에 보수적인 영역이라 부모들의 인식을 바꾸기 어렵겠지만 대입의 평가 기준은 계속 개선해야 한다고도 했다. 어떤 시험 방식으로 바꿀지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사회정서적 역량은 학업 성취와 구분해 자기조절·회복탄력성·협력 등을 묶어 부르는 교육학 용어다.

학업 성취는 높고 정서적 성과는 낮다…같은 세미나의 다른 목소리

기조연설의 진단도 같은 방향이었다. 슐라이허 국장은 한국 학생들의 학업 성취도는 매우 높지만 정서적 성과는 그렇지 못하고, 한국 청년들이 교육과 배움에 대한 주도성을 점점 덜 갖고 있다고 짚었다. 인공지능(AI)이 내놓는 답은 설득력 있게 들려도 항상 정확하지는 않다는 말도 보탰다. 이 내용은 교육부 보도자료에 담긴 기조연설 주제(고등교육 확대와 높은 학업 성취, 읽기 성취 하락, 디지털·AI 활용의 영향)와 이어진다.

토론에서는 강조점이 다른 의견들이 나왔다. 조영태 서울대 인구정책연구센터장은 인구 규모에 따라 교육 방식이 달라야 한다는 취지로 말했다. 스탠턴 월섬(Stanton Wortham) 보스턴 칼리지 교육대학 학장은 사회가 성공의 의미를 더 폭넓게 정의하고, 대학 입학과 기업 채용이 맡는 역할을 함께 살펴야 한다고 했다. 공동 주최 측인 고영선 한국교육개발원장은 시험 부담을 낮추고 전인교육과 학생의 웰빙을 강조하는 데 더해, 교사를 연구에 기반한 전문직으로 대우하는 체제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순서 발표·토론자
기조연설 안드레아스 슐라이허 OECD 교육·기술국장
주제발표 고영선 한국교육개발원장, 김문희 한국교육과정평가원장
토론(좌장 정제영 한국교육학술정보원장) 스탠턴 월섬 보스턴 칼리지 교육대학 학장, 조영태 서울대 인구정책연구센터장, 박한울 SK하이닉스 부사장, 신승기 서울교대 교수

자료: 교육부 보도자료(2026년 11월 4일)

오후 토론의 주제는 ‘대전환의 시대, 한국 교육의 새로운 30년’이었다. 토론은 가치·공간·대상·방법의 전환이라는 네 관점으로 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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