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밥상 지도|경북] 포항 물회는 국물부터 붓지 않는다

포항 물회는 채소와 양념에 버무린 회를 물이나 육수에 마는 음식이지만, 애초부터 국물 요리는 아니었다. 회를 고추장에 자작하게 비벼 먼저 먹고, 그다음 얼음물을 부어 국물처럼 마시다가 마지막엔 밥을 마는 순서로 자리 잡았다는 게 이 지역 물회의 내력으로 전해진다. 그 순서가 지금도 포항 물회를 다른 지역 물회와 갈라놓는다. 무대는 경북 동해안 최대 규모 재래시장인 죽도시장이다. 부지 14만 8,760㎡에 점포 약 1,200개가 들어차 있고, 그 가운데 횟집만 약 200개에 이른다는 것이 포항시가 밝힌 공식 관광 정보다.
포항 물회, 국물을 나중에 붓는 이유
포항 물회의 시작은 뱃일이었다고 알려진다. 1960~70년대 포항 지역 어부들이 조업 중 갓 잡은 생선을 손질해 고추장과 식초로 무쳐 먹던 것이 원형이라는 설명이 한국관광공사 대한민국구석구석에 소개돼 있다. 반찬을 따로 챙기기 어려운 뱃일의 특성상 간단히 배를 채우는 음식이었고, 조업을 마친 뒤 속을 풀어주는 해장 음식이기도 했다는 것이다.
먹는 순서에도 그 내력이 그대로 남아 있다. 강원 동해안 등 다른 지역의 물회가 처음부터 육수를 넉넉히 붓고 시작하는 것과는 대비되는 지점이다. 국물이 주인공인 음식과 회무침이 주인공이고 국물은 나중에 끼어드는 음식은 첫술의 느낌부터 다르다. 그렇다면 이 음식이 지금 모이는 곳은 어디일까.

점포 1,200개 중 횟집만 200곳, 죽도시장의 내력
이 음식이 지금 모이는 곳이 죽도시장이다. 포항시에 따르면 죽도시장은 1950년대 포항 내항의 늪지대에 노점상이 하나둘 모여들며 자연스럽게 형성됐다. 이후 1969년 10월 죽도시장번영회가 정식으로 꾸려졌고, 1971년 11월엔 포항죽도시장으로 개설허가를 받으며 지금의 틀을 갖췄다. 이런 역사를 지나며 죽도시장은 포항을 대표하는 재래시장으로 자리 잡았다.
규모도 경북 동해안에서 가장 크다. 부지면적은 약 14만 8,760㎡, 점포 수는 약 1,200개로 집계된다. 수산물 위판장 인근에는 횟집만 약 200개소가 몰려 있다. 시장 전체 점포의 6곳 중 1곳꼴로 회를 취급한다. 주차장은 12개소, 약 700여 대 규모로 마련돼 있다.

백년가게 두 곳과 죽도시장 24시간 횟집
죽도시장 안팎에서 포항 물회를 파는 곳은 200곳에 달해, 어디부터 가야 할지 막막해지기 마련이다. 공적 인증을 받은 곳부터 짚어보면 길이 조금 좁혀진다. 북구 동빈로 106에 있는 포항특미물회는 중소벤처기업부가 백년가게로 인증했고, 한국관광공사 대한민국구석구석 음식점 정보에도 등재돼 두 기관의 근거가 겹친다. 중소벤처기업부의 백년가게는 업력 30년 이상의 소상공인에게 주는 인증이다. 1991년 문을 연 것으로 소개되는 이 집은 잡어와 전복, 해삼을 섞은 특미물회와 돈지물회가 대표 메뉴다. 회를 고추장에 비벼 먹다가 살얼음을 넣어 마무리하는 방식이 포항 전통에 가깝다고 알려져 있다. 메뉴판에는 전복회·도다리회·모둠회·오징어회·막회도 함께 올라 있다.
같은 북구 해안로 217-1의 마라도회식당도 백년가게 인증을 받았다. 다만 주재료가 다르다. 대개 광어나 잡어를 쓰는 다른 물회집과 달리 이 집은 우럭을 주재료로 삼는 우럭 물회로 알려져 있다. 포항특미물회가 잡어·전복·해삼을 섞어 낸다면, 마라도회식당은 우럭 한 가지에 무게를 싣는 셈이다. 포항 물회가 한 가지 정형으로 굳어 있는 게 아니라 집집마다 재료 선택이 갈린다는 걸 보여주는 사례다. 두 백년가게가 서로 다른 주재료를 고른 것이다.
두 백년가게와 달리 죽도시장길 37의 삼형제횟집은 시장 안에서도 규모가 큰 축에 속하는 곳으로 소개되지만, 공적 인증까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삼형제가 활어회와 대게, 물회로 역할을 나눠 운영한다고 알려져 있으며, 약 200석 규모에 24시간 문을 여는 게 특징이다. 물회에는 회와 전복을 푸짐하게 넣는다는 설명이 따라붙는다. 대게볶음밥과 독도새우도 메뉴에 있어, 물회 한 그릇에 곁들일 것이 여럿이다.

포항 물회, 가기 전에 확인할 것
세 집을 놓고 보면 포항 물회는 하나의 레시피가 아니라 집집마다 조금씩 다른 조합이라는 게 드러난다. 광어·잡어를 쓰는 집이 있는가 하면 우럭을 주재료로 삼는 집도 있고, 24시간 문을 여는 집도 있다. 죽도시장 자체의 주차장은 12개소, 약 700여 대 규모로 마련돼 있어 차로 가더라도 자리를 구할 여지는 있는 편이다. 물회 외에 대게·활어회를 함께 파는 집이 많아 죽도시장 전체를 둘러보는 코스로 삼기에도 좋다. 앞서 살펴본 세 곳 모두 포항시 북구 안에 있다.
다만 영업시간과 휴무일은 자료마다 조금씩 다르게 나온다. 포항 물회를 맛보러 갈 계획이라면 방문 전 지도 서비스로 영업시간과 휴무 여부를 다시 확인하는 게 안전하다.
연관 기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