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밥상 지도|강원] 간수 대신 바닷물, 강릉 초당순두부

강원 강릉시 초당동에는 순두부를 파는 음식점이 20여 곳 모여 있다. 이곳 순두부를 다른 지역과 가르는 것은 응고제로 간수 대신 바닷물을 쓴다는 점이다.
한국관광공사는 K-로컬 미식여행 33선에서 “국내에서 해양심층수로 두부를 만드는 곳은 강릉이 유일하다”고 소개한다. 초당순두부를 강릉의 것으로 만든 것도 오래된 유래담보다는 이 응고 방식이다.

간수 대신 바닷물을 쓰는 이유는 무엇인가
두부는 보통 응고제인 간수(염화마그네슘)를 넣어 콩물을 굳힌다. 초당동 순두부는 이 자리에 바닷물을 쓴다. 관광공사는 이 방식이 국내에서 강릉에만 남아 있다고 설명한다. 수심 200m 이상에서 끌어올린 해양심층수에는 마그네슘과 칼슘이 풍부해, 별도 응고제 없이도 콩물을 굳힐 수 있다. 다른 관광공사 자료는 같은 특징을 “바닷물”, “청정 해수”로도 표현한다. 이 방식으로 만든 두부는 일반 두부보다 수분 함량이 높아 조직이 부드럽고 결착성이 높다고 알려져 있다. 왜 하필 강릉에서 이 방식이 남았는지를 두고는, 조선 중기 문인 허엽(1517~1580, 호 ‘초당’)이 삼척부사로 있으면서 집 앞 샘물로 콩물을 만들고 바닷물로 간을 맞춰 두부를 만들게 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두부 맛이 좋아 자신의 호 ‘초당’을 마을 이름에 붙였다는 것이다. 다만 이 이야기를 뒷받침하는 문헌 고증은 확인되지 않았다. 초당동이라는 동네 이름 자체가 이 설에서 나왔다는 점을 감안하면, 정작 마을 이름의 근거보다 두부를 굳히는 방식 쪽이 더 분명하게 확인되는 사실이다. 바닷물로 두부를 굳히는 방식 자체는 더 오래된 기록도 있다.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은 1451년 문종실록에 이미 두부를 만들 때 바닷물이나 소금물을 간수로 쓴다는 기록이 있다고 소개한다. 다만 이 기록이 초당두부와 직접 연결된다는 근거는 없으며, 바닷물 두부 제조법 자체의 역사가 오래됐다는 참고 사실로 남아 있다.

초당순두부는 어떤 음식인가
초당동 순두부는 응고제를 적게 쓰는 만큼 일반 두부보다 훨씬 무르고 몽글몽글한 상태로 나온다. 그대로 양념장을 올려 먹는 순두부백반이 기본이고, 여기에 조개나 김치를 더한 얼큰한 순두부찌개, 짬뽕 국물을 낸 짬뽕순두부 등으로 변주가 이뤄진다. 간이 세지 않은 순한 맛이 특징으로 꼽히며, 밑반찬 가짓수로 상을 채우는 것이 이 지역 백반 상차림의 공통점이다.
지금 초당동에는 무엇이 있나
초당동에 순두부 음식점이 모이기 시작한 건 1979년 무렵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3~4대째 두부를 만들어 온 이들이 초당동 솔밭 주변에 음식점을 열면서 지금의 초당두부마을이 형성됐고, 1983년에는 현대화된 두부공장도 들어서면서 마을 안에서 생산과 판매가 함께 이뤄지는 구조가 자리 잡았다. 지금 이 일대에는 순두부를 내는 음식점이 20여 곳 가까이 모여 있어, 한 골목 안에서 집집마다 다른 조리법을 비교해 볼 수 있다.

어디서 먹고 무엇을 함께 볼까
한국관광공사는 초당순두부 권역에서 네 곳을 K-로컬 미식여행 33선으로 소개하는데, 그 근거는 업체마다 다르다. 네 곳 모두 초당순두부길과 그 주변 골목에 있다. 초당할머니순두부는 관광공사가 이 큐레이션에서 직접 고른 순두부 전문점이다. 강릉짬뽕순두부 동화가든 본점도 같은 큐레이션에 포함됐는데, 관광공사는 이 집을 “초당두부마을에서 짬뽕순두부를 가장 먼저 판매하기 시작한 식당”으로 소개한다. 원조초당순두부는 결이 다르다. 이 집 주인은 1996년 7월 “전통문화보존 명인장”을 받았고, 관광공사는 이 수상 이력을 근거로 이 집을 소개한다. 다만 이 명인장을 어느 기관이 수여했는지는 관광공사 소개 자료에 구체적으로 나와 있지 않다. 강원옥 찹쌀떡은 순두부 자체가 아니라 순두부로 만든 찹쌀떡을 파는 집으로, 2023년 강릉시 관광기념품 공모전에서 대상을 받았다.
가격은 초당할머니순두부가 순두부백반 1만1000원, 얼큰째복순두부 1만2000원이고, 동화가든 본점은 원조짬순 1만3000원, 안송자청국장 1만2000원이다(관광공사 정보 기준, 2026년 8월 16일 조회). 원조초당순두부는 가격 정보가 따로 공개돼 있지 않다. 강원옥 찹쌀떡은 초당순두부찹쌀떡 1개에 1400원이다. 이 거리에는 순두부로 만든 디저트를 내는 곳도 있다. 순두부젤라또 1호점은 같은 큐레이션에 포함된 곳으로, 순두부로 만든 젤라또를 4개 지점에서 팔고 있고 가격은 1개 4000원이다. 순두부 식당에서 대기하는 동안 들르기 좋은 위치에 있다. 이 정보는 관광공사 데이터베이스를 근거로 한 것이어서, 직접 찾아가기 전에 영업시간과 가격을 한 번 더 확인해 두는 편이 안전하다.
순두부를 먹고 나서 들를 곳도 가깝다. 초당동에는 허균·허난설헌 기념공원이 있다. 허난설헌의 생가터와 기념관, 전통차 체험관으로 이뤄져 있는데, 초당두부 유래담의 주인공인 허엽이 허균·허난설헌 남매의 아버지라는 점에서 이야기가 이어진다. 여기서 호수광장에서 시작하는 경포호 둘레길을 따라가면 3·1운동 기념공원과 경포대, 홍장암을 거쳐 경포해수욕장까지 이어진다. 경포호 일대는 1981년 강원도립공원으로 지정됐고, 경포해수욕장의 백사장 길이는 6km에 이른다. 순두부 한 끼와 바다·호수 산책을 함께 묶을 수 있는 동선이다.
연관 기사



